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삼성전자가 포문을 연 접는(Foldable,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이 올해 본격적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화웨이·샤오미·오포 등 중국업체들이 순차적으로 폴더블폰을 선보이면서 기술력을 내세우고 있다. 삼성전자는 신기술을 대거 탑재한 갤럭시Z폴드3(가칭) 포함 최소 3종을 준비하며 선두 자리를 이어간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7월 공개를 목표로 폴더블폰 신제품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기존 제품과 동일하게 들어가는 공통 재료들은 양산 준비를 끝내고 새롭게 들어가는 부품들도 테스트가 거의 완료돼가는 상황. 단 갤럭시Z폴드3에 신기술이 대거 적용되는 만큼 양산 가능 시점에 따라 공개 시기는 조정될 수 있다.
대표적인 변화는 ‘펜 기능’ 탑재다. S펜은 기기에 내장하는 방식이 이상적이지만 갤럭시S21울트라에서처럼 옵션 형태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에 편광판을 제거한 폴리스(Pol-less) 구조도 처음 적용한다. 편광판은 햇빛 아래서도 화면을 선명하게 볼 수 있도록 만들지만 발광 효율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었다. 개선을 위해 편광판 대신 훨씬 얇은 두께 컬러필터를 적용한다.
디스플레이를 ‘풀스크린’으로 구현하는 언더디스플레이카메라(UDC) 탑재 유무는 아직까지 미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메인 기술은 S펜 입력 기능이 되고 UDC는 중심이 아닐 것 같다”며 “적극적으로 연구개발 중인 것은 맞지만 이번에 채택이 안 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작년까지 판매된 폴더블폰 누적 판매량에서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80%에 가깝다. 시장조사업체 DSCC에 따르면 작년 전 세계 폴더블폰 출하량은 220만대다. 이중 삼성전자가 점유율은 87%다. 올해 삼성전자는 최소 3종의 신제품을 준비 중이다. ▲갤럭시Z폴드3 ▲갤럭시Z폴드 라이트 ▲갤럭시Z플립2 등으로 파악된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폴더블폰 시장이 올해 560만대, 내년 1720만대 규모로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가 독주하던 시장에 중국업체들이 대거 뛰어들면서 대중의 관심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화웨이는 갤럭시Z폴드2와 비슷한 형태의 ‘메이트X2’를 출시했다. 밖으로 접는 아웃폴딩 방식을 고수해오던 화웨이가 이번에 삼성전자처럼 안으로 접는 인폴딩 방식으로 전환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단 미국 제재로 스마트폰 부품 수급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내수용으로만 출시한다.
화웨이 빈자리를 차지하며 급성장하고 있는 샤오미도 폴더블폰을 출시한다. 샤오미는 이날 저녁 진행되는 두 번째 온오프라인 신제품 론칭 행사에서 폴더블폰 ‘미믹스4 프로맥스(가칭)’를 공개한다. 이 제품 역시 갤럭시Z폴드2와 유사한 인폴딩 방식이다. 외신에 따르면 펼쳤을 때 화면 크기는 8.03인치로 퀄컴 스냅드래곤 888칩셋을 탑재했다.
대개 중국 스마트폰은 BOE 디스플레이를 채택하는게 일반적이지만 샤오미 폴더블폰은 TCL 자회사 CSOT 패널을 탑재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중국 패널 제조사들도 폴더블 디스플레이 생산능력을 갖추게 됐다는 의미다. 이어 돌돌 마는(Rollable, 롤러블) 스마트폰 시제품을 공개하며 주목받은 오포도 7월경 폴더블폰을 출시할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기술 주도권을 가져가면서 중국 제조사들이 경쟁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임수정 연구원은 “폴더블이 전체 스마트폰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 내외로 여전히 낮기 때문에 주도권을 갖는다 해서 전체 시장 점유율이 당장 올라간다고 볼 수는 없다”며 “그보다 기술력을 보여주면서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와 시장 선점을 통한 초기 사용자 확보 측면으로 봐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삼성전자가 하반기 폴더블 라인업을 다양화하는 것과 동시에 보급형 갤럭시A 시리즈를 강화하는 것은 점유율 확대와 브랜드 이미지 제고 두 가지 토끼를 모두 잡기 위한 전략”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