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오랜 기간 전 세계 웹브라우저 시장을 주름잡던 인터넷 익스플로러(IE)가 2022년6월15일을 끝으로 기술지원이 종료된다. 수명이 1년여 남았다.
20일 마이크로소프트(MS)는 2022년6월15일 윈도10에서의 IE 기술지원을 종료한다고 발표했다. MS의 최신 웹브라우저 ‘엣지(Edge)’로의 전환을 위한 결정이라는 설명이다.
MS 엣지 프로그램 매니저 션 린더세이(Sean Lyndersay)는 공식 블로그를 통해 “엣지는 IE 대비 더 빠르고 안전하며 모던한 브라우저 경험을 제공한다”며 “엣지는 레거시 웹사이트와 애플리케이션(앱) 호환 문제도 효과적으로 해결한다. IE 모드가 내장돼 있어 IE 기반 레거시 웹사이트와 앱에 액세스할 수 있어 IE 11 데스크톱 앱의 지원이 종료된다”고 전했다.
모든 버전에서의 기술지원 종료는 아니다. 윈도7, 윈도 8.1 및 윈도10 엔터프라이즈 버전, 서버, 사물인터넷(IoT) 엔터프라이즈 등의 경우 제각각 서비스 종료가 예정돼 있다. 서버에 사용되는 윈도10 2019 LTSC 버전 등은 2029년1월9일까지다.
다만 대다수 일반 이용자가 사용하는 개인용 윈도10에서는 내년 6월15일이면 기술지원이 종료된다. IE의 사망선고일이나 마찬가지라는 의견이 제기되는 이유다.
IE의 기술지원은 수차례 예고된 바다. 한때 전 세계 웹브라우저 점유율 1위를 자랑하던 IE는 구글의 ‘크롬’에 밀려났다. MS도 새로운 웹브라우저 엣지를 선보이며 IE는 ‘내놓은 자식’이 됐다. 최신 버전인 IE 11은 2015년 윈도10용 출시를 끝으로 신규 버전이 나오지 않았다.
이제 관심은 일부나마 남은 IE의 점유율을 누가 확보하느냐다.
시장조사기관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글로벌 PC 웹브라우저 시장에서 IE의 점유율은 1.68%로 6위다. IE보다 점유율이 높은 웹브라우저는 ▲크롬 67.53% ▲사파리 9.86% ▲엣지 7.96% ▲파이어폭스 7.79% ▲오페라 2.65% 등이다. 시장에 큰 변화를 줄 만큼의 점유율을 가지고 있지도, 주목할만한 변화가 있지도 않다.
하지만 한국 시장에 한정한다면 다른 양상을 띈다. IE는 4월 기준 7.5%로 크롬(69.58%), 엣지(12.1%)에 이은 국내 3위 웹브라우저다. 꾸준한 하락세지만 4위 웨일(5.38%), 5위 사파리(2.53%)를 앞서고 있다.
국내 포털 기업인 네이버로서는 기회다. 네이버는 최근 포털 ‘네이버’와 웹브라우저 ‘웨일’을 기반으로 한 네이버 생태계 구축에 공을 들이는 중이다. 지난달 3년 안에 크롬을 잡고 국내 브라우저 시장 점유율 1위를 달성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한 바 있다. IE의 점유율을 확보하는 것은 이를 위한 첫걸음이 될 수 있다.
순탄치많은 않다. 그동안 꾸준히 줄어든 IE 이용자를 확보한 것은 MS의 엣지다. MS도 자사의 이용자를 다른 기업에 뺏기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IE 접속시 자동으로 엣지로 전환되거나, 엣지에서 IE 모드를 지원하는 등이 그 예다. 사실상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크롬은 말할 것도 없다.
IE의 기술지원 종료일이 다가올수록 이용자 이탈은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IE의 사망이 웹브라우저 시장에 변혁을 일으킬지, 고착화된 흐름이 굳어질지를 결정하는 가늠좌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