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네이버에서 업무 스트레스를 호소한 직원이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과 관련해 고용노동부가 다수의 직장 내 괴롭힘이 있었던 것을 확인했다. 임금체불 등 노동관계법 위반 행위도 적발했다.
고용노동부는 네이버를 대상으로 특별근로감독을 한 결과, 이 같이 확인했다고 27일 발표했다. 이번 특별감독은 지난 5월25일 노동자 사망 사건이 발생한 이후 사내 조직문화와 근로조건 전반에 대한 심층 점검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실시됐다.
먼저, 사망 노동자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 관련 조사 결과, 사망한 노동자는 임원급 책임리더였던 직속 상사로부터 지속적으로 폭언과 모욕적 언행을 겪고, 의사결정 과정에서도 의도적으로 배제됐으며, 과도한 업무 압박에 시달렸다. 고용노동부는 이러한 행위가 근로기준법에서 금지하는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네이버의 ‘직장 내 괴롭힘 신고채널’ 역시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고 봤다. 사측은 사망 노동자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을 사전에 인지하고도 사실 확인 조사를 진행하지 않는 등 사용자의 조치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는 사안임에도 사측은 이를 불인정하고 일부 신고에 대해 불합리하게 처리했다.
고용노동부는 “이번 설문조사에 나타난 폭언·폭행 및 직장 내 성희롱에 대해선 신고가 가능하도록 별도로 안내하고, 특별감독 이후에도 구체적인 신고가 추가로 접수될 경우 별도 조사를 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임금체불’ 문제도 드러났다. 네이버는 최근 3년간 전·현직 직원에게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 등 금품 86억7000여만원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은 것이 확인됐다.
최근 3년간 12명의 임신 중인 여성 근로자에게 시간외 근로를 시키기도 했다. 이외에 연장근로 한도 위반, 기간제 근로자에 대한 근로조건 서면 명시 위반, 직장 내 성희롱 예방교육 미실시, 임금대장 기재사항 누락 등 노동관계법 위반 행위를 했다.
고용노동부는 네이버의 직장 내 괴롭힘과 임금체불 등 노동관계법 위반 행위 등 사건 모두를 검찰에 송치하고, 과태료 부과 처분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네이버와 같은 정보기술(IT) 업종의 경우 그간 장시간 근로 문제가 빈번하게 지적돼 온 만큼, 직원들의 일‧생활 균형을 위해 근로시간이 준수되도록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김민석 고용노동부 노동정책실장은 “직장 내에서 괴롭힘 근절을 위해서는 경영진의 의지와 정부의 노력이 더욱 필요하다”면서 “이를 위해 관계부처와 합동으로 주요 IT기업 대상 간담회를 통해 기업 문화를 개선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