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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와 경쟁 안 돼”…IPTV 3사 ‘동일시장 동일규제’ 강조


[디지털데일리 권하영 기자] “유료방송 요금을 현실화한다면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와는 더욱 경쟁이 되지 않을 것.”

김혁 SK브로드밴드 미디어CO장은 17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한국IPTV방송협회 주최 ‘지속가능한 미디어 생태계 콘퍼런스 2021’에서 이같이 말했다. 사실상 IPTV 서비스의 요금 인상 필요성을 IPTV 사업자가 스스로 부인한 것이다.

김 CO장은 “유료방송 요금 현실화할 때이지 않냐는 질문에 대한 제 대답은 ‘늦었다’이다”라면서 “OTT가 보편화돼 미디어 중심축인 상황에 IPTV가 똑같은 콘텐츠를 다른 가격으로 제공하면 경쟁력을 지킬 수 있겠냐”며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는 그만큼 OTT 플랫폼과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음을 시사한 발언이다. 특히 IPTV 사업자의 경우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에서 경쟁이 아닌 생존을 도모해야 한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IPTV 사업자가 요금 인상 카드마저 선뜻 내기 어려운 이유다.

김 CO장은 “정책적으로 보면 OTT가 방송이냐 아니냐 하는 논의는 결국 기존 틀에 맞추려는 시도에 지나지 않는다”면서 “그보다는 유료방송이든 커머스이든 시장을 새롭게 획정하고, 동일 시장이라면 동일 규제를 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훈배 KT 미디어플랫폼사업본부장 또한 OTT와의 규제 역차별을 주장했다. 김 본부장은 “OTT 플랫폼을 보면 TV에서 볼 수 없는 장르들이 많은데 이게 사실 IPTV 사업자 입장에선 규제의 장벽”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OTT 사업자와) 같은 업이라고 생각하는데, 차별적인 부분이 존재한다”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나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가 규제 영역을 같은 레벨에서 봐 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유료방송시장을 둘러싼 수수료 갈등 문제도 우회적으로 언급했다. 김 본부장은 “IPTV도 콘텐츠와 공생을 위해 잘 지내왔는데, 최근 넷플릭스 같은 OTT의 영향력이 워낙 커지다보니 콘텐츠 사이드에 대한 플랫폼사로서의 어려움이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최근까지 IPTV 사업자는 CJ ENM과 같은 대형 PP를 비롯한 콘텐츠 업계와 프로그램사용료를 놓고 분쟁을 빚고 있는 상황이다. PP들은 유료방송사들로부터 받는 프로그램사용료가 그동안 저평가돼왔다며 인상을 요구하고 있지만, 역시 저가 요금 구조인 IPTV 사업자 또한 바용 부담을 호소하고 있다.

최창국 LG유플러스 홈미디어사업그룹장도 IPTV 사업의 생존을 염려했다. 최 그룹장은 “IPTV 사업 구조는 월정액 요금을 받아 가입자를 늘리고 그걸 기반으로 광고 사업이나 홈쇼핑 사업 등 부가적 수익을 만들어 운영하는 것인데, 만일 코드커팅(가입해지)이 실제로 발생하기 시작하면 사업 구조 자체가 무너진다”고 지적했다.

최 그룹장은 “이 상태에서 콘텐츠 공급 환경, 콘텐츠 단가 이슈 등이 추가되며 사업 환경이 더 어려워지는 상황에 직면했다”며 “올라간 비용을 다른 데서 만들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하는데 아직 뾰족한 답을 못 찾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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