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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어벤저스] “네이버 검색이 달라졌어요” 진화된 ‘토픽별 검색결과’

국민 포털로 출발한 네이버가 다양한 플랫폼과 서비스들로 영역을 대폭 확장하고 있다. 이용자 경험을 위한 체질 개선뿐만 아니라, 중소상공인(SME) 및 창작자들과 이용자들을 연결해 디지털 비즈니스 시너지를 도모하는 데 골몰하는 모습이다. 이용자가 보는 앞단의 변화가 이 정도라면, 개발 뒷단에선 보다 과감하고 치열한 고민이 필요하다. 이에 디지털데일리는 네이버를 움직이는 기술 리더들을 마블 캐릭터에 빗대 ‘네이버 어벤저스’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들의 연속 인터뷰를 통해 국내 최대 인터넷 기업의 속 깊은 고민과 핵심 경쟁력의 원천을 짚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왼쪽부터 토픽모델링의 김진홍 리더, 시스템의 심상옥 리더, 랭킹모델링의 박정아 리더
왼쪽부터 토픽모델링의 김진홍 리더, 시스템의 심상옥 리더, 랭킹모델링의 박정아 리더

[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검색은 때로 ‘건초더미에서 물건 찾기’로 비유됩니다. 토픽(주제)별 검색 서비스는 ‘건초더미 뒤지는 건 네이버가 할 테니, 이용자는 찾아놓은 물건들을 가져가기만 하세요’ 하는 거예요. 그동안 네이버는 ‘어떻게 하면 정보를 잘 정리해서 전달할까’를 고민해왔고, 토픽별 검색은 그 철학의 연장선입니다.”

네이버가 오는 9월 ‘토픽별 검색 결과’ 서비스를 정식 출시한다. 토픽별 검색은 말 그대로 주제별 검색 결과 콘텐츠를 묶어주는 서비스로, 예컨대 이용자가 검색창에 ‘인테리어’만 입력해도 ‘인테리어 소품’ ‘인테리어 시공 후기’ ‘온라인 집들이’ 등으로 토픽이 자동 분류된다. 이용자가 원하는 주제의 검색 결과를 골라 볼 수 있게 한 것. 네이버는 지난달 24일 토픽별 검색 베타서비스를 오픈했고, 그 결과 기존 대비 평균 50% 더 많은 콘텐츠 클릭율을 달성하는 등 성과를 내고 있다.

이와 관련해, 토픽별 검색 서비스 개발 조직에 몸담고 있는 김진홍 토픽모델링 리더, 박정아 랭킹모델링 리더, 심상옥 시스템 리더가 ‘네이버 어벤저스’ 인터뷰에 나섰다.

◆ 문서·주제 자동 분류→고품질 문서 선별·전달

네이버는 지난 20년간 ‘블로그’ ‘카페’ ‘지식iN’ ‘웹’ 등 단위별로 검색 결과를 제공하는 통합검색 모델로 큰 성공을 거뒀다. 하지만 사용자의 검색 니즈와 문서의 형태가 점차 다양해지면서, 네이버 안에서는 더 나은 검색 결과를 위한 고민이 적지 않았다.

김진홍 리더는 “최근 특정 니즈를 가진 사용자들을 겨냥한 이른바 ‘버티컬 앱’이 인기를 얻고 있다는 데서 착안해 토픽별 검색결과 서비스에 대한 아이디어가 나왔다”면서 “블로그 검색 결과, 카페글 검색 결과만 따로따로 보는 게 아니라 이용자가 원하는 토픽에 맞는 콘텐츠를 모아 볼 수 있도록 해야겠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네이버에 따르면, 이러한 토픽별 검색 결과를 제공하려는 시도는 전세계에서 네이버가 처음이다. 그런 만큼 개발 과정에서 우여곡절도 많았다. 김진홍 리더는 “참고할 수 있는 선례가 없다는 점이 가장 큰 어려움이었다”면서 “사용자가 작성한 모든 문서들을 분석해서 가장 적절한 분류체계를 만드는 일부터 시작했고, 검색 시스템 역시 ‘동시에 여러 토픽을 한 번에 다루는’ 시스템을 새로 설계해야 했다”고 말했다.


토픽별 검색 결과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토픽’을 어떻게, 어디까지 분류할 것인가가 관건이었다. 이에 네이버는 최신 딥러닝 모델을 적용해 문서(콘텐츠)의 ‘주제’와 ‘장르’를 자동으로 분류하는 ‘문서 분류기’ 기술을 개발했다. 예를 들어 ‘패션’ ‘여행’ ‘요리’ 등으로 나눠지는 ‘주제’를, 그리고 ‘추천’ ‘리뷰’ ‘분석’과 같이 전달 방식을 의미하는 ‘장르’를 각각 분류해 사용자의 의도를 세분화 하는 것이다.

문제는 분류해야 할 ‘주제’와 ‘장르’가 너무 많다는 것이다. 박정아 리더는 “세상 모든 콘텐츠의 주제와 장르를 전부 아우르는 것은 실질적으로 불가능하다”면서 “그래서 AI에게 모든 정답을 알려주지 않고 대신 정답과 비슷한 사례를 유추해서 알려주는 식으로 전체 학습 데이터를 구축해 시간과 비용을 절약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네이버는 토픽별로 전문성 있는 창작자(네이버 인플루언서)가 작성한 고품질의 문서를 랭킹 상단에 노출하는 검색 모델을 만들어 통합하는 작업을 했다. 심상옥 리더는 “토픽별 검색결과 서비스를 기존 네이버의 검색 시스템에서 구현하려면 복잡하고 무거운 연산이 필요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불가능했다”면서 “그래서 저희는 고품질의 토픽 문서를 미리 선별해서 준비해두고, 사용자가 검색할 때 준비해둔 문서들을 통합해서 빠르게 전달하는 시스템을 설계하고 개발했다”고 말했다.

◆ 취미 관련 키워드서 이용자 클릭율 평균 50% 증가

네이버는 베타 버전 이후 오는 9월 키워드별로 정식 서비스를 순차 오픈할 계획이다. 현재 40여개인 적용 키워드는 올해 안에 수만개 규모로 늘린다. 김진홍 리더는 “이번 베타서비스만으로도 사용자들의 토픽별 검색에 대한 니즈가 높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예를 들어 취미 관련 키워드에서 기본 정보를 잘 분류해놓은 것만으로도 이용자들은 기존보다 평균 50% 정도 더 많은 문서를 클릭했고, 새롭게 소비되는 문서의 수도 기존 대비 약 3.9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앞으로 네이버는 이용자들이 네이버에서 굳이 여러 번 검색하지 않고도 쉽게 정보를 찾을 수 있도록 서비스를 더 고도화 할 방침이다. 토픽별 검색 결과가 확대되면 될수록 사용자의 의도와 관심사를 더 잘 파악할 수 있는 선순환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김진홍 리더는 “기존에는 사용자가 개별 문서를 열람했을 때 그 문서에 대한 선호도 외에는 파악할 수 있는 정보가 제한적이었다”며 “하지만 토픽별 검색 결과에서는 사용자가 구체적으로 어떤 분야에 관심이 있는지 수월하게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의도에 맞는 결과를 만들어 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진홍 리더는 “토픽별 검색결과 서비스는 네이버 검색 사용자에게 편의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창작자들에게도 새로운 성장 기회를 제공한다”면서 “창작자들은 검색결과를 통해 사람들이 어떤 토픽에 관심이 많은지 알 수 있기 때문에 더 사용자의 관심사에 맞는 신규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만큼 좋은 콘텐츠들이 제작돼 사용자에게는 더 좋은 검색 결과를 제공하고, 창작자에게는 더 많은 노출 기회를 제공하는 긍정적인 콘텐츠 생태계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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