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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 IT] 수차례 질문 받은 “플립 써보니 어때?”…‘갤럭시Z플립3’ 한 달 사용해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플립 샀네? 사용해보니 어때?”, “아직 고민 중인데 사진 찍을 때 편해?”

갤럭시Z플립3 구매 후 인스타그램·카카오톡 등 여러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인증’을 했다. 그 덕에 오랜만에 연락을 주는 지인들은 모두 이 접는(Foldable, 폴더블) 스마트폰에 대한 질문으로 안부를 건넸다. 빠른 예약구매로 사전개통일 첫날인 8월24일 실물을 받았기에 더 많은 관심을 받았던 듯하다.

플립3를 사용해보니 어떠냐는 질문에 조목조목 분석적으로 대답한 적은 없다. 대다수 사람들처럼 ‘예뻐서’ 산 게 가장 큰 이유이기 때문이다. 한 달 반 가까이 사용하면서도 폴더블폰 장점으론 여전히 생산성보단 디자인적 관점에서 더 크게 와닿는다. 가족 중 한 명은 플립3가 아기자기하단 이유로 1년이 채 되지 않은 ‘아이폰12프로맥스’에서 갈아탔다. 성능 말고도 ‘감성’의 힘이 생각보다 강력하다는 걸 실감한다.
갤럭시Z플립3가 ‘대박’이 난 만큼 길거리에서도 점차 플립 사용자들이 눈에 띈다. 희소성이 떨어진다고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개성을 살릴 수 있는 다양한 폰꾸미기 방법이 생겨나고 있다. 기존 바(Bar)형 스마트폰과 달리 케이스를 여러 색상 및 스트립·링 등으로 조합하면 완전히 다른 느낌으로도 전환할 수 있다. 현재는 보호 기능 없는 얇은 케이스보단 좀 더 두꺼운 정품 실리콘케이스를 장착하고 다닌다. 두께가 두꺼워지는 건 불가피하지만 기존 스마트폰(갤럭시S10 5G) 대비 더 묵직하다거나 무거워졌다는 느낌은 덜하다.
폰꾸미기는 내외부 디스플레이 활용만으로도 가능하다. 갤럭시Z플립3가 전작 대비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외부 디스플레이 크기다. 넓어진 화면엔 자신이 찍은 사진과 영상, 혹은 다양한 GIF파일을 배경으로 설정할 수 있다. 이외에도 외부 디스플레이 배경화면에 쓸 수 있는 다양한 애니메이션·연예인 ‘움짤’들을 인터넷 검색 한 번만으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최근 유행 중 하나는 내부 디스플레이 잠금화면을 과거 폴더폰이나 닌텐도 게임기 모습으로 설정하는 것이다.

접은 상태에서 삼성페이를 사용할 수 있다는 건 정말 큰 편리함이다. 사용 초반 부모님 세대가 운영하는 식당에서 삼성페이 결제를 위해 플립3를 내밀었을 땐 “이게 뭐야, 나 할 줄 몰라”라는 반응에 설명을 덧붙여야 하기도 했다. 그러나 몇 주 후 다른 식당 사장님은 “살까 고민 중인데 한번 열어봐도 되나요?”라고 물었다. 중장년층에서도 관심이 있다는 걸 확인한 순간이다. 이외에도 폰을 열지 않고 걸음 수, 알람, 음성녹음 등을 설정·확인할 수 있다.

처음엔 메신저를 확인하고 답장할 때마다 화면을 접었다 펴는 게 ‘귀찮다’는 느낌도 받았다. 또한 화면 접히는 부분이 점점 선명해지는게 아닐까 싶어 접었다 펴는 행위를 최소화하기도 했다. 이동할 때 화면을 펴고 다니며 플립의 의미를 무색하게 하곤 했다. 단 이런 모습은 한 달 이상 사용하며 사라졌다. 접고 펴는 과정은 무뎌지고 익숙해졌다. 일상생활에선 화면을 180도로 쫙 펴기보다 살짝 굽혀 사용하는 게 버릇이 됐다. 스마트폰을 옆에 두고 업무를 할 때도 거치대를 쓸 필요 없이 45도가량 세워 알림을 확인한다.
브이로그 등 일상생활을 영상으로 찍을 때 편리함이 커졌다.
브이로그 등 일상생활을 영상으로 찍을 때 편리함이 커졌다.
카메라 성능은 아쉬운 편이다. 근거리 사진이나 셀피 촬영은 문제 없지만 원거리에 있는 피사체를 찍기 위해 화면을 확대하면 금세 화질이 저하된다. 해외여행 등 놀러나갈 일이 적으니 그나마 아쉬움이 덜하다. 사진을 찍는 사람과 찍히는 사람이 동시에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듀얼 프리뷰’ 기능은 꽤 유용하다. 상대방이 원하는 구도에 맞춰 '인생샷'을 찍어줄 수 있다. 플립3는 화면을 구부렸을 때 상단은 촬영, 하단은 제어창이 나타나는 플렉스 모드가 탑재됐다. 이 기능은 특히 영상 촬영 때 편리하다. 기존 바형 스마트폰은 영상 촬영시 가로로 들고 새끼손가락으로 받쳐야 하는 구조다. 플립에선 편하게 한 손으로 들고 촬영할 수 있다. 물론 가로 촬영도 가능하다.

사실 영상을 보며 인터넷 서핑을 하는 등 긴 화면을 분할해 사용하는 일은 많지 않다. 사용 효율화를 위해 고려할 수 있는 기능이지만 그런 생각으로 잘 이어지지 않는다. 바형 스마트폰에서 사용경험이 너무 익숙한 탓도 있다. 넷플릭스나 인스타그램 사진 등록시 화면 여백이 생겨난다. 일부 게임에선 화면 비율 호환이 완벽하지 않은지 여백이 생겼다 없어졌다 하는 현상도 있다. 사용시 불편한 건 아니지만 넓은 화면을 제대로 활용하고 있지 못하는 느낌이다.
'브롤스타즈' 게임을 실행하면 경우에 따라 화면이 가득차거나 여백이 생긴다.
'브롤스타즈' 게임을 실행하면 경우에 따라 화면이 가득차거나 여백이 생긴다.
볼륨키 위치 또한 아쉬움을 야기한다. 플립3를 펼쳐 바 형태로 사용하다 보면 한 손으로 볼륨키를 조작하는게 불가능하다. 좌측에 있을 경우 중지나 검지로 줄일 수 있지만 플립3 볼륨키는 오른쪽 상단에 위치한다. 더군다나 폰 비율 자체가 22대9로 길어졌기 때문에 볼륨키를 조작하기 위해선 오른손 자체가 위로 한 번 올라갔다가(?) 내려와야 한다. 그 아래 있는 지문인식(빅스비) 키도 동일한 이유로 살짝 불편하다. 인터넷쇼핑 등 결제나 본인확인 용으로 지문인식 쓸 일이 많아진다는 점에서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단 지문인식률 자체는 엄처안다. 이전 스마트폰에서 화면 중앙 지문 인식은 '실패'로 뜨는 경우가 다반사였는데 플립3에선 손가락이 닿기만 해도 인증이 곧바로 이뤄진다.

‘실험실’ 탭에선 ‘모든 앱에서 멀티윈도우 지원’ 기능을 실험하고 있다. 가령 기존엔 넷플릭스 영상 재생 시 자동으로 가로모드만 지원한다. 실험실 탭을 활성화시키면 화면을 구부렸을 때 상단에만 화면이 재생되고 하단엔 제어창이 뜬다. 사용자는 클릭 한번으로 화면 캡처와 밝기, 음량 조절이 가능하다. 아직까진 카메라 모드에서만 활성화돼있는 플렉스모드 활용도를 점차 넓혀가려는 시도로 보인다. 배터리가 지나치게 빨리 닳는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 평소 스마트폰을 충전시키며 업무를 하는 버릇 때문이기도 하지만 집에서 서핑을 하고 영상을 볼 때도 무난한 수준이었다.
폴더블폰을 ‘스마트’하게 쓰지 않다 보니 플립3만의 고유 매력을 100% 경험했다고 말하긴 어렵다. 하지만 전화·인터넷·영상·SNS·카메라 등 기본 기능들을 충실히 사용하면서 느낀 것은 접어야만 하는 필요성은 부족했을지라도 그로 인한 부가적인 편리함은 늘어났다는 점이다. 바지 주머니나 조그마한 핸드백에 들어갈 땐 ‘잘 샀다’는 생각이 든다. 접는 구조이기 때문에 불편한 점은 아직까지 발견하지 못했다. 삼성전자 중고폰 추가보상 프로그램까지 이용하면 최대 15만원을 더 지원 받을 수 있다. 처음 폴더블폰을 경험하고 싶어 구매를 고민하고 있는 사용자라면 구매 후 후회할 일은 크게 없을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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