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월드는 지난 2일 오후 4시20분부터 자동 로그인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용자는 싸이월드 홈페이지에서 자신의 이름과 휴대전화 번호, 생년월일을 입력한 뒤 카카오톡(카카오페이 인증)으로 한차례 더 인증하면 로그인을 할 수 있다.
싸이월드제트는 이번 자동 로그인 서비스를 통해 이용자에게 싸이월드 최초 가입일과 도토리·배경음악(BGM)·게시물·동영상·사진의 개수를 제공한다. 아직 사진이나 게시물을 직접 확인할 수는 없다. 다만 이용자가 과거 싸이월드에 게시했던 사진 1장이 무작위로 노출된다. 이번 서비스는 일종의 ‘맛보기’라는 설명이다.
이용자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대체로 이용자들은 공개된 추억의 사진 1장만으로도 반가움과 기대감을 표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아쉬움의 목소리도 나온다. 싸이월드 재개를 오랫동안 기다려온 이용자들은 단촐한 맛보기 서비스에 허탈한 분위기다.
싸이월드제트는 앞으로 2주 동안 자동 아이디 찾기와 로그인 서비스 등을 점검하면서 본 서비스 일정을 확정할 계획이다. 과연 돌아오는 싸이월드는 어떤 모습일까?
◆ ‘원조 메타버스’ 싸이월드의 메타버스 도전장
싸이월드제트는 싸이월드 서비스 재개를 준비하면서 모바일 버전과 메타버스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모바일 버전은 싸이월드 속 캐릭터인 ‘미니미’가 존재하는 공간 ‘미니룸’이 기존 2D와 3D로 구현될 예정이다. 싸이월드제트는 3D 미니룸을 제작하면서 메이킹 영상을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공개하기도 했다.
새로운 싸이월드의 핵심 키워드는 ‘메타버스’다.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 등의 기술을 접목해 싸이월드에서 메타버스를 구현한다. 미니룸에서 3D 미니미가 걸어다니고 지인들과 커뮤니케이션을 하며 쇼핑 등 문화 생활을 즐긴다는 구상이다. 싸이월드제트는 “싸이월드 클래식 버전과 함께 MZ세대가 원하는 메타버스 버전까지 특별한 싸이월드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하기도 했다.
메타버스 싸이월드와 기존 온·오프라인 유통망을 연결하는 역할은 GS리테일이 담당한다. 싸이월드제트와 GS리테일은 지난달 14일 플랫폼과 유통망을 연결하고 공동 상품을 개발하는 내용의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올해 11월 말에는 싸이월드 내 GS리테일 쇼핑 채널이 단독 개통될 예정이다. 양사는 향후 라이브커머스 영역까지 카테고리를 확대하고, GS리테일 전용 미니홈피를 개설해 방명록을 작성하는 기능도 선보인다.
싸이월드의 사이버머니인 도토리는 이제 페이코인으로도 구매할 수 있다. 싸이월드제트는 지난달 30일 통합결제 기업인 다날과 제휴를 맺고, 도토리를 구매할 때 페이코인(PCI)을 결제수단으로 쓸 수 있게 지원하기로 했다. 페이코인과 비트코인(BTC) 간 연동으로, 싸이월드에서 비트코인 결제도 가능해진다. 양사는 다날 자회사 다날엔터테인먼트가 보유한 저작권을 미니홈피 BGM과 연계하는 사업도 꾀할 방침이다.
◆ ‘그때 그 감성’, ‘지금 이 감성’과 경쟁할 수 있을까?
다만 추억 속 싸이월드가 성공적으로 부활할지는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이미 국내 시장은 카카오톡을 비롯해 페이스북·인스타그램 등 주요 SNS들로 고착화돼 있어 경쟁이 쉽지 않다. 오디오 기반 SNS 플랫폼으로 근래 세계적인 신드롬을 일으켰던 ‘클럽하우스’조차 반짝 인기에 그쳤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싸이월드만 해도 과거 모바일 버전 출시 등 재도전에 나섰다가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한 선례가 있다.
지금까지는 ‘그때 그 감성’을 기억하는 이용자들의 향수를 자극해 관심을 모았다면, 이제는 새로운 서비스로 신규 이용자를 유입하기 위한 확실한 마케팅 포인트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SNS는 그 특성상 광범위한 이용자들이 유입되지 않으면 의미가 없기 때문에 추가적인 콘텐츠나 서비스가 계속 제공되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서비스 재개 시점을 계속 번복하면서 떨어뜨린 신뢰감을 회복하는 것도 과제다. 일각에선 거듭된 연기의 원인이 운영자금 부족이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싸이월드제트 측은 싸이월드 양수금액인 10억원 외에도 이미 수십억원의 운영비용을 감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싸이월드의 컨소시엄 5개사 중에서는 코스닥시장 상장사 스카이이앤앰과 인트로메딕, 신생법인 싸이월드랩스만 공개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