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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정체성 변화 나선 위메프·티몬의 과제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쿠팡과 함께 소셜커머스 3인방으로 불리던 위메프·티몬이 변신한다. 2010년 공동구매를 통한 최저가를 내세워 성장해왔지만 10년 이상 업력을 기반으로 새로운 환경에 대응하는 모습이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이 쿠팡·네이버·신세계 등 대형 플랫폼 중심으로 재편되는 상황에서 고객을 뺏기지 않으려는 고육지책이기도 하다.

위메프는 메타데이터를 활용한 ‘비교검색’을 강조했다. 가격비교는 물론 상품 특징·스타일 등 세부적 정보도 비교·분석이 가능하다. 최대한 많은 쇼핑몰 정보를 확보하기 위해 자사몰을 운영하는 브랜드사들엔 플랫폼과 데이터를 무료 제공한다는 ‘당근’을 제시했다. 수수료나 부대비용 없이 위메프 접속 고객을 자사몰로 유입시킬 수 있다.

티몬은 ‘콘텐츠 커머스’로 변신을 선언했다. 라이브커머스 제작 확대를 위해 조직구조를 개편하고 ‘티비온’을 모바일 앱 전면에 배치했다. 풍부한 콘텐츠를 확보하는 방안은 역시 생산자가 고객에게 직접 판매하는 D2C(Direct to consumer)전략이다. 다양한 지방자치단체와 협업해 특산품·여행상품을 소개하거나 인플루언서와 공동 기획 상품을 판매한다.

올해 이들이 정체성 변화를 꾀한 이유는 분명하다. 다른 이커머스처럼 제품을 저렴하게 들여와 빠른 배송을 해주는 방식으론 생존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현재 고객을 끌어오는 큰 힘은 저렴한 가격과 빠른 배송이다. 이 같은 서비스를 위해선 대규모 투자가 불가피하다. 그러나 풍부한 자금력을 갖고 적자를 감수해 몸집을 키우는 쿠팡·신세계 등과 정면대결은 중소 플랫폼이 당해낼 수 없다.

그럼에도 위메프·티몬에게 가장 중요한 건 사람을 모으는 일이다. 플랫폼 기업의 중요한 속성 중 하나는 ‘네트워크 효과’다. 이용자들이 많을수록 데이터 증가로 더 정교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 서비스로 더 많은 이용자를 확보할 수 있다. 두 회사는 이러한 네트워크 효과를 누리기 위해 그들만의 판을 짜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남은 과제는 이들이 제시하는 새로운 서비스가 가격·빠른 배송만큼 큰 가치를 제공한다는 걸 소비자들에게 알리고 설득하는 일이다. 여러 쇼핑 앱을 동시 이용하는 고객들에게 그간 위메프·티몬은 왜 이들 앱을 써야 하는지 확실한 차별성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들 변신은 특정 제품이 저렴할 때만 앱에 접속해 구매해가는 체리피커형 고객이 아닌 충성도 높은 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겉으로만 보면 위메프 비교검색이나 티몬 라이브커머스도 유일무이한 서비스는 아니다. 먼저는 위메프·티몬 새 서비스를 이용한 기존 이용자들이 장점을 분명히 느껴야 한다. 이들이 각 앱에 접속하는 목적이나 앱 활용 방식이 달라져야 한다. 각각 ‘비교검색’과 ‘콘텐츠 커머스’라는 뚜렷한 이미지가 소비자들 인식에 자리잡을 때 먼저 찾는 쇼핑앱으로 발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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