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카카오가 3000억원 규모의 상생기금을 조성하겠다고 발표한 가운데 소상공인 업계가 면피용 대책에 불과하다고 혹평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16일 오전 논평을 통해 “협의도 전혀 없는 이번 발표는 눈 가리고 아옹식”이라며 “카카오는 골목상권 업종에 대한 무분별한 침탈 중지를 선언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 14일 카카오 김범수 카카오 의장은 ▲골목상권 논란 사업 철수 및 혁신 사업 중심으로 재편 ▲ 파트너 지원 확대를 위한 기금 5년간 3000억원 조성 ▲케이큐브홀딩스의 사회적 가치 창출 집중 등 회사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는 내용의 상생안을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연합회는 “소상공인연합회를 비롯한 관련 단체와의 협의도 전혀 없었고, 구체적 내용도 결여됐다”며 “이번 발표는 눈 가리고 아옹식으로, 몸통은 덮어둔 채 꼬리 자르기로 일관한 면피용 대책”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공정거래위원회가 김범수 카카오 의장에 대한 제제 절차를 밟고 있는데다 국감에서 김 의장에 대한 증인 채택 여론까지 높아지는 상황에서 이를 일시적으로 모면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소상공인연합회 소속 업종단체이기도 한 대리운전 시장과 헤어숍을 비롯해 문어발을 넘어 지네발로 골목상권을 침탈하고 있는 카카오가 당장의 부정적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발표했다는 것이 연합회측의 판단이다.
연합회측은 “카카오는 큰 틀에서 골목상권 논란 사업들을 철수하겠다는 원칙을 밝혔지만, 사업 철수가 구체화된 서비스는 카카오 모빌리티의 꽃, 간식, 샐러드 배달 중개서비스 중 한 둘에 불과하다”며 “거센 반발을 사고 있는 대리운전 시장, 카카오 헤어샵 등은 언급되지도 않았다”고 지적했다.
카카오톡 앱에서 인근 미용실을 예약할 수 있는 '카카오 헤어샵'은 고객의 첫 방문 때 수수료 25%를 받고, '카카오톡 선물하기'의 평균 수수료는 약 10%대로, 여타 플랫폼보다 2배 이상 비싸다.
또한 중소 제조사의 상품 등을 소비자가 주문할 수 있는 카카오메이커스 역시 판매 수수료가 25~30% 사이로, 독과점화 되어있는 빅테크 플랫폼을 무기로 카카오가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연합회측은 “골목상권 침탈 야욕을 포기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꼬리 자르기를 빌미로 대리운전과 헤어숍 등 본격적으로 침탈 중인 시장을 적극 공략하겠다는 선전포고”라며 “카카오가 진정성 있는 상생을 내세우고 싶다면, 당장 대리운전과 헤어샵 예약 등 소상공인의 생존을 위협하는 시장에서 즉각 철수하고, 여타 골목상권 업종에 대한 무분별한 진출 중지를 선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함께 연합회는 정부와 국회에도 문제해결 방안을 마련해줄 것을 촉구했다.
연합회는 “정부와 국회도 계류 중인 온라인플랫폼 공정화법 제정에 즉각 나서 카카오를 비롯한 빅테크 기업의 횡포를 제어할 수 있는 방안을 수립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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