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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000원도 벌면 안되나요”…날개 꺾인 P2E 게임

-게임위, ‘무한돌파삼국지리버스’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서 삭제 조치
-나트리스, 등급분류 결정취소 사유에 대해 소명자료 준비


[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규제 당국이 게임 보상으로 가상자산을 지급하는 ‘플레이투언(Play to Earn, P2E)’ 게임을 국내 모바일 시장에서 퇴출시키는 수순을 밟고 있다.

13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게임물관리위원회(이하 게임위)는 지난 10일 내부 회의를 열고 최근 국내 시장에 출시된 블록체인 기술 활용 모바일 역할수행게임(RPG) ‘무한돌파삼국지리버스’에 대해 등급분류 결정을 취소하기로 했다.

현재 블록체인 기술 활용 게임은 19세 이용가로도 등급분류 되지 않는다. 즉, 등급분류 취소가 될 경우 성인 게임으로도 즐길 수 없는 상황이 된다.

게임사는 게임위 사전심의를 받지 않고도 자체등급분류 사업자로 등록된 앱 마켓에 한해서 자율심의를 받고 정식으로 서비스할 수 있다. 나트리스는 국내에서 P2E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게임위에 등급분류 신청을 하지 않고, 앱 마켓에 직접 서비스 등록을 마친 뒤 지난달 16일 출시했다. 게임위는 지난 3일 해당 게임의 P2E 서비스를 파악한 후 직권등급재분류를 위해 사후 모니터링에 들어갔다.

이에 해당 게임에는 ‘시한부’라는 수식어가 달리기도 했다. 게임위가 현행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이하 게임법)’에 따라, 가상자산을 게임 내 재화로 활용하는 블록체인 게임 서비스를 막고 있어서다. 게임을 통해 획득한 게임머니, 아이템 등을 환전하거나 환전을 알선하는 행위에 대해 사행성을 조장한다고 보고 있다.

그간 P2E에 대한 국내 이용자 인식 자체는 긍정적이지 않았다. 게임위의 견고한 규제 입장 및 불확실한 가상자산 특성 등 때문이었다. 그러나 막상 무한돌파삼국지리버스에 시간을 투자하고, 이에 대한 보상으로 가상자산을 받게 된 이들은 ‘확률형 아이템’ 유료 상품을 내놓는 여느 게임보다 훨씬 합리적이라며 P2E를 옹호했다.

게임성 자체가 게임만으로 한탕을 노릴 수 없는 ‘슈팅’ 플레이 위주인 점도 이용자에게 높은 점수를 땄다. 무한돌파삼국지리버스는 게임에 돈을 쓰지 않는 무과금 이용자도 시간만 투자하면 누구나 쉽게 유틸리티 코인 ‘50 무돌토큰’을 얻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무돌토큰은 한때 개당 500원대까지 올라가기도 했으나 13일 오전 11시 기준 19.11원까지 떨어졌다. 30분을 즐기기만 하면 한화로 1000원가량을 버는 셈이다.

P2E는 돈을 놓고 대박을 노리는 ‘도박’과는 엄연히 다른 개념이다. 이에 그간 일부 게임 이용자는 해당 게임이 서비스 정지가 되지 않을 것이란 기대감도 내비쳐왔다. 게임 이용자 수 및 매출도 날이 갈수록 급증했다.

하지만 결국 게임위는 지난 10일 나트리스에 퇴출 수순 소식을 알렸다. 이 영향으로 게임 내 재화로 제공받을 수 있었던 유틸리티 코인 ‘무돌토큰’과 나트리스가 발행한 가상자산 ‘클레이메타’, 무돌토큰으로 바꿀 수 있는 대표 가상자산으로 꼽혔던 ‘클레이’ 가격도 대폭 떨어졌다.

나트리스는 등급분류 결정취소 예정 통보 대응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나트리스는 게임 공식 카페를 통해 “관련 상황에 대해 무한돌파삼국지리버스 이용자들이 서비스에 대한 불안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게임위 등급분류 결정취소 사유에 대해 소명자료를 우선 준비 중에 있으며, 이용자들이 계속해서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게임위가 국내 P2E 게임 산업 발전에 제동을 걸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P2E 서비스 계획을 발표했던 게임사 주가는 13일 전반적으로 하락 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 기준 위메이드 6.9%, 위메이드맥스 11.66%, 드래곤플라이 7.62%, 미투온 6.86%, 네오위즈홀딩스 7.55%, 컴투스 4.81%, 엠게임 4.94% 등이 일제히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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