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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배달료 인상·안전배달료 도입...라이더 ‘처우개선’ 화두

- 배달업계, 프로모션 도입해 ‘라이더 모시기’ 경쟁
- 노동계 일각, 안전배달료 등 기본 배달료 인상 요구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코로나19 영향으로 비대면 수요가 늘며 국내 배달 시장 판도가 크게 변했다. 시장 규모는 물론 배달 라이더 등 관련 종사자 수가 급격히 커졌다. 배달 라이더 수급을 위해 기업들은 각종 프로모션을 내세우는 한편 라이더 처우 개선을 위한 요구 역시 꾸준히 제기된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배달시장 규모는 2019년 9조원에서 지난해 20조원으로 2배 넘게 성장했다. 배달앱 결제액도 역대 최대치다. 앱·리테일분석 서비스 와이즈앱에 따르면 주요 배달주문 앱 배민·요기요·쿠팡이츠 올해 1~10월 누적 결제추정금액은 총 19조400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10조1000억원)대비 91% 상승했다.

특히 묶음배달보다 속도가 빠른 단건배달이 소비자 호응을 얻으면서 업체들 간 ‘라이더 확보’경쟁이 한 층 치열해졌다. 배달앱 업체들이 라이더들을 끌어모으기 위해 적자를 감수하고 높은 배달료를 지급하게 된 것. 피크타임 건당 최대 2만원에 달하는 프로모션을 지급하는게 최근 분위기다. 중소 배달대행업체들 역시 라이더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 부득이하게 배달료를 올린다.

배달업계 관계자는 “적자를 감수하고 경쟁해 나가는 배달시장에서 최종 수혜를 얻는 건 배달원”이라며 “배달 수요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면서 당분간 ‘라이더 모시기’ 분위기가 유지될 것”이라고 전했다.

반면 현장에서 일하는 라이더들 사이에선 꾸준히 처우개선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24일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물류배송 자회사 우아한청년들과 민주노총 서비스일반노동조합 배달플랫폼지부가 배달료 단체협상 합의안을 도출한 게 대표적이다. 앞서 배민 노조는 정당한 노동대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며 7년째 동결된 기본배달료 3000원을 4000원으로 인상할 것을 요구해왔다.

기본 배달료는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지만 배달료 산정 기준을 기존 직선거리에서 내비게이션 실거리 기준으로 변경한 것. 배달 실적이 많은 라이더들에게 연 최대 100만원 보험료를 2년간 지원하는 내용도 담았다. 배민이 플랫폼 종사자 노조를 기업이 자발적으로 인정한 최초 사례로 주목받은 후 처우개선을 위해 협의를 이룬 셈이다.

하지만 배달업계 갈등은 계속되고 있다. 배달종사자 노조 라이더유니온은 배달의민족이 제시한 임금체계 개편안에 문제가 있다며 안전배달료 도입을 요구했다. 단건배달로 수익이 감소한 라이더들이 배달료가 높은 피크시간 때 한건이라도 배달을 많이 하기 위해 속도경쟁을 벌이는 게 현재 배달업계 분위기다.

노조 측은 안전배달을 위해 최저임금 성격의 기본 배달료를 인상해 실제 운행거리 기준으로 배달료를 지급하자는 내용이다. 이를 위해선 이동거리에 따라 투명하게 배달료를 지급해야 한다. 하지만 배민이 거리 및 시간에 따른 요금정산 데이터를 라이더들에게 공개하지 않아 불신을 키운다는 게 이들 주장이다. 국회엔 심상정 의원(정의당)이 지난 8월 발의한 안전배달료 도입 법안이 이미 올라가 있다.

업계에선 노동자 단체가 주장하는 안전운임제 구축을 위해선 기본 배달료가 1000원가량 인상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배달료는 현재 플랫폼 업체들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업주와 소비자들도 함께 부담하는 구조”라며 “배달료 상승이 이들에게까지 영향 갈 수 있어 신중하게 고려해야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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