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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부장 유망기업탐방] ‘반도체 중고장비 1위’ 서플러스글로벌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는 세계 반도체·디스플레이를 주도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만들기 위한 소재·부품·장비(소부장)는 해외의존도가 높다. 지난 10여년 줄곧 지적했던 문제다. 일본 수출규제는 한국 기업의 약점을 부각했다. <디지털데일리>는 소부장 육성을 위해선 무엇이 필요한지, 우리 기업은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등 유망기업을 만나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봤다.<편집자주>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반도체 산업 호황으로 업계의 설비투자가 지속 늘고 있다. 반도체장비재료산업협회(SEMI)에 따르면 올해 반도체 장비 투자액은 750억달러(약 84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전년대비 15.5% 성장이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1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매년 역대 최고액을 경신하는 수준이다.

반도체 장비 매출 8% 내외를 차지하는 중고시장도 긍정적이다. 인텔 삼성전자 TSMC SK하이닉스 등 선두권 업체가 신규 장비를 구매하면 중고장비가 경매에 나온다. 이는 중위권 업체가 사들여 생산라인에 활용한다. 이 과정에서 유통을 담당하는 서플러스글로벌은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서플러스글로벌은 지난 2000년 설립된 회사다. 창립자인 김정웅 대표는 코오롱상사 출신이다. 처음부터 반도체 장비를 다룬 건 아니고 모뎀 관련 제품과 표면 실장(SMT) 장비를 통해 자금을 확보했다. 반도체 분야는 2005년에 뛰어들었다.

지난 27일 경기 오산 본사에 만난 서플러스글로벌 관계자는 “2005년 당시 반도체 중고장비 시장은 규모는 어느 정도 있는데 메인 플레이어가 없었다”며 “주로 금융사가 확보한 장비를 리스하는 정도였는데 전문 업체가 생긴다면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보고 진출했다”고 설명했다.

중고장비 시장은 크게 3곳으로 나뉜다.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이하 어플라이드) 등 메이커 ▲러셀 등 리퍼비시 업체 ▲서플러스글로벌 등 유통업체다. 메이커가 공식 수리점이라면 리퍼비시는 사설 업체인 셈이다. 서플러스글로벌은 이들과의 경매 입찰과정을 거쳐 확보한 장비를 재판매하는 역할이다.

서플러스글로벌은 모든 공정의 장비를 갖추고 있다. 현재 규모는 1500대 내외다. 어플라이드 램리서치 ASML 도쿄일렉트론(TEL) 등 글로벌 업체의 범용 장비를 주로 사들인다. 삼성전자 등으로부터 장비를 사면 메이커 또는 리퍼비시 업체에 맡겨 새 장비 수준으로 만들어 놓는다. 이를 전시장에 갖추면 고객사들이 장비를 고르는 구조다.

서플러스글로벌의 핵심 경쟁력은 정보력이다. 반도체 제조사가 언제 어떤 장비를 내놓을 것인지, 어느 업체가 필요한 장비가 무엇인지, 경매 가격 수준 어떻게 되며 누가 입찰하는지 등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가장 싼 가격에 장비를 사서 가장 비싼 가격에 장비를 팔 수 있게 된다.
용인클러스터 조감도
용인클러스터 조감도
장비 판매 전에 성능 테스트를 거치는 경우가 있는데 코로나19 이후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이는 신뢰받는 주요 업체로 주문을 몰리게 했다. 서플러스글로벌은 시장점유율 20% 수준으로 세계 1위다. 고객사들이 전보다 더 많이 찾게 된 이유다.

회사 관계자는 “반도체 장비 투자도 작년과 올해 꾸준히 늘고 있는데 서플러스글로벌 인지도까지 상승하는 추세”라면서 “2021년 깜짝 실적(어닝 서프라이즈)이 기대되는 한 해”라고 이야기했다.

국가별 매출 비중은 한국 20% 대만 20% 중국 20% 미국 및 유럽 20% 일본 20% 등으로 고르게 퍼져있다. 최근에는 미국 제재로 신규 장비 구매가 어려워진 중국이 중고장비 구입이 대폭 늘고 있다.

서플러스글로벌은 작년 6월 착공한 ‘용인클러스터’를 오는 6월 1차 준공한다. 한 곳에서 전시와 리퍼비시는 물론 테스트베드 등까지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1차 2만1000평 2차 7000평 규모다. 현시점(9000평)대비 약 3배 확대다. 이 가운데 3분의 1을 서플러스글로벌이 활용하고 나머지는 관련 분야 입주기업이 사용할 예정이다.

한편 서플러스글로벌의 재고자산은 2019년 말 958억원에서 2020년 말 783억원으로 줄었다. 보유한 중고장비가 빠르게 소진됐다는 의미다. 이는 실적에서도 드러난다.

서플러스글로벌은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연결기준 2021년 1분기 매출액 405억원 영업이익 78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1분기(매출 252억원·영업이익 26억원)보다 큰 폭으로 향상했다.

<김도현 기자>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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