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마이크로소프트(MS)는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운영체제(OS) ‘윈도10’의 홈/프로(Home/Pro) 버전 수명을 2025년 10월 14일까지로 안내하고 있다. 윈도10이 ‘마지막 윈도’가 될 것이라는 과거 발표와는 다른 양상이다. 해당 내용이 사실인지 문의하니 한국MS는 “답변해줄 수 있는 내용이 없다”고 답했다.
윈도는 지금의 MS가 있게 한 핵심 상품으로 꼽힌다. 글로벌시장조사기관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올해 5월 글로벌 데스크톱 OS 점유율은 윈도가 73.54%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2위인 애플의 ‘맥OS(OS X)’의 15.87%보다 한참이나 높다.
윈도10은 MS 윈도의 최신 버전으로 전 세계 윈도 이용자의 80%가량이 이용 중이다. 작년 1월 윈도7의 기술지원이 종료된 이후 윈도7의 점유율이 하락세에 접어들면서 윈도10의 이용자는 더 빠른 속도로 늘고 있는 추세다.
◆마지막 윈도라던 윈도10··· MS 홈페이지에서는 2025년까지 지원으로 안내=MS는 2015년 윈도10을 공개하면서 “윈도10이 마지막 버전이 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새로운 버전의 윈도 출시 대신 버전 업데이트를 지속한다는 말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그러나 MS는 윈도10 출시와 함께 자사 웹사이트 수명시트에 윈도10 홈/프로의 지원 날짜를 2025년 10월 14일로 명시했다. 2015년 당시부터 현재까지 해당 논란에 대한 질의가 간헐적으로 있어왔지만 MS는 이에 대해 명쾌한 해답을 내놓지 않았다.
해묵은 이슈로 있던 것이 다시금 수면 위로 드러난 것은 MS가 오는 25일 ‘차세대 윈도’를 발표한다고 알린 이후부터다. 더 버지(The Verge) 등 외신은 ‘윈도10’이라는 제품명을 언급하는 MS가 ‘차세대 윈도(the next generation of Windows)’라는 표현을 쓴 데서, 신규 발표하는 윈도가 ‘윈도11’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윈도10이 마지막 윈도가 될 것이라는 과거 발언과 상충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지만 MS는 여전히 묵묵부답이다. 최신 버전인 윈도10은 지금도 활발하게 판매되는 상품이다. 하지만 윈도10 판매 페이지에는 윈도10의 기술지원 기한을 안내하지 않고 있다.
◆MS “기술지원종료 시기 확인해줄 수 없다”··· 소비자는 깜깜이 구매?=한국MS는 윈도10의 기술지원종료가 2025년 10월 14일이 맞는지와, 맞다면 ▲판매 페이지에 기술지원종료일을 명시해야 하지 않나 ▲2025년 10월 14일은 변동이 가능한 기한인가, 아니면 더는 늘어날 여지가 없는 고정 기한인가 등을 묻는 질문에 “답변해줄 수 있는 내용이 없다”고 안내했다.
이와 관련, 2020년 관련 내용을 반복해서 질의한 MS 커뮤니티 이용자의 게시글에 MS 직원(MS 에이전트)이 답한 내용도 눈길을 끈다. 게시자가 “MS의 지원 수명주기 사이트에서 2025년 10월 14일 윈도10의 기술지원이 종료된다고 표기돼 있다”며 확인을 요청한 것에 MS 직원은 “윈도10은 빌드에 대해 지원 기간이 별도로 존재한다”고 답했다.
이에 게시자가 반복해서 “(버전별 수명주기 외에) 2025년 10월 14일은 어떤 제품을 말하는 것인지 궁금하다. MS가 개발해놓고 모른다고 하니 당황스럽다”고 질의하자 MS 직원은 “윈도10 지원 주기에 관해 지속적으로 문의를 올려주고 있다. 이에 관해서는 이미 답변이 돼 있다. 이전 답변 참고하라”며 “중복 질문 시에는 게시글이 지워질 수 있으므로 유념 부탁드린다”고 응답했다.
실제 MS는 버전별로 별도의 기술지원기한을 둔다. 가령 작년 10월 릴리스한 20H2 버전의 경우 종료기한이 2022년 5월 10일까지다. 하지만 이와 별개로 상단에 윈도10 홈/프로의 사용중지 날짜를 2025년 10월 14일로 명시해뒀는데, 이에 대한 질문에 답은 회피한 채 관련 질문에는 다른 답을 내놓고나 회피하는 모습을 지속해서 보이고 있다.
◆말 뒤엎기 문제 아냐··· 소비자 무시하는 태도 심각=윈도10의 기술지원이 2025년 10월 14일까지인지는 불명확하다. MS는 자사 웹사이트를 통해 그렇게 안내하고 있지만 정작 이에 대한 문의에는 답을 하지 않고 있다. 답을 하지 않았을 뿐, 실제 기술지원종료는 2025년에서 더 늘어나거나 표기상의 실수 내지는 오해일 수도 있다.
반면 MS가 과거 발언을 뒤집고 새로운 버전의 윈도를 내놓고, 윈도10의 수명을 2025년까지로 설정하는 것 역시 충분히 가능하다. 과거 윈도는 3년 주기로 개발됐지만 MS는 윈도10 이후 6년 동안 새로운 버전의 윈도를 내놓지 않았다. 오는 25일 발표되는 윈도가 새로운 버전의 윈도인지는 미지수다.
커뮤니티 일각에서는 “윈도10이 마지막 버전일 리가 있느냐, 당연히 새 윈도든, 이름만 바꾼 OS든 내놓을 걸 알고 있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문제는 소비자를 대하는 태도다. MS는 자신이 구매할 상품의 기술지원 기한조차도 모른 상태에서 구매하도록 강요하고 있다. “수명주기가 언제까지인지 아는 것은 소비자의 당연한 권리 아니냐”는 질문에도 “답할 수 있는 내용이 없다”는 대답이 도돌이표처럼 돌아왔다.
한편 작년 윈도10 업데이트 과정에서 노트북이 ‘벽돌’이 됐다는 민원에 한국MS는 “보증 내 지원할 수 없는 문제”라고 답한 사례가 있다. 당시 문제가 생긴 노트북은 MS의 ‘서피스북2’로 350만원상당의 고가 제품이다. MS는 피해자에게 100만원 이상의 금액을 부담하는 유상 기기 리퍼비시를 제안하며 논란이 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