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커머스 분야에선 새로운 흐름에 맞춰 변화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그만큼 새로운 현상도 생기고 논란이 발생하기도 하죠. 디지털데일리는 이곳에서 일어나는 흥미롭고 재밌는 이야기들을 찾아 전달하고자 합니다. ‘트렌디’한 소비자가 되는 길, 시작해볼까요?<편집자 주>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인스타그램에서 각종 사진을 올리며 자신의 소소한 일상생활을 올리던 그녀. 알고 보니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가상인간이었다는 사실을 알면 기분이 어떨까요? 상상이 아니라 실제 이러한 경험을 한 소비자들도 많을 텐데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넘어 홈쇼핑이나 쇼핑몰, 광고 등 채널 곳곳에서 ‘사람처럼’ 활동하고 다니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으로 패션 전문몰 ‘W컨셉’ 사례를 볼까요? W컨셉은 신세계그룹 SSG닷컴에 인수된 후 최근 본격적인 마케팅을 시작했는데요. 이름을 알리기 위해 기용한 모델들이 주목받았습니다. 주로 스크린에서만 볼 수 있었던 배우 배두나가 오랜만에 W컨셉을 통해 광고모델로 복귀했죠. W컨셉이 첫 브랜드 모델로 유명 연예인을 발탁하면서 경쟁사들도 긴장하는 모습이었습니다.
대중에 더 많은 주목도를 끌 수 있었던 건 배두나와 어깨를 나란히 한 두 번째 모델 때문이었습니다. 바로 가상 인플루언서 ‘로지’를 엠버서더로 발탁다는 소식이 전해진거죠. 로지는 은행·자동차·호텔 등 20개 이상 브랜드 모델로 활동하며 광고수익만 10억원으로 알려진 인물(?)인데요. 뮤직비디오까지 진출하며 연예인 뺨치는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W컨셉은 “개성과 표현이 중요한 패션 플랫폼 시장에서 로지는 현실적인 제약으로부터 자유롭고 본인만의 개성을 잘 표현할 수 있어 앰버서더로 적합하다고 판단했다”고 전했습니다. W컨셉은 로지 탄생 프리퀄과 독점 인터뷰 등을 공개 중입니다.
배두나와 로지, 누가 더 광고효과를 톡톡히 이끌어낼까요? 물론 이제 막 활동을 시작한 이들을 단순 비교하기엔 시기가 너무 빠르기도 하고 측정하기도 어려울 수 있습니다. 다만 실제 모델과 가상 모델이 함께 동일한 채널을 소개한다는 게 흥미로운 사례인 것만은 분명합니다.
버추얼 인플루언서는 로지 뿐이 아닙니다. 수많은 유튜버·인플루언서들이 등장하는 것처럼 가상인간 종류도 많아졌는데요. 롯데홈쇼핑은 가상인간 ‘루시’를 직접 개발해 홍보에 활용하려는 계획입니다. ‘광클절’ 모델로 활동하기도 하고 곧 TV홈쇼핑 채널 한쪽에서 수화방송을 하는 모습도 보게 될 예정입니다. 디오비스튜디오가 만든 가상인간 ‘루이’는 CJ온스타일 홍보영상에 등장한 한편, 문화체육관광부 홍보대사로도 활동하면서 결국 프리 시리즈A 투자유치까지 이끌어냈습니다.
기업들 입장에서도 실제 인간 광고모델을 기용할 때보다 편리한 점이 많습니다. 컴퓨터그래픽(CG)으로 모든 장면을 연출할 수 있어 시공간 제약을 받지 않고, 노화가 진행되지 않으니 활동기간도 무한하겠죠. 잊을만 하면 터지는 연예인 사생활 리스크를 걱정할 필요도 없습니다.
국내외 기업들은 점점 더 많은 자체 가상인간을 만들어내고 있는데요. 로지(22세), 루이(22세), 루시(29세)... 이름이 비슷해서 헷갈리기도 하지만 엄연히 나이와 직업도 있고요. 그들만의 ‘세계관’을 만들며 소비자들과 소통하는 모습을 보면 인플루언서들이 활동하는 온라인 광고시장을 가상인간이 대체할 수도 있을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