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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블록체인] NFT 시장에 찾아온 ‘룩스레어’ 트렌드, 가까워진 웹 3.0 시대


[디지털데일리 박현영기자] 한 주간 블록체인‧가상자산 업계 소식을 소개하는 ‘주간 블록체인’입니다.

이번주에도 국내외에서 다양한 소식이 있었습니다. 국내에서는 블록체인 기반 게임의 선두주자인 위메이드가 가상자산 위믹스(WEMIX)를 공시 없이 매도한 것을 두고 논란이 있었는데요. 가상자산 시장에는 아직 공시 제도가 없는 만큼, 프로젝트와 투자자 간 충돌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습니다.

해외에서는 터키에서 비트코인(BTC)을 비롯한 가상자산이 급부상했습니다. 터키 통화인 리라화가 급격한 변동성을 보이자 터키 국민이 가상자산을 모으는 데 주력하고 있는 것이죠. 법정화폐의 가치가 하락하는 사례가 나올수록, 가상자산의 가치는 다시 조명받는 추세입니다.

해외 소식에 있어선 ‘여전한 핫이슈’ 대체불가능한 토큰(Non-Fungible Token, 이하 NFT) 이야기를 뺄 수 없죠. 최근 NFT 시장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자체 토큰을 발행하는 NFT 플랫폼들이 생겨난 것입니다.

토큰 발행의 주된 목적은 플랫폼 사용자들에게 수익을 배분하기 위함인데요. 예전에는 자금 모집을 위해 토큰을 발행하는 가상자산공개(ICO) 프로젝트들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사용자들에게 수익을 배분하겠다는 목표로 토큰을 발행하는 프로젝트들이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NFT 시장이 커지면서 NFT 플랫폼들도 수백, 수천 개로 늘어나고 있는데요. 이번주 <주간 블록체인>에서는 NFT 플랫폼들 사이에서 자리 잡은 새로운 트렌드에 대해 다뤄보겠습니다.

◆강력한 경쟁자 ‘룩스레어’의 등장…NFT 플랫폼 트렌드 주도

NFT 시장에서는 예전부터 유행하는 ‘밈(Meme)’이 있습니다. ‘룩스 레어(Looks Rare)’라는 말인데요. 상대방의 NFT가 희소해(Rare) 보인다는, 즉 비싸 보인다는 뜻으로 긍정적인 의미입니다.

이 밈을 이름으로 내세운 NFT 거래 플랫폼이 최근 등장했습니다. 지난 11일(현지시간) 출범한 NFT 거래 플랫폼 ‘룩스레어’는 첫날부터 1억 1000만달러(한화 약 1300억원)의 거래액을 기록하며 관심을 끌었습니다. 같은 날 세계 최대 NFT 거래 플랫폼인 ‘오픈씨’의 거래액은 1억 7000만달러로, 크게 차이 나지 않았습니다.

룩스레어 홈페이지 화면.
룩스레어 홈페이지 화면.
룩스레어가 인기를 끈 가장 큰 요인은 에어드랍입니다. 룩스레어는 지난해 6월 16일부터 12월 16일까지 오픈씨에서 최소 3이더리움(ETH) 이상을 거래한 사용자에게 자체 토큰인 ‘LOOKS’ 토큰을 에어드랍했습니다.

언뜻 보면 경쟁사의 사용자들에게 NFT를 에어드랍한 것이므로 이상해 보이지만, 사실 룩스레어는 오픈씨의 대항마로 올라서기 위해 이런 시도를 했습니다. NFT를 활발히 거래하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오픈씨를 이용할텐데요. 오픈씨를 많이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토큰으로 혜택을 주고, 그 혜택을 더 받고 싶으면 플랫폼을 룩스레어로 옮기라는 뜻을 강하게 전달한 것이죠.

Zodd와 Guts라는 익명의 개발자들이 만든 룩스레어는 ‘By NFT people, For NFT people(NFT 거래자들에 의한, NFT 거래자들을 위한)’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NFT 시장을 키우는 건 거래자들인데, 수익의 대부분은 NFT 거래 플랫폼이 가져가는 현상을 바꾸겠다는 것입니다.

룩스레어 팀은 블로그를 통해 “커뮤니티에 보상을 주는 것 대신 IPO(기업공개)만 추구하는 것에 지쳤다”고 밝혔는데요. 오픈씨 팀을 대상으로 한 말입니다. 오픈씨는 플랫폼 사용자들에게 수익을 배분하는 대신 IPO를 추진한다는 입장이기 때문이죠.

이에 룩스레어는 “오픈씨가 안 하면 우리가 하겠다”는 목표로 등장했습니다. 이 같은 목표를 위한 첫 단추로 오픈씨 사용자들에게 에어드랍을 실시한 것이고요. 플랫폼에서 NFT 거래로 발생하는 수수료도 LOOKS 토큰을 스테이킹(예치)하는 사용자들에게 100% 환원한다고 합니다. 수수료율 자체도 오픈씨보다 더 낮습니다.

또한 룩스웨어에서 NFT를 거래하는 사용자들에게 보상으로 주기 위해 배분해둔 LOOKS 토큰도 있습니다. 특정 NFT 컬렉션을 거래하면, 거래 금액에 비례해 LOOKS 토큰을 배분받는 구조입니다. 플랫폼 수익을 최대한 사용자들에게 배분하겠다는 뜻을 알 수 있는 대목인데요.

다만 이 점이 ‘워시트레이드(거래하는 척하는 불법거래)’를 발생시키기도 합니다. 현재 룩스웨어의 거래액 중 상당 규모는 워시트레이드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LOOKS 토큰을 배분받기 위해 가짜 거래를 하는 것이죠. 물론 워시트레이드 규모는 추후 플랫폼이 안정되고, 보상으로 지급되는 LOOKS 토큰의 규모가 감소하면 함께 줄어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오픈다오·인피니티도 비슷한 시도…오픈씨 사용자 대상 에어드랍

사실 오픈씨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토큰 에어드랍을 한 건 룩스레어가 처음이 아닙니다. 이전에도 오픈다오(OpenDAO) 같은 프로젝트가 있었습니다.

오픈씨가 플랫폼 수익을 사용자들에게 배분하지 않다 보니 이에 대한 사용자들의 불만이 늘 존재했고, 이를 해결하려는 프로젝트들이 하나 둘 나왔던 것입니다.

오픈다오는 지난달 오픈씨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자체 토큰인 SOS 토큰을 에어드랍했습니다. SOS 토큰은 뚜렷한 유틸리티(사용처)가 없었음에도 불구, 빠르게 25억달러 규모 시가총액을 기록했죠.

하지만 적절한 유틸리티가 마련되기 전 에어드랍부터 해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코인데스크도 “오픈다오의 SOS 토큰이 뚜렷하지 않은 목표와 보안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시가총액 25억달러를 기록했다”는 제목으로 이 같은 소식을 보도했습니다.

이외에도 NFT 거래 플랫폼인 인피니티(Infinity) 역시 오픈씨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자체 토큰을 에어드랍했습니다. 그러나 시장에서 크게 두각을 나타내지는 못했습니다. 룩스레어의 경우 인피니티보다 토큰이코노미를 강화했을뿐더러 거래 UI(유저인터페이스) 면에서도 편리한 기능을 제공함으로써 오픈씨의 경쟁자로 올라서고 있습니다.

◆웹 3.0 정신 기반…이런 시도 더 늘어날 듯

룩스레어도 오픈다오도 넘어야 할 산이 많지만, 이 같은 사례에서 알 수 있는 게 있습니다. 블록체인 업계에선 ‘수익을 사용자에게 배분해야 한다’는 인식이 보편화됐다는 것이죠.

시작은 탈중앙화금융(De-fi, 디파이) 시장이었고, 현재는 이런 흐름이 NFT 시장으로도 번진 모습입니다. 디파이 시장에선 탈중앙화 거래소(DEX) 스시스왑이 1위 DEX인 유니스왑의 대항마를 표방하면서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났는데요. DEX들은 일제히 거버넌스토큰을 발행해 사용자들에게 지급하기 시작했죠. 이후 NFT 시장이 커지면서 현재는 오픈씨를 잡으려는 후발주자들이 이런 모델을 채택하는 모습입니다.

사실 전통 업계에선 플랫폼의 수익은 온전히 플랫폼에게 귀속되죠. 우리는 평소에도 배달 플랫폼, 콘텐츠 플랫폼부터 각종 예약 플랫폼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플랫폼을 쓰고 있지만 플랫폼으로부터 나눠받는 수익은 거의 없습니다.

그러나 블록체인 업계에선 다릅니다. 가상자산 프로젝트든 플랫폼이든 그들에게 기여하는 사용자가 있다면 수익을 배분해줘야 한다는 인식이 퍼져 있습니다. 최대한 수익이 분산화되어야 좋은 프로젝트라는 평가를 받게 되죠.
이는 탈중앙화자율조직(DAO), 나아가 웹 3.0의 기본 정신으로도 이어집니다. 스마트컨트랙트로 조직의 의사를 결정하는 DAO는 조직에 기여한 만큼 수익을 받고, 그 수익(토큰)을 토대로 의사 결정에서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웹 3.0은 데이터가 분산화돼 저장되고, 데이터에 대한 소유권을 개인이 통제할 수 있는 차세대 웹 환경을 의미하는데요. 웹 3.0 시대에 개인은 자신이 소유한 데이터의 경제적 가치를 누릴 수 있습니다. 따라서 자신이 제공한 데이터, 기여한 바에 따른 경제적 가치를 배분받게 됩니다.

앞으로 이런 웹 3.0 정신에 알맞은 프로젝트들이 더 많이 나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룩스레어’가 더 이상 레어(희소)하지 않은 날이 오는 것이죠. 오픈씨 후발주자로 나온 NFT 거래 플랫폼들의 시도를 눈여겨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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