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세대(5G) 이동전화 상용서비스가 시작된지 2년이 지났다. 평창동계올림픽의 첫 시범서비스에 이어 세계 최초 상용 서비스까지 이뤄내며 통신강국 위상을 높였다. 적극적인 초기 투자로 4차산업혁명 시대 다양한 융합 서비스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품질과 관련한 논란은 현재 진행형이다. 5G에 올릴만한 특화 서비스가 많지 않다는 것도 해결해야 할 숙제다. <디지털데일리>는 5G 상용서비스 2년을 맞아 명(明)과 암(暗)을 조망해 본다. <편집자 주>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오는 3일, 한국이 5G를 세계최초 상용화한 지 2주년이 되는 날이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국내 통신장비기업은 해외수출 쾌거를 이루고 있으며, 5G 가입자는 1400만명에 달할 정도로 저변이 넓어지고 있다.
하지만, 5G가 서비스된 지 2년이 지났지만 품질과 산업효과가 소비자와 기업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5G 서비스를 대표하는 킬러서비스도 부재하다.
2일 네이버카페 ‘5G 피해자모임’은 서울 을지로 SK텔레콤 본사 앞에서 5G 통신품질 불량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5G 기지국과 LTE와 큰 차이 없는 서비스, 신호 끊김 현상, 빠른 배터리 소진, 일부 지역에서만 이용 가능한 상황, 비싼 이용 요금 등을 문제점으로 꼽고 있다. 이에 이들은 5G 피해 관련 손해배상 청구 집단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가 발표한 5G 품질평가 결과, 통신3사 5G 평균 다운로드 속도는 690.47Mbps다. LTE 153.10Mbps와 비교해 4배 이상 빠르지만, LTE 이론상 최대 속도 1Gbps보다 부족하다. LTE보다 20배 빠르다며 정부와 통신사가 홍보한 이론상 5G 최대 속도 20Gbps에는 당연히 미치지 못한다. 심지어, 5G 상용화 후 LTE 속도는 전년보다 느려졌다. 이와 관련 과기정통부는 LTE와 5G를 혼용한 비단독모드(NSA) 방식이 LTE 속도저하를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지역 간 5G 품질격차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수도권과 주요 광역시는 평균 700Mbps 이상 속도가 나왔지만, 이 외 지역 대부분은 이같은 속도에 미치지 못한다. 서울 평균 5G 다운로드 속도는 747.4Mbps지만, 강원도는 618.2Mbps 전라북도는 583.1Mbps다.
5G 커버리지도 완전하지 않다. 전국‧실내 곳곳에 아직도 5G 서비스가 터지지 않는 곳들이 상당하다. 과기정통부 조사 결과 지난해 기준 전체 무선국 중 5G가 차지하는 비중은 9.6% 수준이다. 전국 다중이용시설 중 5G를 이용할 수 있는 곳은 61.8%에 그친다. 백화점, 학교, 공항 등 5G를 이용할 수 있는 다중이용시설은 2792개다. 또, 5G를 사용하다 LTE로 전환되는 경우도 여전히 발생하고 있다. 이에 과기정통부는 오는 2022년까지 5G 전국망을 구축해 대국민 5G 품질을 개선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관련해 정부는 투자 강제성을 부여하기 위해 주파수 재할당을 앞두고 5G 기지국 구축 수에 따라 할당가격이 산정되는 옵션을 적용했다.
소비자는 5G 서비스가 완전하지 않은 상황에서 비싼 가격을 지불해야 한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통신3사가 온라인 전용 요금, 요금제 개편 등을 통해 중저가 요금제를 내놓고 있지만, 월 데이터 기본 제공량 30GB 이상 월 3~4만원대 5G 요금제는 전무하다. 단, 알뜰폰을 통해 5G 중저가 요금 수요가 충족될 수 있을 예정이다.
또한, 소비자가 5G에 기대 이하 점수를 주는 까닭은 킬러서비스가 부재하기 때문이다. 3G에서 LTE로 전환된 후, 이용자는 카카오톡과 유튜브를 만날 수 있었다. 이에 통신3사는 5G 킬러서비스를 찾기 위해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영상 컬러링 등 다양한 서비스를 내놓고 있지만, 이렇다 할 성공작은 없다. 5G에서만 즐길 수 있는, 소위 대박 콘텐츠가 없다. 이는 소비자가 5G와 LTE 차이를 느끼지 못하는 가장 큰 요인이다.
5G 상용화 후 생태계가 바뀌고 융합산업이 활성화될 것이라는 전망과 달리, 5G B2B 사례는 초기 단계와 불과하다. 5G가 상용화되면 자율주행부터 스마트팩토리, 스마트도시에 이르기까지 제조‧유통‧자동차 등 전 산업과 맞물려 기업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관측했다. KT 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5G B2B 사회경제적 가치는 2030년까지 약 42조원에 달한다. 그러나 복잡한 규제 환경 개선과 함께 B2B 5G 서비스에 사용될 28GHz 구축은 아직까지 더디다.
아울러, 28GHz는 제대로 된 첫 삽을 뜨지 못했다. 올해 통신사가 5G 28GHz를 상용화한다는 계획이지만, 시늉에 불과하다. 과기정통부 주파수 할당 관련 고시에 따라 통신3사는 5G 기지국을 연말까지 각사당 1만5000국씩 의무 구축해야 한다. 현재 통신사는 공공사업 중심으로 28GHz B2B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민간사업에서 실제 28GHz를 사용하는 사례는 찾기 힘들다. 결국, 28GHz는 당분간 공공사업 중심으로 진행하면서, 의무구축 정도만 채울 것으로 예상된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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