[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애플에 이어 구글도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 이용자 정보와 활동 추적을 제한한다.
16일(현지시간) 구글은 개인 데이터를 포함한 광고ID 외부 유출을 막는 사용자 개인정보보호 정책을 발표했다. 소비자 개인정보와 행동 양상 추적을 어렵게 한 ‘프라이버스 샌드박스’ 안드로이드용 베타버전을 연내 출시한다. 2년 내 정책을 완전 적용하겠다는 방침이다.
사용자 모바일 앱 활동 기록을 담고 있는 광고ID는 알파벳과 숫자로 구성돼 단말에 고유하게 부여된 값이다. 이를 통해 메타(페이스북)를 비롯해 디지털광고를 수행하는 곳은 이용자 온라인 활동을 추적해 맞춤형 광고를 보여줄 수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반려동물 용품을 자주 구매하는 이용자가 인스타그램 등에 접속했을 때 관련 상품을 광고로 볼 수 있는 것도 이같은 이유다.
구글은 광고ID 대신 이용자 관심사를 350개 주제로 분류하고, 이를 3주간 보관할 수 있는 방식으로 대체하기로 했다. 이는 올해 하반기 베타 테스트 버전으로 공개된다.
앞서, 구글은 지난해 크롬 웹 브라우저에서 제3자 추적 관련 쿠키 수집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겠다고 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디지털광고 시장은 격변기에 놓일 전망이다. 지금까지 통용됐던 수익모델이 더 이상 통하지 않게 됐다.
지난해 애플은 사용자가 동의할 경우에만 데이터 수집을 허용하도록 방침을 변경하면서 타깃 광고가 어려워졌다.
실제 메타(페이스북)는 최근 실적 발표를 통해 애플 개인정보보호 정책이 바뀌면서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 매출이 100억달러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메타는 전체 매출액 95%를 광고에 의존하고 있는 만큼, 타격은 더욱 크다.
다만, 2년간의 유예기간이 있는 만큼 메타는 새로운 사용자 맞춤형 광고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을 벌었다. 이에 메타 측은 구글이 장기적 협력을 통해 개인정보보호 맞춤형 광고에 접근하고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조치로 구글이 디지털광고 시장에서 더욱 지배적인 역할을 맡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구글은 글로벌 디지털 광고시장 30%를 차지하고 있다. 안드로이드‧애플 양강 운영체제(OS) 속에서, 개인의 앱 이용 현황에 접근할 수 있는 방식은 더욱 한정적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에 구글과 애플 의존도가 높아질 수 밖에 없다는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