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역대 과학기술정보통신 부처 최초 여성 장관이 탄생했다.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 신임 장관은 14일 공식 취임했다. 야당에서 집중 제기한 논문 표절부터 외유성 출장 의혹 속에서 여당 단독으로 처리된 임명안인 만큼, 임혜숙 신임 장관은 엄중한 무게감을 느끼고 있었다.
이날 임혜숙 신임 장관은 과기정통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지난 몇 주 한 사람의 평범한 과학기술인으로 살아왔던 저로서는 미처 상상하지 못했던 소용돌이 속에 서 있었다”며 “과학기술정보통신 행정을 책임지는 최초의 여성 장관으로 취임하게 돼 개인적으로는 큰 영광이나, 엄청난 무게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이 과기정통부 장관에게 부여한 역할을 잘 감당해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임 신임 장관은 코로나19를 계기로 경제·사회 전반에서 가속화되고 있는 비대면·디지털로의 전환, 글로벌 공급망의 재편, 친환경·저탄소화의 진전 등과 맞물린 주요국 간의 치열한 기술패권 경쟁 구도를 주목했다. 이러한 여건에서 코로나19 위기를 조기에 극복하고 미래를 선도하는 국가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과학기술과 정보통신기술(ICT) 혁신을 통한 효과적인 대응이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한 시점이라는 진단이다.
이에 임 신임 장관은 ▲사회 전반 디지털전환 가속화 ▲새로운 미래 대비‧개척 연구개발(R&D) 강화 ▲인재양성 ▲ICT 포용사회 실현을 제시했다.
임 신임 장관은 “디지털 시대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는 앞선 자가 모든 것을 가져가는, 선자독식(First-mover takes all)의 세계”라며 “그간의 정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며 가시적인 성과를 빠르게 축적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기후변화 대응과 탄소 중립, 우주 개발, 바이오 기술,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술 자립 등 최근의 과제는 모두 기술혁신을 요구한다. 이들 분야에 도전적이고도 과감한 R&D 투자를 통해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원천기술 연구개발을 강화할 방침이다. 연구자가 원하는 연구에 몰입해 자율적·창의적·안정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환경도 중단 없이 조성한다.
인재 양성도 강조했다. 임 신임 장관은 “사회 전반에서 과학기술에 대한 이해를 높여 우수한 인력이 이공계로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석‧박사급 연구원, 박사 후 연구원 등 고급 인재로의 성장을 꾸준히 지원해야 한다”며 “인공지능과 소프트웨어 인재에 대한 급증하는 수요에 대응해 지속적으로 우수한 인재가 산업계에 공급되도록 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라고 제언했다.
과기정통부 최초 여성 장관인 만큼, 여성과학기술인에 대해서도 주목했다.
임 신임 장관은 “여전히 많은 여성과학기술인이 임신‧출산, 육아, 돌봄 등으로 인한 경력 단절 이후 역량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며 “많은 여학생들이 이공계 분야로 유입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경력단절 문제 해소를 위한 법적‧재정적 지원 확대와 연구현장의 인식개선을 통해 여성 과학기술인들이 일과 가정을 양립하며 성장해 나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과학기술과 ICT를 통해 따뜻한 포용사회 실현을 위해서는 코로나19 백신 및 치료제 개발에 대한 지원, 4차 산업혁명 시대 역기능 최소화에 힘쓸 방침이다.
임 신임 장관은 “앞으로 모든 문제의 해답은 현장에 있다는 현장중심행정, 국민들께 실질적 도움이 되는 적극행정, 다양한 주체와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소통행정, 부처 간 그리고 국제적으로 협력하는 협력행정, 신뢰하고 신뢰받을 수 있는 신뢰행정을 구현해 나가고 싶다”고 전했다.
한편, 임 신임 장관은 서울대 제어계측공학과, 서울대 제어계측공학 석사를 마치고 미국 텍사스주립대에서 전기컴퓨터공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삼성 휴렛팩커드, 미국 벨 연구소, 미국 시스코 시스템즈 연구원을 거쳐 이화여대 공과대학 학장직, 대한전자공학회 회장 등의 역할을 수행했다. 이어 이화여대 전자전기공학전공 교수,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이사장직을 맡았다. 초고속통신망 분야에서 연구실적을 쌓아온 대표적인 여성 공학자로 꼽히는 인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