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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라이트닷넷] 네이버·쿠팡도 시범운영…BNPL이 뭐길래

사진=쿠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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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전문 미디어블로그=딜라이트닷넷] 당장 현금과 신용카드가 없어도 인터넷쇼핑을 할 수 있게 된다면 어떨까요? 소비자가 물건을 구매하면 결제대행업체가 먼저 그 값을 지불하고 소비자들은 이후 일정 기간에 거쳐 그 대행업체에 대금을 분할납부하는 겁니다. 수수료가 없다면 '파격적'이라 할 수 있겠죠.

실제 이러한 ‘선구매 후결제(BNPL)’ 방식이 해외에서 먼저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BNPL은 ‘지금 바로 구매하고 지불은 나중에’라는 뜻의 ‘Buy now, Pay later’를 줄인 말입니다. 쉽게 말해 ‘디지털 외상’이죠. 신용카드와 비슷한 개념이지만 신용 등급이 낮아도 이용 가능하고 할부 거래 시 수수료가 없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단 연체를 하면 연체료가 부과되고요.

BNPL업체들은 가맹점에서 수수료를 받습니다. 가맹점들이 지불하는 BNPL 수수료는 신용카드보다 2배 정도 비싸다고 알려져 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터넷쇼핑몰들이 BNPL을 도입하는 건 그만큼 이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많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지난해 미국에서 BNPL로 사용한 금액만 250억달러(약 29조원)입니다. 특히 사용자 중 75%가 MZ세대라고 할 만큼 젊은층 사이에서 폭발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선 아직 용어도 생소하지만 이미 미국에선 보편화되고 있는 모습입니다.

BNPL을 도약의 기회로 보고 있는 곳은 핀테크 기업들입니다. 최근 선구매 후결제(BNPL) 스타트업들을 인수하며 몸집을 키우고 있는데요. 미국 온라인 결제업체 페이팔은 일본 BNPL 기업 페이디를 27억달러(약 3조1700억원)에 인수했고요. 트위터 창업자 잭 도시가 이끄는 모바일 결제업체 스퀘어도 호주 BNPL 기업 에프터페이를 약 33조원에 인수했습니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아마존도 움직였습니다. 지난 8월 말 아마존은 미국 BNPL 스타트업인 ‘어펌 홀딩스’와 제휴 방식을 맺은 겁니다. 어펌 주가가 상승했음은 물론이고요. '공룡 e커머스'가 BNPL 서비스를 도입한 건 하나의 큰 상징이 됐습니다. BNPL이 비자나 마스터카드, 페이팔 등과 나란히 결제방식 중 하나로 인정받게 된 것으로도 볼 수 있으니까요.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어떨까요? BNPL 서비스가 아예 없는 건 아닙니다. 제한적으로나마 쿠팡과 네이버가 시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일부 고객 대상으로 쿠팡은 지난해부터 ‘나중결제’라는 이름으로 BNPL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쇼핑을 먼저 하면 다음달 15일 자동이체 되는데요. 최대 6개월 무이자 할부에 만원도 할부결제가 가능합니다. 네이버도 지난 4월부터 일부 스마트스토어에서 사용이 가능하도록 운영하고 있습니다. 매월 5·15·25일 중 선택한 날짜에 등록된 계좌에서 금액이 빠져나갑니다.

BNPL 서비스가 누구에게나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은 장점이면서 동시에 단점이 되기도 합니다. 19세 이상만 되면 누구나 신용 등급 상관없이 이용할 수 있다 보니 자칫하면 저신용자 혹은 수입이 불안정한 젊은층 채무 부담을 늘릴 수도 있죠. MZ세대 과소비를 유발할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이에 따라 쿠팡과 네이버도 현재는 금액 한도를 정하고 일부 가입자들에게만 시범 운영을 하고 있습니다. BNPL 서비스도 온라인시장 확대에 따라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될까요? 국내에서도 미국에서처럼 활성화될 수 있을지 아직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이안나 기자 블로그=슬기로운 소비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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