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임재현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아랍에미레이트연합(UAE), 사우드아라비아, 이집트 중동 및 아프리카 3국 순방 일정이 다양한 가능성을 확인하며 성공적으로 모두 마무리됐다.
문재인 대통령과 영부인 김정숙 여사는 22일 오전, 6박8일간의 순방 일정을 모두 마치고 서울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이번 순방은 사실상 문 대통령의 임기중 마지막 해외 순방이었다는 점에서 주목됐다.
대선 이슈에 가려서 관련 소식들이 국내에 전달되지는 않았지만, 이번 중동 주요 3개국 순방에서는 ‘중동(中東) 시장의 재발견’이라고 평가될 만큼 다양한 분야에서 국가간 협력이 진행됐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줄만하다.
지난 수십년간 국가 원수를 포함한 국빈급 인사의 중동 방문은 주로 원유 및 에너지 라인의 안전한 확보, 중동 건설 및 플랜트 사업에서 국내 기업들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차원이었다. 여기에 이명박 대통령 이후부터는 원자력 건설 분야 협력에 대한 중요성이 더해졌다.
하지만 이번 순방에서는 기존에 중시됐던 이유들 외에도 수소 및 탄소중립, 친환경에너지, 방산, 원격 의료 등 디지털헬스, 우주분야, 공공 물류 및 첨단 교통시스템, 사막 농업 및 해수 담수화 협력 등 ICT 기반의 사회 인프라 등 다양한 분야에 걸친 협력이 많았다.
이는 한류를 비롯해 전통적인 ICT 강국으로서의 지위, 또 코로나19의 성공적인 대응 등 국제적으로 높게 평가받는 한국의 국가적 위상이 긍정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평가다.
실제로 지난 18일(현지시간) 이번 두 번째 방문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리야드 킹칼리드 국제공항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직접 문 대통령을 영접하고 성대한 환영식을 준비한 장면은 상징적이다. 현지에서도 이같은 환대는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앞서 첫 방문지인 UAE에서, 4조원 규모가 넘는 한국형 탄도탄 요격미사일 체계 ‘천궁-Ⅱ’의 수출 계약이 이뤄졌다. 지난해 11월 UAE 군사 당국이 ‘천궁’ 미사일 체계의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공식화한지 3개월여만에 정식 계약으로 이어진 것으로 관련 회사들인 LIG넥스원, 한화시스템, 한화디펜스 등 국내 업체들에게 UAE는 중요한 해외 레퍼런스로 자리매김했다.
이번 문 대통령이 순방한 3국은 전통적으로 군사력 분야에서도 강력한 힘을 가진 중동의 맹주들이다. 그만큼 중동 지역에 우리가 방산 수출의 물꼬를 마련할 수 있었다는 점은 기대를 갖게 한다. 현재 국내 관련 업체들은 사우디와는 장갑차 및 이집트와는 K-9 자주포 협상을 벌이고 있다.
또한 이들 국가들과 원전 및 차세대 친환경 에너지 사업에 대한 협력 얘기가 심도있게 오간것도 국내 관련업계의 기대를 높이는 대목이다. 특히 우리 기술로 지어진 UAE의 바라카 원전에 대해 UAE 뿐만 아니라 중동 지역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음을 재확인했다.
특히 우리 기업들이 사우디 원전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고 관련 부처가 측면 지원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문 대통령은 이번 사우디를 방문한 자리에서 “(한국은) 원전 산업의 최적의 파트너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또한 사우디의 초대형 스마트시티 건설사업인 ‘네옴시티’에 한국 기업들이 더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요청했다. 빈 살만 왕세자는 ”2060년 탄소중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한국이 선진 기술과 노하우를 공유해 달라“고 말했다.
디지털 헬스 분야에서는 국내 토종 인공지능(AI) 주치의인 ‘닥터앤서’ 수출 구매의향서 계약이 이뤄져 주목을 끌었다.
한편 경제협력 분야의 확대, 자유무역협정(FTA) 등 무역 분야에서의 새로운 협력 방안도 진행됐다. 아프리카 국가와는 처음으로 이집트와 FTA 체결을 위한 협의를 본격화했고, 앞서 사우디 방문 기간 중 나예프 알 하즈라프 걸프협력회의(GCC) 사무총장을 만나 지난 2010년 중단된 바 있는 ‘한-GCC FTA’ 협상 재개를 선언한 것도 매우 의미있는 성과로 받아들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