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주파수 추가할당을 놓고 통신3사의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국민편익을 위해 추가할당이 필요하다는 LG유플러스와 오직 LG유플러스만을 위한 할당이라는 경쟁사들의 불만이 팽팽하게 맞선다. 이번 주파수 추가할당의 당위성과 국산-외산 통신장비의 성능 차이, 주파수집성기술(CA) 구현 여부 등과 관련, 통신사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는 상황에서 <디지털데일리>는 각계 전문가의 의견을 모아 사실 관계를 파악해 본다 <편집자 주>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주파수 받아도 계륵(鷄肋)”
최근 정부의 주파수 20㎒폭 추가할당과 관련해 논란이 되고 있는 것 중 하나는 주파수집성기술(CA) 기술을 통해 SK텔레콤과 KT도 실제 해당 주파수의 사용이 가능한지 여부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CA 기술을 구현하기 위한 장비와 단말 개발에 시간이 걸리는 만큼 당장 사용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현재의 5G 기지국 장비는 100㎒ 폭 단위로 지원된다. 80㎒ 폭을 사용 중인 LG유플러스의 경우, 이번에 추가 할당되는 20㎒ 폭이 이용 중인 주파수와 인접해 있어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만으로 이를 즉시 사용할 수 있다.
반면 해당 폭과 현재 사용 중인 주파수와 떨어져 있는 KT와 SK텔레콤은 주파수를 묶어 사용하는 주파수 집성기술(Carrier Aggregation)를 이용해야 한다. CA를 지원하는 기지국 장비 구축과 스마트폰이 필요한 만큼, 주파수를 할당받더라도 LG유플러스와 달리 바로 사용할 수 없다.
우선 20㎒ 폭에 최소 3~6만국의 기지국(무선국) 설치 및 망 최적화 작업이 필요한 것을 감안해야 한다. 기지국 설치에만 약 7500억원~1조5000억원이 투입된다. LG유플러스가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통해 해당 주파수를 바로 쓰는 것과 달리 시간과 비용을 투입해야 하는 것을 감안하면 투자대비효율(ROI) 측면에서 나머지 2개사는 굳이 20㎒를 할당받아야 할 이유가 없다는 지적이다.
심지어 CA 지원 단말(스마트폰)은 아직 출시되지도 않았다. 내달 출시 예정인 삼성전자의 플래그십 모델 갤럭시S22의 경우, CA를 지원하는 모뎀과 RF칩을 탑재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를 연동해 구동시키는 소프트웨어(SW) 개발이 필요하다.
즉, CA 기능을 탑재한 모뎀칩과 주파수 2개 대역을 동시에 구동할 수 있는 RF칩(안테나)이 있어도 이 둘을 함께 구동시키는 SW 개발이 추가로 필요한 셈이다. 문제는 주파수를 할당받을지 안 받을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SW 개발 계획을 세우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더군다나 고객이 해당 스마트폰을 구매하지 않으면 CA 서비스를 사용할 수 없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만약 갤럭시S22에서 CA 기능 구현을 위한 SW를 개발한다고 하더라도 SK텔레콤, KT의 약 1500만 고객은 신형 스마트폰을 교체하지 않는 이상 CA의 혜택을 누릴 수 없어 오히려 LG유플러스 고객과의 역차별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결국 CA 기능이 이론적으로는 문제가 없더라도 이를 구현하는 것은 시장 수요에 달려있다는 것이 관련 업계의 설명이다.
한 통신장비업계 관계자는 “현재 전세계적으로도 20㎒ 폭을 CA하는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에 에코시스템이 구축돼 있지 않을 수 있다”며 “하지만 수요가 충분하다면 향후 이를 지원하는 단말이나 장비가 공급될 것이고, 통신사 역시 관련 대역이 꼭 필요하다고 판단이 서면 적극적으로 기술 개발과 장비 투자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관련업계는 CA 기술보다는 LG유플러스와 KT·SKT가 구축한 외산과 국산장비의 성능 차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패시브 형태를 장비를 사용하던 LTE에서 5G 시대로 전환되면서 액티브 장비에 따른 제조사 성능 차이가 크게 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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