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LG디스플레이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몸집 키우기에 나선다. 대형 화이트OLED(WOLED)에 이어 중소형 플라스틱OLED(POLED) 생산능력(캐파) 확대 작업을 개시했다. 중국 경쟁사 공세에 맞서겠다는 의지다.
1일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지난달부터 POLED 관련 장비 주문을 시작했다.
앞서 LG디스플레이는 경기 파주사업장 내 6세대(1500mm×1850mm) OLED 생산라인을 증설한다고 밝혔다. 오는 2024년 3월까지 3조3000억원을 투입할 방침이다.
당시 회사는 “신규 팹은 2024년부터 가동 예상된다. 기존 공장 확장 등을 통해 중장기적으로 파주사업장에 월 6만장 규모 캐파를 갖출 계획”이라며 “중소형 OLED를 채용한 고부가 및 하이엔드 제품 수요 증가에 대응하면서 시장을 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맥락에서 LG디스플레이는 장비 투자에 돌입했다. 전공정부터 후공정 설비까지 순차적으로 발주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LG디스플레이가 대규모 투자를 결정한 배경에는 애플이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아이폰 패널 공급 물량을 작년 2000만대에서 올해 5000만대(전작 및 아이폰13 포함) 내외로 확대했다. 기존 파주 E6-1와 E6-2라인에서 POLED를 생산하다가 주요 설비 갖춰진 E6-3라인까지 가동 준비에 나섰다.
아이폰12 시리즈부터 전 모델에 OLED를 도입한 애플은 2023년 전후로 아이패드와 맥북 등에도 OLED를 투입할 계획이다. LG디스플레이에 기회가 늘어난다는 의미다.
다만 중국 BOE의 존재가 변수다. BOE는 액정표시장치(LCD)에 이어 OLED 시장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화웨이 등 자국 스마트폰 제조사와 거래를 통해 기술력을 키웠다. 애플 공급망에는 아이폰12 리퍼비시용 패널 납품으로 진입했다. 아이폰13 시리즈 일부와 삼성전자 중저가 모델의 디스플레이 수주에도 성공한 것으로 전해진다.
직접적인 타격을 받는 건 LG디스플레이다. 중소형 OLED 1위 삼성디스플레이는 아이폰13 시리즈 전 모델을 담당하지만 프로 및 프로맥스 비중이 높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저온다결정산화물(LTPO) 박막트랜지스터(TFT)와 터치일체형 OLED 등 기술로 상위 2개 모델을 독점 중이다. 하위 2개 모델에서 LG디스플레이와 BOE가 경쟁하는 셈이다.
BOE는 현재 6세대 구부리는(플렉시브) OLED 캐파가 월 9만을 넘어서는 것으로 파악된다. 신규 팹 B12까지 풀가동하면 월 14만~15만에 육박한다. LG디스플레이가 캐파 증대에 나선 또 다른 이유다.
LG디스플레이는 기술 개발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LTPO, 터치일체형 OLED는 물론 접는(폴더블) 디스플레이 등도 애플과 논의 중이다.
2022년 정기 임원인사에서 김명규 모바일 사업부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켜 POLED 강화 의지를 재차 드러내기도 했다. 김 사장은 소형(모바일) 및 중형(IT) 사업부를 통한 중소형 사업부장을 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