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포털로 출발한 네이버가 다양한 플랫폼과 서비스들로 영역을 대폭 확장하고 있다. 이용자 경험을 위한 체질 개선뿐만 아니라, 중소상공인(SME) 및 창작자들과 이용자들을 연결해 디지털 비즈니스 시너지를 도모하는 데 골몰하는 모습이다. 이용자가 보는 앞단의 변화가 이 정도라면, 개발 뒷단에선 보다 과감하고 치열한 고민이 필요하다. 이에 디지털데일리는 네이버를 움직이는 기술 리더들을 마블 캐릭터에 빗대 ‘네이버 어벤저스’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들의 연속 인터뷰를 통해 국내 최대 인터넷 기업의 속 깊은 고민과 핵심 경쟁력의 원천을 짚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디지털데일리 권하영 기자] “지금까지 네이버의 통합검색이 수많은 문서들을 다양한 컬렉션 단위로 제공하는 구조였다면, 이제는 검색 의도를 더 명확하게 분석해 그에 따른 검색결과를 빠르게 제공하는 패러다임으로 전환했습니다. 그중에서도 지식스니펫은 이 패러다임에 가장 부합하는 서비스이죠.”
지난해 코로나19 확산 이후 정부의 지침이나 정책을 확인하기 위해 네이버 검색을 유용하게 이용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코로나’라고만 검색해도 실시간 확진자 수와 누적 통계치를 보여주거나, ‘거리두기’라고만 검색해도 지역별 거리두기 단계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나타낸 것들 말이다.
이처럼 사용자의 검색 의도를 파악해 ‘진짜’ 원하는 정보가 무엇일지 분석하고 이를 발 빠르게 찾아 상단에 보여주는 네이버의 검색 서비스가 바로 ‘지식스니펫’이다. ‘스니펫’이란 대화나 음악의 ‘한 토막’을 의미하는 말인데, 실제 구글과 네이버 등 검색엔진에서는 검색시 핵심 내용을 추출해주는 기능을 말한다.
네이버는 지난해 5월부터 이 지식스니펫을 통합검색에 적용했고, 국가 정책들뿐만 아니라 국내 관심사나 트렌드에 따라 핵심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지식스니펫을 비롯한 네이버의 질의응답 관련 연구개발을 맡고 있는 신동욱 Question Answering팀 리더<사진>가 ‘네이버 어벤저스’ 인터뷰에 나섰다.
◆ 사용자의 ‘진짜’ 검색 의도를 파악한다
네이버의 ‘지식스니펫’은 수많은 문서 중에서 사용자가 검색한 의도에 부합하는 정보를 자동으로 추출해, 사용자에게 도움이 될 만한 정보는 상단에, 정보의 출처는 하단에 보여주는 서비스다. 사용자가 필요로 하는 정보를 가장 먼저 볼 수 있게끔 하는 것으로, 그만큼 사용자의 ‘의도’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사용자가 ‘인스타(그램) 계정 삭제 방법’ ‘독감 코로나 차이’ 등을 검색한다면 질의의 의도를 바로 파악할 수 있겠지만, ‘고양이 블루베리’와 같이 의도가 생략됐거나 명시적으로 드러나지 않는 질의도 있을 것이다. 이때 네이버는 이를 보다 쉽게 분석하고 분류할 수 있는 자체 분류체계를 만들어 활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고양이 블루베리’라는 질의에 대해서는 ‘고양이 블루베리’로 시작하는 다른 질의들을 분석해 이 질의가 ‘고양이가 블루베리를 먹어도 되는지’를 확인하려는 의도를 담고 있다고 추정할 수 있다. 사용자 질의와 예상 답변 유형을 기반으로 의도 레이블을 정확하게 할당하고, 관련 메타정보를 제공하는 식이다.
신동욱 리더는 “지식스니펫의 궁극적인 목표는 사용자 의도에 맞는 정보를 담은 문서를 잘 찾아주어서, 고품질의 신뢰도 높은 문서들이 더 많은 주목을 받도록 하는 것”이라며 “이를 통해 양질의 문서가 더 많이 생산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사용자들이 검색 결과를 더욱 신뢰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자 한다”고 말했다.
◆ 하이퍼클로바·비전AI 등 신기술 총집합
지식스니펫은 정보의 성격에 따라 ‘텍스트’나 ‘리스트’ 또는 ‘테이블’ 형태로 추출된다. 지식스니펫에는 얼마나 검색 의도에 충실한 문서(Deep Intent)인지 분석(Analysis)해 반영하는 기술 모델인 다이아플러스(D.I.A+)도 적용돼 있는데, 이를 통해 답변 영역을 하이라이팅 하는 기능도 가능하다.
예컨대 ‘하리보 한봉지 칼로리’를 검색했을 때 지식스니펫에서 해당 제품의 칼로리 부분에 정확히 하이라이팅 해주는 식이다. 다이아플러스는 추출 영역 내에서도 가장 정보성이 높은 부분을 정확하게 탐지해서 보여주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실제 다이아플러스가 적용된 이후 노출대비클릭률(CTR)도 상승했다.
최근에는 네이버의 초거대 인공지능(AI)인 ‘하이퍼클로바’를 비롯해 ‘비전 AI’ 기술 등을 적용하는 고도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신 리더는 “올 10월부터는 비전 AI 기술이 접목된 지식스니펫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라며 “단순히 문서 내 이미지가 노출되는 게 아니라 실제 도움이 될 만한 이미지들이 함께 노출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하이퍼클로바도 적극 활용할 예정이다. 신 리더는 “현재로는 지식스니펫에 최고 수준의 아웃풋을 제공할 수 있는 것이 바로 하이퍼클로바”라며 “사용자가 입력한 질의를 답변하기 쉬운 형태의 질의로 이해한다거나 답변을 기반으로 적절한 질문을 제안하는 식의 다양한 활용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신 리더는 “지식스니펫은 구글 등 해외 검색엔진과 비교해 좀 더 국내 사용자들의 검색 니즈에 기민하게 대응한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라며 “명확한 검색 의도에 대응하는 측면에서 지식스니펫의 역할은 앞으로 더 중요해질 것이고, 네이버 역시 더 많은 사용자들이 만족도 높은 검색을 경험하도록 발전시켜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