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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블록체인] 중국발 ‘FUD’ 폭발한 가상자산 시장, 정말 상승장이 끝났을까?


[디지털데일리 박현영기자] 한 주간 블록체인‧가상자산 업계 소식을 소개하는 ‘주간 블록체인’입니다.

가상자산 투자자들에게는 올해 들어 가장 힘든 주였을 것입니다. 부처님 오신 날이었던 지난 19일은 ‘검은 수요일’이었습니다. 하루 새 비트코인 가격이 30% 가량 하락했는데요. 지난해 3월, 코로나19 이슈로 증시와 함께 가상자산 가격이 급락했던 ‘검은 목요일’이 연상됐습니다.

잠시 회복되나 싶었던 가격은 지난 21일 중국발 이슈로 또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습니다. 우려했던 ‘FUD’가 제대로 터졌는데요. ‘두려움(Fear), 불확실성(Uncertainty), 의심(Doubt)’의 약자인 FUD는 하락장에서 가격이 더 내려갈까봐 걱정하면서 자산을 내던지게 되는 심리를 뜻하는 말입니다. 전 세계 가상자산 시장이 FUD에 휩싸인 모습입니다.

두 차례 심한 하락을 보니 이번엔 ‘검은 목요일’이 아니라 ‘크립토 겨울’이 떠오릅니다. 2018년 초 가상자산 붐 이후 심한 하락세가 계속됐고, 한동안 이어졌습니다. 그 시기가 ‘크립토 겨울’로 불렸습니다.

상승장은 끝난 걸까요? 더 이상의 호재는 없을까요? 이번 하락이 ‘크립토 겨울’의 시발점이 될지 아니면 그냥 ‘검은 수요일’ 정도로 남을지 이번주 <주간 블록체인>에서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시작은 ‘검은 수요일’이었다

이번주 비트코인 가격. 19일과 21일에 큰 하락이 발생했다./출처=코인마켓캡
이번주 비트코인 가격. 19일과 21일에 큰 하락이 발생했다./출처=코인마켓캡
엄청난 하락장이 온 건 부처님 오신날이었던 지난 19일이었습니다. 4만 3000달러대였던 비트코인 가격이 하루 새 3만달러 선까지 하락했습니다. 주요 알트코인들은 40% 이상 떨어졌고요.

생각보다 컸던 하락세로 파생상품 거래소에서 강제 청산이 발생했고, 청산으로 하락세는 더 가속화됐습니다. 파생상품이 청산 가격에 도달하면 거래소는 담보 자산을 강제로 매도하는데요, 청산으로 인한 매도 물량이 쏟아져나오면서 하락 폭이 더 커진 것이죠. 이번에 청산된 물량이 2020년 3월 ‘검은 목요일’ 당시와 비슷했다고 합니다.

19일의 하락 원인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영향으로 투자자들이 차익실현에 나선 점 ▲중국 금융협회들이 ‘가상자산 금지’ 입장을 재차 강조한 점 ▲테더(USDT) 준비자산 부실에 대한 불안감 등으로 정리됩니다.

우선 머스크가 지난 17일 테슬라의 비트코인 매도를 암시하면서 투자자들의 차익 실현이 시작됐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이후 머스크가 테슬라는 보유 비트코인을 매도하지 않았다고 정정했지만, 매도세는 이미 가속화된 후였죠.

가상자산 데이터 분석업체 크립토퀀트에 따르면 지난 17일 전 세계 거래소로 입금된 비트코인의 양이 전날 4만 2977BTC에서 9만 8892BTC로 급격히 증가했습니다. 거래소로 비트코인을 입금하는 것은 보통 매도를 위해 입금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후 강한 매도세가 나타나면서 19일 가격 하락이 발생했습니다.

또한 중국에선 3개 금융협회가 가상자산 금지 입장을 재차 강조하는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사실 중국은 지난 2017년부터 원칙적으로 가상자산 거래 및 서비스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이를 재차 강조한 것이지만, 강조한 주체가 영향력 있는 기관들인 만큼 시장에 영향을 미쳤을 확률이 높습니다.

아울러 가상자산 시장에서 기축통화 역할을 하는 스테이블코인 ‘테더(USDT)’ 이슈가 시장을 자극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발행사 테더는 최근 가상자산 전문매체 더블록에 보유자산 내역을 공개했는데요, 현금성 자산 가운데 기업 어음이 65%이고 실제 현금은 3.87%에 불과했습니다. USDT가 달러에 1:1로 연동되는 스테이블코인인 만큼, 발행사는 USDT 발행량에 준하는 달러를 준비금으로 보유하고 있어야 하기에 불안감이 조성됐다는 분석입니다.

◆중국발 FUD, 왜 터졌을까

검은 수요일로 끝날 줄 알았던 하락장은 ‘비트코인 피자데이’를 하루 앞둔 21일, 다시 시작됐습니다. 4만 2000달러까지 회복됐던 비트코인 가격은 3만 4000달러까지 하락했고, 이더리움(ETH)을 비롯한 알트코인의 하락률은 더 컸습니다.

21일의 하락세로 인해 이더리움은 한 주간 40% 가량 하락하게 됐습니다. 주요 알트코인 중 바이낸스코인(BNB)은 45%, 도지코인(DOGE)은 34%, 리플(XRP)은 40%, 폴카닷(DOT)은 무려 52% 폭락했습니다.

하락세를 촉발한 건 중국발 뉴스였습니다. 지난 21일 여러 외신에 따르면 류 허 중국 부총리가 주재한 국무원 금융안정발전위원회 회의에서 “비트코인 채굴 및 거래 행위를 단속해야 한다”는 내용이 논의됐습니다. 국무원은 중국 최고 국가권력기관의 집행기관입니다.

비트코인 채굴 시장에서 중국 채굴 풀들이 차지하는 영향력이 막대한 만큼, 채굴을 단속한다는 뉴스는 시장을 자극하기에 충분했습니다. 실제로 중국계 채굴풀들은 규제 리스크를 인식하기 시작했죠. 단속 뉴스가 나온 이후, 중국계 대형 채굴풀인 B.TOP은 중국 사용자들에 한해 채굴기 구매대행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이후 홍콩발 규제 이슈도 터졌습니다. 21일 로이터는 홍콩이 앞으로 전문 투자자에게만 가상자산 거래를 허용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이런 규제 이슈들은 FUD를 만들어내기 충분했습니다. 더 큰 하락을 걱정하는 투자자들이 일제히 보유 자산을 팔기 시작했고, 투자 열기는 식었습니다. 가상자산 시장 투자 열기를 판단할 수 있는 크립토탐욕공포지수는 23일 기준 12포인트로 ‘극도의 공포’ 상태입니다. 0에 가까울수록 투자하기가 두렵다는 의미입니다.

◆“조정은 있어도 ‘크립토 겨울’까진 아냐”

투자 열기는 식었지만 아직까지는 ‘크립토 겨울’이라기 보다는 ‘검은 수요일’ 정도가 맞는 듯합니다. 2018년 크립토 겨울 시기와 비교하기엔 많은 게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당분간은 조정 구간이 있을 수 있지만, 그게 기나 긴 하락장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란 예측입니다.

우선 가상자산 시장에 들어와있는 자금이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커졌습니다. 지난해부터 증가했던 기관투자자 자금은 올해 들어 캐나다에서 비트코인 ETF가 상장하면서 더욱 늘어났죠. 이번 하락세로 기관투자자들까지 매도를 결정하는 건 무리일 것이란 게 업계의 중론입니다.

이번 FUD를 촉발한 뉴스들 중 특별히 새로운 내용이 없었다는 점도 이 같은 주장에 힘을 더합니다. 중국은 지난 2017년 9월부터 가상자산 거래를 금지해왔고요. 중국 채굴 풀에 대한 우려도 이미 3주 전 관영매체인 펑파이에서 제기된 바 있습니다.

마셀 팩맨(Marcel Pechman) 코인텔레그래프 애널리스트는 “중국은 2017년부터 가상자산 거래를 금지했기 때문에 이번 중국발 이슈는 비트코인을 목표로 한 공격도, 이전과 다른 새로운 담론도 아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중국에서 채굴 업체에 대한 규제가 엄격해진다고 하더라도, 그게 시장에 크게 악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옵니다. 마이클 세일러 마이크로스트레티지 CEO는 “중국은 비트코인 채굴 과정에서 생기는 탄소 배출 문제를 절감하려 한다”며 “이는 단속 대상인 채굴자들을 제외한 나머지 비트코인 채굴자들의 수익성을 제고시킬 것이다. 중국발 FUD를 줄이고 ESG 목표를 위해 나아가면 비트코인 가치는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가상자산 데이터 분석 사이트 코이널라이즈에 따르면 고래(비트코인 대량 보유자)들은 지난 21일 3만 6200달러 선에서 비트코인을 대량 매수했습니다. 가격이 떨어지자 3만달러대가 저점일 것으로 본 고래들의 자금이 유입됐다는 의미입니다.

이를 두고 팩맨 애널리스트는 “일부 ‘큰 손’들은 그들의 포지션(상승세를 예측하는 포지션)을 오래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이에 맞게 참고할 만한 지표가 하나 있습니다. 주식시장의 PER(주가수익비율)과 비슷한 지표가 가상자산 시장에도 있는데요, ‘NVT'입니다. ’Network Value to Transactions Ratio‘의 약자로, 비트코인 시가총액을 비트코인 일일 거래량(블록체인 상 거래량)으로 나눈 수치입니다. 주가를 주당순이익(EPS)으로 나눈 수치인 PER과 비슷한 개념입니다.

PER이 높다는 것은 주당순이익에 비해 주식가격이 높다는 것을 의미하고, PER이 낮다는 것은 주당순이익에 비해 주식가격이 낮다는 것을 의미하죠. PER이 낮아야 저평가되어있다는 뜻입니다. NVT도 마찬가지인데, 현재는 NVT가 낮은 시점입니다. 유명 가상자산 투자자 윌리 우(Willy Woo)는 트위터를 통해 “과거 데이터와 비교했을 때 NVT가 가장 낮은 시점”이라고 밝혔습니다.

<박현영기자> hyun@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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