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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유료방송제도 개선 ‘단기과제’ 먼저…대가 이슈 빠져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광 임혜숙, 과기정통부)가 유료방송 제도 개선방안을 내놓았다. 집권 5년차 문재인 정부 임기가 막바지에 온 만큼, 방송・미디어 중장기 법제 정비방향과 관계없이 현행 법 체계 내에서 가능한 제도 개선방안부터 우선 마련해 시행하겠다는 복안이다. 다만, 유료방송업계 관심사인 콘텐츠 사용료, 홈쇼핑 송출수수료 등에 관한 사항은 제외됐다.

27일 과기정통부는 오송컨벤션센터에서 온라인 공청회를 열고 ‘유료방송 제도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이번에 발표하는 제도 개선방안은 유료방송 시장 성장 정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확산으로 인한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유료방송 규제를 전반적으로 폐지‧완화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유료방송사 자율성을 확대하고 투자와 경쟁을 촉진, 국민 미디어 복지를 신장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설명이다.

과기정통부는 ▲소유 및 겸영 제한 완화 ▲허가·승인·등록제도 개선 ▲인수합병 활성화 ▲지역채널 및 직접사용채널 활성화 ▲채널 구성·운용의 합리성과 자율성 제고 ▲공정경쟁 및 시청자 권익보장 강화 총 6개 항목 24개 과제를 제안했다.

과기정통부는 지상파방송사와 종합유선방송사(SO), 위성방송사,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의 이종·동종 간 소유와 겸영에 대한 규제를 폐지‧완화하기로 했다. 현행법으로는 상호 33% 지분초과 소유제한, 위성방송사업 2개 이상 경영 금지, PP 전체 사업자 수의 20% 초과 경영 금지 제한을 받고 있다.

또한, 실시간TV PP만 등록제로 운영하고 라디오, 데이터, 주문형비디오(VOD) PP는 신고제로 변화한다. 유료방송사업 허가조건도 간소화한다. 조건 부과보다 사전적으로 방향을 제시하고, 허가‧승인 심사 점수로 배점하지 않기로 했다.

인수합병 활성화 방안도 나왔다. 비방송사업 합병의 경우 변경허가‧승인‧등록 절차를 폐지한다. 방송사업 계열 회사 간 합병이라면 신고제로 완화한다. 방송사업 일부 양도 절차는 변경허가‧승인‧등록 1회 절차로 처리한다.

지역채널 방송범위도 확대된다. 현재 지역채널은 지역보도 이외 보도, 해설, 논평 등이 금지돼 있다. 해설‧논평뿐 아니라 지역채널 커머스방송까지 허용하기로 했다. 인터넷TV(IPTV)사는 직접사용채널을 운영하고, 지역채널을 SO 해당 방송구역 내에서 재송신할 수 있게 된다.

유료방송 채널 구성과 운용 자율성도 제고한다. 전체 운용 채널수를 현행 70개에서 100개로 늘리고, SO의 8VSB 채널규제도 없앤다. 일정번호 이상 번호대역에서 홈쇼핑 가이드, 멀티뷰, 채널 포털 등을 허용한다. 연 1회로 한정한 채널번호 변경 횟수도 늘어난다. 테스트PP 채널 운용방안도 마련된다. TV방송만 역외 재송신 승인제를 유지하고, 재송신 승인 유효기간은 사라진다.

아울러, 콘텐츠 제값받기를 위해 SO와 위성방송사 상한요금제는 정액요금제로 전환되고 VOD 이용요금 인상은 신고제로 변한다. 지상파 UHD 재송신을 활성화하기 위해 유료방송사에 인센티브를 부여한다. 재난방송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PP채널에 자막고지 송출 근거도 마련한다.

과기정통부는 “국회에서 법률 개정을 전제로 시행령(대통령령) 개정을 하고 부령・고시 등 하위 법령을 개정하는 단계적 추진이 어려워짐에 따라, 법률 또는 대통령령 내지는 하위 법령을 동시에 단기적으로 개정할 수 있는 내용을 중심으로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공청회에서 수렴한 의견을 반영해 과기정통부는 ‘방송법’ ‘인터넷 멀티미디어 방송사업법’ ‘시행령(대통령령)’ 및 관련 고시 개정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유선방송 시설 변경허가에 관한 업무처리 지침’ ‘유료방송 이용약관 신고 절차’ 등 각종 가이드라인은 연내 정비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다만, 이번 유료방송 제도 개선 내용은 사업자 간 합의가 완전히 이뤄지지 않았다. 사안에 따라 지상파, 위성방송사, SO, PP, 홈쇼핑사 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엇갈리는 부분들이 존재한다. 일례로, SO의 커머스방송 진출은 홈쇼핑사에서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채널 개편을 늘릴 경우, PP들은 유료방송사 협상 영향력만 커진다고 반대한다.

황큰별 과기정통부 뉴미디어정책과장은 “OTT와 비교해 방송법과 IPTV법 규제 수준이 높다. 중장기적 미디어 법제 정비를 완료하고 유료방송 일원화 방안에서 바라봤을 때 법률 개정이 필요하다”며 “현 정부 차원에서 규제를 풀어줄 수 있는 부분을 고민했으며, 적극적으로 해석해 신속하게 할 수 있는 규제부터 해소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물론, 상대에 대한 규제 완화가 어떤 사업자에게는 불이익으로 여겨져 이해관계에 따라 상호 강하게 반대할 수 있는 부분은 있다”며 “지역채널, 재송신, 커머스 방송 부분들은 명확하게 이해가 갈린다. 공청회 이후 14일간 의견을 들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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