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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차량용 MCU '점유율 1%'…토종 팹리스·파운드리 뭉친다

- 국내 반도체 기업, 연이어 자동차 공략 시동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 공급난이 내년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부족 사태 장기화로 수요가 급증하면서 가격이 폭등했다. 수익성이 향상되자 상대적으로 관심이 덜 했던 국내 업체도 시장에 뛰어드는 추세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2021년 들어 MCU 가격은 10~20% 올랐다. 특정 제품은 60배 오른 가격에 팔리기도 했다.

MCU는 정보기술(IT) 분야에서 두뇌부터 보조 역할까지 수행하는 핵심 부품이다. 자동차 가전 스마트폰 등 다양한 곳에 탑재된다. 특히 차량에는 1대당 약 200개가 투입된다. 전기차나 자율주행차에는 1000개 이상으로 늘어난다. 기능별로 종류도 다양하다. 이 때문에 타격이 가장 컸다. 전장용 MCU로 한정하면 몸값이 올해 6배 뛰었다.

그동안 우리나라 반도체 업계는 MCU에 집중하지 않았다. 구형으로 취급받는 8인치(200mm) 웨이퍼에서 생산할 만큼 첨단 기술이 필요하지도 않은 데다 디스플레이 구동칩(DDI), 전력관리칩(PMIC) 대비 수익성이 떨어졌다. 더욱이 차량용 MCU는 절차가 복잡하고 인증 획득이 어려워 가성비가 좋지 않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반도체 설계(팹리스) 업체는 물론 수탁생산(파운드리) 회사도 같은 생각이다. 관련 시장에서 한국 점유율은 1% 수준이다. 현대자동차는 외산 의존도가 약 98%다.

하지만 작년 말부터 분위기가 달라지면서 국내 기업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인포테인먼트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가 주력인 텔레칩스, 가정용 MCU를 양산할는 어보브반도체 등이 대표적이다. 양사는 각각 자동차와 MCU라는 연결고리가 있어 다른 팹리스보다 진입이 용이했다는 후문이다.

텔레칩스는 12인치(300mm) 웨이퍼 기반 차량용 MCU 개발에 성공했다. 8인치 부족을 해결할 묘수다. 삼성전자 28나노미터(nm) 공정에서 양산할 예정이다. 복수 고객사와 논의 단계로 내년부터 납품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어보브반도체는 자동차 충전기용 MCU 공급을 준비 중이다. 키파운드리가 8인치 생산라인에서 제조한다. 마찬가지로 내년 양산 계획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국내 팹리스와 파운드리가 협업해 차량용 MCU를 만든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급격하게 내재화 비중을 높이기는 어렵겠지만 길게 보면 긍정적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 LX세미콘 라닉스 등도 차량용 MCU 사업을 준비 중이다. 연구개발(R&D) 단계를 거쳐 이른 시일 내 상용화하는 것이 목표다. 이 과정에서 국내 파운드리와 협업도 기대된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파운드리 입장에서 MCU 레퍼런스가 쌓이면 NXP 인피니언 르네사스 ST마이크로 등 해외 업체와의 거래 가능성이 생길 수 있다. 팹리스와 파운드리 모두 나쁘지 않은 흐름”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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