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박기목 프리즘넷 대표, 공동 단장에 임명 -위 단장 “P2E 게임 국내 도입돼도 악순환 구조 탈피 어려울 것”
[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게임·메타버스 특보단이 정식 출범한 가운데, 국내 게임사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게이머에게 수익을 나누는 비즈니스모델을 고민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이재명 대선 후보 게임·메타버스특보단(공동 단장 위정현 박기목)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출정식을 진행했다.
이날 이재명 후보 선대위 내 게임·메타버스 특보단장으로 임명된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중앙대 교수)은 한국 게임이 새로운 20년을 시작하기 위해선 게임사 및 차기 정부가 대체불가능한 토큰(Non-Fungible Token, 이하 NFT)과 플레이투언(Play-to-Earn, 이하 P2E)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위정현 단장은 한국 가상자산 시작을 1998년 ‘리니지’ 게임 재화인 ‘아데나’라고 봤다. 아데나가 등장 초기 지역화폐와 유사한 형태를 띄고 있어서다. 실제 화폐와 교환 가능했고, 이를 위해 아이템 중개업체가 운영하는 거래소가 출현했다는 배경을 근거로 들었다.
위 단장은 “한국은 거래소에서 이뤄지는 거래를 아이템 현금거래로 규정했지만 구조적으로는 현재 가상자산 거래소와 거의 유사했다”며 “만약 이 때 합법적으로 발전시켰다면 지금과 같은 혼란은 없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P2E 게임이 등장하면서 아이템 중개업체를 막으려고 했던 게임사 입장은 돌변하게 됐다”며 “작업장과 아이템 거래소, 환전 등을 게임사에서 흡수하고 국내 허용을 요구하기 시작했지만, 사실 국내에서 불가능한 것은 환전”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위 단장은 P2E 게임을 국내에서 허용하라는 게임사에게 “작업장이 범람하는 것은 좋은 것이냐”며 반문했다. 이어 “엔씨소프트는 과거 엄청난 게임마스터(GM)를 투입해 작업장을 제거하려 했는데, 이유는 작업장으로 게임 내 경제 시스템이 붕괴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는 과거 게임사가 주장했던 것과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전 세계 활성이용자 1억2000만명을 보유한 글로벌 게임 유통 플랫폼 ‘스팀(Steam)’은 NFT와 가상자산 기술을 적용한 게임 입점을 원천 차단하고, 가상자산 교환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일본은 법적으로 화이트 리스트 코인으로 인정받은 프로젝트 속 NFT만 게임에 허용하고 있다.
위 단장은 P2E가 국내 게임산업 발전을 가져올 수 있을지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선을 나타냈다. P2E가 아니어도 게임산업에서 갖고 있는 악순환 구조가 개선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이유에서다. 그가 말하는 악순환 구조란 ▲확률형 아이템 ▲지식재산(IP) 우려먹기 ▲보수적 게임 개발 ▲국내 시장에만 안주하려는 특성 등이다.
또한 P2E 게임을 통해 돈을 버는 주체는 이용자가 아닌 기업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위 단장은 “예를 들어 ‘엑시인피니티’는 세 개 엑시 캐릭터를 구매해야 하는데, 비용은 100만원에서 150만원까지 소요된다”며 “위메이드 가상자산인 1위믹스 가격은 9일 기준 6985원으로, 한때 28320원까지 상승했었다”고 말했다. 이어 “재미있는 것은 P2E 게임은 확률형 아이템과 결합돼 있으며, 결과적으로 게임사는 코인 발생 수익과 아이템 판매 수익을 모두 가져간다”고 덧붙였다.
NFT와 P2E의 명확한 구분이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NFT는 게임 외부에서 비즈니스모델 설정이 가능하지만, P2E는 게임 내 가상자산과 연계된다. 여기서 위 단장은 환전과 사행성 이슈가 발생하기 때문에, 두 가지는 분명히 구분해 사용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위 단장은 “게임산업에서 NFT를 말하려면 게임 외부에서 NFT를 고민하고 비즈니스모델을 만들어야 한다”면서도 “게임산업에서는 블록체인 발전을 위해 무엇을 했나. 국내 게임사는 토큰 기반 게임을 만들려고 할 뿐, 블록체인 기반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려는 이야기는 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차기 정부가 게임산업에서 해야 할 역할에 대해서도 제언했다. P2E에 청소년 진입을 금지해 청소년판 바다이야기 사태를 막아야 하고, 게임 내 경제와 가상자산 안정적 유지에 노력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 일본처럼 안정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코인과 그렇지 않은 것을 구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위 단장은 “페이스북이나 유튜브는 기업 성과를 공유한다. 유튜브는 클릭 수 당 성과를 나눠서 지급한다. 보통 1클릭 당 1~3원 정도의 보상을 유튜버에게 준다. 광고 성과에 대해서도 공유한다. 이것이 일반적인 글로벌 정보기술(IT)기업 모델”이라면서 “게임사는 자신의 게임 생태계를 위해 공헌하는 게이머에게 왜 보답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마지막으로 “한국 게임이 새로운 20년을 시작하기 위해선 게임사가 NFT와 P2E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며 “그것은 게이머 약탈이 아니라 게임사 수익을 나누는 구조로 논의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흥주 한국게임학회 부회장은 “이번 기회에 게임업계가 자정하고, 정부 쪽에서도 제대로 보고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향후 돈벌기에만 급급해서 초등학생부터 어른까지 P2E 게임에 뛰어들지도 모를 일이다. 이제 정신차리고 현실을 확실히 봐야 할 때”라고 말했다.
한편, 이재명 대선 후보는 이날 “블록체인·메타버스·NFT 등이 아직은 많은 이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신기술이지만 게임과 융합하면 그 파급력은 더욱 커질 것”이라면서 “정부 역할은 게임 이용자들과 게임산업 노동자들을 보호하고 불공정 행위와 범죄를 예방하는 것임을 잊지 않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