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주식 시장에서 외면받아오던 사이버보안 기업들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지니언스가 17일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종가 기준 창사 이래 최고가다. 해외 투자자들의 관심에 힘입은 결과로 풀이된다.
17일 종가 기준 지니언스의 주가는 전일대비 11.53% 상승한 9770원이다. 시가총액 922억원이며 전체 주식의 13.42%를 외국자본이 보유했다.
원래부터 외국인 지분이 많았던 것은 아니다. 2021년 첫 거래일인 1월 4일 기준 지니언스의 외국인 주식 보유율은 1.9% 남짓이다. 3월부터 높아지기 시작해 7월부터 10%를 넘었다.
외국인 지분이 높아진 것은 미국 투자자문사 미리 캐피탈 매니지먼트 엘엘씨(Miri Capital Management LLC)의 영향이다. 보스턴에 사무실을 두고 있는 미리 캐피탈은 지난 9월 말 기준 지니언스의 주식 9.48%를 보유하며 2대 주주에 올랐다.
◆해외에선 잘나가는 사이버보안 주식··· 한국도?
미리 캐피탈은 한국 및 일본의 소형주(Small Cap)에 투자하고 있다. 국내 빅데이터·인공지능(AI) 기업 ‘위세아이텍’과 일본 컨베이어벨트 및 신재생 에너지 기업 ‘엔씨홀딩스’ 및 출판기업 임프레스 홀딩스 등의 지분 5% 이상을 보유했다. 지니언스 포함 시가총액 1000억원 남짓 기업들이다.
지니언스 측은 미국 사이버보안 기업들의 성장이 지니언스에 대한 해외 투자자들의 관심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연간 매출액 1000억원을 넘는 사이버보안 기업이 한 손으로 셀 수 있는 국내와 달리 해외에서는 조 단위 매출을 기록하는 기업들이 매해 두자릿대 매출 성장을 이루고 있다.
2019년 6월 미국 증시에 상장한 엔드포인트 탐지 및 대응(EDR) 솔루션 기업 크라우드스트라이크가 대표적인 예다. 크라우드스트라이크는 상장 이후 2년 만에 주가가 4배로 치솟았다.
지니언스 관계자는 “미리 캐피탈의 투자 이후 지니언스에 대한 기관투자자의 관심이 급증했다. 8월 이후부터는 주에 1~2번씩 미팅을 가질 정도다. 이전에는 기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면 이제는 비즈니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적 상승 없는 주가 상승은 허수··· 숫자로 증명해야
해외 투자자의 관심을 받는다는 것이 곧 기업의 가능성을 증명하는 것은 아니다. 주가 상승에 걸맞는 실적 상승이 요구된다.
지니언스는 2021년 1~3분기 누적 매출액 175억원, 영업이익 1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대비 매출은 2.9% 늘었고 흑자전환했다. 매출 성장폭이 다소 낮지만 국내 정보보안 기업은 통상 4분기에 매출·영업이익이 집중되기 때문에 예단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시장 전망은 밝은 편이다. 지니언스의 주력 사업인 네트워크접근제어(NAC) 및 EDR은 코로나19 이후 꾸준히 수요가 늘고 있다. NAC 시장 점유율 1위인 지니언스는 향후 정부 정책 및 이슈와 연계된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해 신규 영업 기회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금융권을 중심으로 EDR 도입이 늘어나는 것 역시 지니언스에게는 호재다. NH농협은행과 DB손해보험, 광주은행 등 금융권 레퍼런스를 다수 보유한 지니언스는 상반기 기준 72곳의 EDR 누적고객을 확보했다. EDR 기업 중 국내 최다 고객수를 지녔다는 설명이다.
지니언스 관계자는 “전체 매출 중 클라우드 기반의 구독형 매출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구독형 모델은 구축형 모델 대비 안정적인 매출을 유지할 수 있는 장점을 지닌다”며 “3분기까지 클라우드 NAC 고객을 28곳 확보했다. 10월 클라우드 서비스 보안인증(CSAP) 획득을 바탕으로 사업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