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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쟁 치열한데 ‘우리 선수 때리기’…규제 선진화해야”


[디지털데일리 권하영 기자] “유럽 학자들은 저희에게 이렇게 말을 합니다. ‘우리는 자국 선수가 없어서 문제인데 너희는 왜 멀쩡히 있는 선수를 때리냐’는 것이죠. 우리 선수를 잘 보호해서 시장에서 경쟁하는 게 지금으로서 최고의 해법입니다.”

김성철 고려대학교 교수는 22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차기 정부에 바란다 : ICT 정책과 거버넌스’를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서 규제 선진화를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GAFA(구글,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로 꼽히는 글로벌 기업의 침범으로 자국 플랫폼 시장이 거의 없는 유럽에 비해 한국은 외산에 경쟁할 수 있는 자국 플랫폼이 존재함에도 규제 장벽이 여전하단 지적이다.

김 교수는 차기 정부의 핵심 과제로 ‘낡은 ICT(정보통신기술) 법·제도 개편’을 꼽으며 “최근 정부가 통합법을 만들고 규제 선진화 작업에 착수했는데, 국내 기업 역차별을 없애야 한다”면서 “수직에서 수평규제로, 사전에서 사후규제로 가는 변화 흐름에 맞춰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우리는 자국어로 된 검색 엔진을 보유한 몇 안 되는 나라이자 플랫폼 보유국”이라며 “플랫폼을 타고 콘텐츠도 직접 수출하고 있는데 이런 환경에서 어떤 비전을 가져야 할지, ICT 국가 비전이 무엇인지 차기 정부가 제시해야 한다”고 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이경원 동국대학교 교수가 ‘차기 정부의 ICT 정책 우선순위’를 주제로 발제를 했다. 이 교수는 정보통신정책학회와 사이버커뮤니케이션학회, 한국미디어경영학회 등 3학회의 전현직 임원진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가장 우선시 되어야 하는 정책 분야로는 ‘법·제도 개선’이 1순위로 꼽혔다. 이어 ‘차세대 기술 개발 및 확보’ ‘관련 산업 진흥’ ‘공정경쟁 환경 조성’ 등이 꼽혔다. 1~2순위를 합친 결과에서도 ‘법·제도 개선’은 47.1%로 선택이 가장 많았다.

온라인플랫폼 시장에 있어서는 비관적인 전망이 주를 이었다. ‘2030년 즈음 국내 온라인 플랫폼 시장의 경쟁 구조’ 전망을 묻는 질문에는 ‘토종 온라인 플랫폼에 비해 외국 온라인 플랫폼 비중이 높아질 것이다’는 답변이 52.9%를 차지했다. 토종 플랫폼이 해외 플랫폼보다 비중이 높아질 것이라고 낙관한 답은 12.9%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온라인플랫폼 시장에 대한 정책 수립의 우선순위 역시 ‘온라인플랫폼 시장의 경쟁구조 개선’이 가장 많이 꼽혔다.

ICT 분야 정책 거버넌스와 관련해서는 ‘현재의 조직 구조를 유지하되 흩어진 ICT 진흥 및 규제 기능 전체를 통합해 한 부처가 수행해야 한다’ 또는 ‘현재 조직구조에 구애받지 않고 ICT 진흥 및 규제 기능을 맡을 새로운 부처를 신설한다’는 답변이 가장 많아 ICT 정책 전반을 책임질 콘트롤타워의 필요성이 주로 제기됐다.

이경원 교수는 “설문조사를 살펴보면 법·제도 개선과 공정경쟁 환경 조성이 주요 정책 대상으로 인식되고 있다”며 “부처별 산재한 기능 통합과 관련 부처의 전면 개편을 주목하는 정부 거버넌스에 대한 논의도 읽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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