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신용·체크카드 사용액에 따라 금액 일부를 환급해주는 상생소비지원금(카드캐시백)를 정책을 두고 유통업계 형평성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온라인 장보기 수요가 높아지는 가운데 쿠팡·SSG닷컴·11번가 등은 캐시백 대상에서 제외되고 마켓컬리에서 소비는 실적에 포함된다.
28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민간 소비진작을 위해 총 7000억원 예산을 투입하는 카드 캐시백을 내달 1일부터 2개월간 시행한다. 카드 캐시백은 10~11월 중 카드를 올해 2분기(4~6월) 월간 카드 평균 사용액보다 3% 이상 더 쓰면 초과분의 10%를 현금성 포인트로 돌려주는 제도다. 1인당 월 10만원까지 지급해 두 달간 최대 20만원을 받을 수 있다.
정책 목적이 소비진작이 목적인 만큼 카드 실적 인정 범위는 국민지원금보다 훨씬 넓어졌다. 대형마트·백화점·대형 종합 온라인몰·홈쇼핑(공영홈쇼핑 제외) 등 일부 업종은 제외했다. 거래규모가 크거나 종합적으로 물건을 파는 곳으로 소상공인 지원 취지와 맞지 않는다는 판단이다. 단 온라인몰 중 전문 온라인몰과 중소규모 온라인몰 결제액은 실적 적립이 가능하다.
즉 쿠팡·11번가·SSG닷컴·위메프 등은 제외되고 마켓컬리(식료품)·야놀자(숙박)·예스24(전시·문화)·배달의민족(배달) 등은 실적에 포함된다.
우선 마켓컬리는 치열힌 e커머스 시장에서 카드 캐시백 수혜를 얻을 수 있게 됐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온라인 장보기 시장이 커져가면서 가정간편식(HMR)과 신선식품 수요는 매월 증가 추세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7월 온라인쇼핑 거래액 중 전년동월대비 크게 증가한 상품군은 음식서비스(72.5%)와 가전·전자·통신기기(48.3%), 음·식료품(30%) 등이다. 이에 종합몰들은 물론 홈쇼핑들도 식품 카테고리를 늘리는 추세다. 이는 신선식품을 앞세운 새벽배송 시장이 급성장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마켓컬리는 내년 상반기 기업공개(IPO)를 목적으로 본격적인 몸집 키우기에 돌입했다. 회사 입장에선 쿠팡·SSG닷컴이나 홈쇼핑 등 막강한 경쟁사들과 달리 카드 캐시백을 지원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소비자들에게 내세울 수 있는 셈이다. 마켓컬리는 전날 샛벽배송 서비스를 지원하지 않는 지역에도 택배배송 주문 마감시간을 오후 8시에서 10시로 연장하기로 했다.
마켓컬리 관계자는 카드 캐시백 영향에 대해 “신규 고객이 늘어나기보단 기존 고객들의 구매 빈도가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업계에선 마켓컬리가 식료품 전문몰로 분류된 것에 대해 기준이 모호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마켓컬리는 식료품 중심으로 성장하긴 했지만 최근엔 비식품 비중을 늘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초기엔 식품과 연관된 주방가전과 생활용품으로 범위를 늘렸지만 현재는 냉장고·TV 등 대형가전과 닌텐도·노이즈캔슬링 헤드폰, 갤럭시Z폴드3 등 스마트폰도 판매하고 있다. 스킨케어·메이크업 제품과 캠핑용품, 렌터카·호텔 예약 상품도 판매 중이다.
실상 패션 상품을 제외하곤 전 영역에 걸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2분기 대비 카드 실적을 늘려야 하는 소비자들은 마켓컬리에서 장보기는 물론 고가 제품인 대형·디지털 가전을 구매해 환급액을 받는 것이 가능한 셈이다. ‘집콕’ 시간 증가로 홈엔터테인먼트 상품과 가전제품 인기가 높아진 상황에서 컬리 비식품 매출 확대로도 기회가 이어질 수 있다.
마켓컬리는 비식품 비중이 전체 25%에 그쳐 여전히 식품 중심으로 판매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컬리 거래액 규모 및 취급 상품군들을 볼 때 다른 온라인몰들과 형평성 면에서 공정치 못하다는 의견이다. 마켓컬리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약 9531억원으로 전년(4290억원)대비 123.7% 증가했다.
대형 종합몰 관계자는 “마켓컬리와 종합몰이 취급하고 판매하는 상품은 거의 비슷한 상황인데다 종합몰 역시 신선식품들을 판매할 땐 산지 직송 등 지역 농산물을 기반으로 유통한다”며 “컬리를 식료품 전문몰로 적용한 기준에 의문이 든다”고 전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비슷한 상품을 구매하는데 카드 캐시백 지원 유무가 달라져 혼란스러울 수 있기 때문에 상세한 기준이 안내된다면 소비자에게도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