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한국 문화 훔치기’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최근 중국이 내년 개최할 동계올림픽을 위해 제작한 홍보 영상 ‘얼음과 눈이 춤춘다’가 논란이 됐는데요. 영상 속에서는 중국 가수와 역대 메달리스트들 뒤에서 한복을 입은 무용수들이 춤을 추고, 상모를 돌리는 모습이 포착됐지요.
특히 중국 게임사에서 우리나라 전통 의상 한복을 또 표절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여성향 게임 개발사 ‘에어캡(대표 현지민)’은 중국 게임 개발사 ‘Zishi Technology limited’에서 서비스하는 시뮬레이션 게임 ‘꽃피는 달빛’이 자사의 모바일 드레스업 게임 ‘걸 글로브(GIRL GLOBE)’의 한복 브랜드 세트를 무단 도용했다고 밝혔습니다.
도용된 한복 세트의 이름은 한국 챕터 첫 스토리 콘텐츠에서 이용자들이 최초 보상으로 얻게 되는 ‘보라빛 향기’입니다. 국내 한복 브랜드 ‘한국의상 백옥수’가 디자인한 한복으로, 개발사 측에서 메인 이미지로 활용했습니다. 이 브랜드는 방탄소년단(BTS) 뮤직비디오 ‘아이돌(IDOL)’, ‘대취타’에 나온 한복을 디자인해 유명세를 떨쳤지요.
중국 게임 꽃피는 달빛에서는 ‘호수 안개’ 세트로 이름을 바꾼 뒤, 이용자들에게 이벤트 의상으로 지급한 바 있습니다. 위 사진을 보시면 왼쪽 보라빛 향기 세트의 한복 저고리와 한복 치마, 실제 브랜드 화보에서 사용했던 꽃 소품까지, 오른쪽 호수 안개에서 동일하게 표절된 모습입니다.
사실 한복이 중국 게임사에 도용 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앞서 지난해 11월 중국 게임사 페이퍼게임즈가 국내에 출시했던 스타일링 게임 ‘샤이닝니키’에 한복을 모티브로 한 의상이 업데이트 되자 중국 네티즌들은 “한복은 조선족의 의상이기 때문에 중국의 것이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던 사례가 있었지요.
또, 중국 게임사 클릭터치가 2018년 출시했던 모바일 게임 ‘황제라 칭하라’ 속 캐릭터의 청나라 의복이 지난 2016년 종영한 SBS 드라마 ‘달의 연인 - 보보경심 려’ 속 배우 이지은(가수 아이유)이 입었던 한복과 비슷하다는 논란도 있었습니다.
이는 중국이 문화 동북공정을 펼치고 있는 셈인데요. 여기서 동북공정의 뜻은 ‘동북 변방의 역사와 현재 상황 계열의 연구 사업’으로, 중국 국경 안에서 전개된 모든 역사를 중국 역사로 만들기 위해 2002년부터 중국이 추진한 연구 프로젝트를 말합니다.
한국의 한복 문화를 버젓이 자기네 나라 것으로 홍보하고 있는 행태도 이에 속합니다. 중국의 동북공정은 한국의 김치나 한복 등에 대한 전통문화, 독립운동가 등의 출생지 왜곡 등 다양한 형태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일부 중국 게임사들의 한복 훔치기에 이어 올림픽 영상까지, 잊을만 하면 한복 동북공정이 등장하고 있어 국가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일부 중국 게임사들의 한복 동북공정이 끊이지 않는 이유에 대해, 서경덕 성신여대 교양학부 교수는 “아시아의 문화 주도권이 중국에서 한국으로 넘어간다는 위기감을 느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진단했습니다.
서경덕 교수는 “중국산 게임을 플레이하다 역사왜곡 부분을 발견하게 된다면 그저 분노에만 그쳐선 안된다”면서 “해당 중국 게임사 측이 이를 수정할 수 있도록 이끄는 것이 중요하며, 단순 감정 대응이 아니라 논리 정연한 항의 메일을 지속적으로 보내는 게 보탬이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