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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현장 활용도 낮은 5G…서비스도 기지국도 더딘 걸음


[디지털데일리 권하영 기자]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5G가 정작 산업 현장에선 외면받고 있다. 기업의 5G 활용도는 2년간 1%대를 벗어나지 못하는 실정이다.

통신사 입장에선 기업간거래(B2B) 사업모델이 충분치 않아 투자요인이 적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음 5G’(5G 특화망) 등 정부의 정책 협조가 필요하단 목소리도 적지 않다.

5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가 발표한 ‘2021년도 정보화 통계집’에 따르면, 2020년 기준 10인 이상 민간 부문 기업체 20만3000여곳 중 ‘5G 기술과 서비스를 인지하고 활용’ 중인 기업은 1.9%에 불과했다. 전년보다 0.8%p 겨우 늘어난 수치다.

특히, ‘5G 기술과 서비스를 알고 있지만 활용 계획이 없다’는 기업들은 69%에 달했다. 이는 2019년(62.2%)보다 6.8%p 늘어난 것으로, 거꾸로 말해 상용화 당시보다 5G 활용에 대한 인식과 기대감이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해석된다.

올해 들어 5G 상용화 4년차를 맞았지만 서비스 부재는 여전하다는 점이 배경으로 꼽힌다. 자율주행차·가상현실(VR)·증강현실(AR) 기술 등 산업현장에서 활용될 수 있는 핵심 서비스는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다. 통신사들은 5G 기술 도입과 함께 기대하던 B2B 사업 발굴은커녕 고객서비스(B2C)에서도 품질 논란을 안고 있는 형편이다.

28㎓ 대역 중심의 기지국 구축도 과제다. 그동안 통신3사가 고객서비스를 위한 전국망 대역으로 투자해온 3.5㎓ 대역의 경우 기존 LTE보다 2배 빠른 수준이었다. 28㎓ 대역은 이에 더해 LTE 대비 20배 빠른 속도 그리고 대용량 데이터 전송과 초저지연성에 있어서도 강점이 있어, 산업 활용성이 훨씬 좋다.

통신사들은 그러나 28㎓ 기지국 구축에 난항을 빚고 있다. 지난해 11월말까지 통신3사의 28㎓ 기지국 의무구축 이행률은 0.7%에 그치고 있다. 업계에선 부진한 구축 원인으로 사업모델 부재를 꼽는다. 그나마 스마트팩토리·물류 등에서 활용 가능한 B2B 서비스로 소기 성과를 거두고 있지만, 투자 수준에 비해선 미미한 규모다.

다른 기술적 한계도 있다. 스마트팩토리나 스마트병원 등에서 필요한 초저지연 성능과 네트워크 슬라이싱 등을 위해서는 5G 비단독모드(NSA) 대비 단독모드(SA)가 유리한 면이 있다. 하지만 통신3사 가운데 SA를 상용화 한 곳은 KT가 유일하다. 경쟁사들은 일부 B2B 사업장에서 SA를 적용하기도 하지만, 활용은 제한적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LTE와 달리 5G는 기술이 먼저 만들어지고 서비스는 나중에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실제 산업 현장에 적용되기까지 시간이 더 오래 걸리는 것이 사실”이라며 “앞으로 28㎓ 대역과 SA에 대한 투자가 누적되고, 활용사례들이 쌓이게 되면,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봤다.

기업체의 5G 활용률을 높일 방안으로는 이음 5G가 지목된다. 이음5G는 통신사가 아닌 사업자가 특정 공간에 직접 5G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는 특화망 서비스로, 산업 용도로 주요 사용된다. 1호 기업인 네이버는 이음 5G를 최초로 도입한 ‘5G 브레인리스 로봇’을 선보이면서 다양한 B2B 사업에서 활용하겠다는 구상을 내놓았다.

하지만 아직은 이음 5G 활용사례가 한정적인 만큼, 다른 기업들이 선뜻 뛰어들지는 못하는 모습이다. 상당수 프로젝트들은 기존 LTE 통신망으로 충분히 구현 가능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시기상조라는 지적이 나온다. 중소기업의 경우 정부의 정책 지원 없이는 이음 5G를 도입하기조차 어려운 문제도 지목된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이음 5G가 확산되면 장비와 부품은 물론 서비스 등 전후방 산업 생태계가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아직은 초기 단계지만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기업과 기관들의 수요도 상당수 확인되는 만큼 레퍼런스가 될 수 있도록 적용 사례들을 많이 구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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