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의 급성장으로 레거시 미디어의 생존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디어 정책을 놓고 각 부처 간 업무와 권한이 중복되면서 갈등도 초래됐다. 때문에 규제 적용의 일관성도 부재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하지만 기존의 낡은 방송법으로 급변하는 미디어 시장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다. 차기 정부에선 이처럼 산재된 미디어 이슈를 통합 대응할 컨트롤 타워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디지털데일리>는 총 3회에 걸쳐 최근 미디어업계에서 제기되는 다양한 문제점을 짚어보고 나아갈 방향에 대해 살펴본다. <편집자 주>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현재 국내 미디어 정책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와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 등 3개 부처로 산재돼 있다. 방통위는 지상파와 종편, 과기부는 유료방송으로 영역을 나눠 관장하고 있고, 문체부는 외주 제작이나 독립 제작 등 콘텐츠 산업 지원 역할을 하고 있다.
이처럼 3개 부처가 미디어 산업을 동시에 관할하면서 정책 혼선을 빚고 있다. 일관된 정책 방향을 수립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각 플랫폼 별 규제 체계도 각자 달라 사업자 혼란이 가중됐다.
◆파편화된 미디어 부처 하나로 통합해야
이에 따라 최근 많은 미디어업계 전문가들은 차기 정부에선 이처럼 분산돼 있는 미디어 정책을 통합 대응할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지난달 26일 열린 ‘미디어콘텐츠 사업의 대도약을 위한 정책 세미나’에서 임정수 서울여대 교수는 “과기부, 방통위, 문체부 등 부처 간 입장 차이와 정책 중복을 해결하고, 일관성 있고 변화에 신속 대응하는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 대안으로 현재 파편화된 미디어 유관 정부 부처를 하나로 통합해야 한다는 의견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지난 1월 25일 공공미디어연구소가 개최한 ‘차기 정부의 미디어 정책과제’ 정책 세미나에사 김동준 공공미디어연구소 소장은 “미디어 정책을 일관성 있고 집중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유관부처를 ‘디지털미디어커뮤니케이션부’로 통합해 적극적인 미디어산업 진흥과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제언했다.
앞서 지난해 말 한국방송학회가 주최한 ‘정부 전환기의 미디어 거버넌스 정립 방안 모색’ 세미나에선 유홍식 중앙대학교 커뮤니케이션 학부 교수가 “방통위, 과기정통부, 문체부로 분산되어 있는 방송통신 소관 업무를 통합해 새로운 정부부처 ‘미디어정보통신부’(가칭)를 신설하고 방통위는 공영미디어위원회(가칭)로 전환할 것”을 주장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현 방통위·과기정통부의 정보통신방송 부문, 문체부의 순수예술·문화·체육·관광 부문을 제외한 미디어·콘텐츠 부문을 통합하는 형태의 ‘미디어정보통신위원회’ 신설과 정보통신부와 방송위원회를 통합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던 2008년 제1기 방통위 형태로 복원하는 방안 등이 제시됐다.
미디어 제도의 통합적인 개편 필요성도 제기된다. 장대호 방통위 방송정책기획과장은 “그동안 미디어 거버넌스 논의에 있어 그때그때 상황에 필요한 제도를 도입하다 보니 새로운 서비스가 등장할 때마다 부처간 갈등이 생기게 됐다”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통합적이고 보편적인 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차기 대선후보들도 “통합 미디어 거버넌스 필요”
이같은 지적에 따라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등 대선 유력 후보 진영에서도 통합 미디어 거버넌스와 법·제도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다. 정당 상관없이 차기 정부에선 미디어 기능을 통합하는 거버넌스 개편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8일 미디어 정책 공약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정책본부는 기존 방통위의 통신 정책 영역을 과기정통부로 이관하는 한편 방통위는 방송 허가·재허가 또는 승인·재승인 사업자를 묶어서 관장하는 ‘공공방송영상위원회’(가칭)으로 개편하고 ‘미디어부’ 신설을 통한 통합 미디어법 마련 등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안정상 더불어민주당 수석전문위원은 지난해 열린 한 세미나에서 “미디어 방송 정책을 이렇게 쪼개놓은 곳이 우리나라밖에 없을 것”이라고 비판하며 “3개 부처로 분산되어 있는 미디어 정책을 통합하는 미디어부(미디어커뮤니케이션부)를 신설하고, 그리고 과학기술과 정보통신 정책을 담당하는 현 과기정통부는 디지털경제 혁신을 선도하도록 유지·보완하는 것이 맞다”고 말한 바 있다.
또한 그는 “일부 언론학자들 사이에서 미디어분야와 현 과기정통부의 정보통신분야 전체 또는 일부를 묶어 ‘디지털미디어혁신부’ 등을 주장하나, 이는 디지털경제의 기반기술인 정보통신기술의 역할과 기능에 대한 현재적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판단 오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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