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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반도체 굴기 안 끝났다…美 견제에도 장비 '싹쓸이'

- 반도체 장비 구매 지속…SMIC, 내년 14nm 칩 양산 목표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중국 반도체가 연이은 위기에도 투자를 강행하고 있다. 미국 견제와 자국 업체 파산 등을 극복하고 ‘반도체 굴기’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국은 반도체 장비를 대거 사들이고 있다. 신규 및 중고장비 모두 대상이다. 투입 금액이 한국 대만 등과 유사하거나 더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 램리서치와 KLA, 일본 도쿄일렉트론(TEL) 등의 지난 2분기 최대 매출 지역은 중국이다. 이 기간 ▲램리서치 37% ▲TEL 35% ▲KLA 32% 순이다. ASML의 경우 극자외선(EUV) 장비 영향으로 중국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지만 2분기(17%)에 전기대비 2%포인트 증가했다.

해당 매출에는 중국 공장을 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TSMC 등 글로벌 기업의 몫도 포함된다. 그럼에도 절반 이상을 현지 업체가 차지하는 만큼 적지 않은 투자 규모다.

중고장비 시장에서도 중국의 존재감은 상당하다. 나오자마자 중국 업체들이 쓸어간다는 후문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최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이 선단 공정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구식 장비를 파는 경우가 많은데 중국이 우회경로를 통해 족족 매입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대규모 투자와 별개로 중국 반도체 상황은 좋지 못하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시작한 반도체 제재는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중국 최대 메모리 업체로 꼽히는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의 모회사 칭화유니그룹이 채무불이행(디폴트) 선언에 이어 법정관리 절차를 밟게 됐다.

YMTC와 어깨를 견주는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와 푸젠진화반도체(JHICC) 등도 제자리걸음이다. CXMT와 JHICC는 마이크론의 메모리 특허를 침해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개발 및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 JHICC의 경우 D램 사업을 전면 중단했다. 앞서 수조원 이상 자금 지원을 받은 대형 프로젝트들이 줄줄이 좌초하기도 했다. 7나노미터(nm) 반도체를 생산하겠다던 우한홍신반도체제조(HSMC) 폐업이 대표적인 사례다.

위기 속에도 중국은 반도체 기업 육성을 멈추지 않을 방침이다. 이미 중국 정부는 반도체 굴기를 위해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었다. 특정 반도체 업체의 생산 계획에 대해 정부가 비용을 일부 제공하고 목표치 달성 시 50% 추가 지원하는 방안이다. 이 업체가 만든 칩을 구매하는 기업에는 20%의 정부 보조금이 주어진다. 장비 구매 시 최대 8억5000만위안(약 1500억원)도 지급한다. 자국 생태계에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중국 최대 반도체 수탁생산(파운드리) 업체 SMIC도 2022년부터 14nm 칩 양산에 돌입할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매체는 SMIC가 올해 28nm 제품 대량 생산에 이어 내년에는 14nm 생산을 개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EUV 등 최첨단 장비 확보가 어렵지만 중상위 반도체 위주로 몸집을 키워가겠다는 심산이다. 중국 윙테크는 이달 들어 영국 최대 반도체 업체 뉴포트웨이퍼팹(NWF) 인수를 마무리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중국 반도체가 어려운 상황에 직면한 것은 분명하지만 중국은 여전히 가장 큰 시장”이라면서 “반도체 업계가 중국을 무시할 수 없고 자력갱생이 가능하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한편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반도체 장비 수입 규모는 187억달러(약 21조원)다. 전년대비 39% 오른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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