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최근 SK텔레콤이 노사 합의로 성과급 제도를 개편하고 800만원을 일괄 지급하기로 한 가운데, 성과급 논란 불씨가 KT로 번지는 모양새다. 최근 게임과 플랫폼 기업 중심으로 연봉을 경쟁적으로 인상하는 움직임 속에서, 곳곳에서 성과급 기준을 명확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분위기에 합류한 것이다.
19일 KT 제2노조 KT새노조는 성명서를 통해 “KT가 플랫폼 기업으로 변신하고 경쟁력을 가지려면 불합리한 성과급 체계를 바꿔야 한다”며 “노사는 영업이익과 연동한 성과급 체제로 개편해 회사 성장과 경쟁력 확보에 전사 역량을 집중하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배당금을 오르면서도, 직원 성과급은 그대로라는 비난도 이어졌다. 황창규 전 회장에서 구현모 사장으로 최고경영자(CEO)가 바뀌면서 KT 배당금은 2015년 500원에서 2020년 1350원으로 꾸준히 올랐다. 같은 기간 직원들이 받는 성과급은 제자리라는 것이다.
KT새노조는 “직원들로서는 열심히 일해봐야 그 성과가 우리에게 오지 않는다는 박탈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며 “영업이익 상관 없이 매년 같은 성과급을 놓고 조직별로 줄을 세워 성과급을 나눠가지고 있다. 자연히 경쟁사나 회사 성장보다 내부 경쟁에 집중하게 된다”고 부연했다.
KT새노조에 따르면 현재 공기업 시절 정기상여금에서 명칭만 바꾼 성과급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성과측정 원칙이 불투명한 상태에서 상대적인 성과배분 시스템으로, 내부경쟁과 줄세우기 문화만 강화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KT새노조는 “이는 곧 인재유출로 직결된다. 우수한 인재에 대한 적절한 보상과 관리는 전무하고, 내부경쟁에 몰두하는 임원들의 보여주기식 낙후된 기업문화에 절망한 직원들이 기회만 되면 회사를 떠나고 있다”고 말했다.
KT새노조는 KT 성과 배분 시스템에 대해 블라인드와 같은 SNS를 통해 젊은 사원 중심으로 불만은 높아지고 있지만, 회사 내부시스템에서는 아무런 공적인 문제 제기가 없다고 꼬집었다. KT 제1노조가 잘못된 성과배분에 대해 철저히 침묵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KT새노조는 줄곧 제1노조에 대해 어영노조라고 비판해 왔다. KT새노조는 제1노조와 달리 수십여명 수준에 그치는 제2노조다.
KT새노조는 “구현모 사장을 비롯한 임원진들이 성과급 체제 개선에 나서지 않는다면 KT내부 근로의욕은 더 침체될 수 밖에 없다. 제1노조도 더이상 어용노조 시비에 휘말리지 않으려면 성과급 개선 투쟁에 나서야 한다”며 “KT새노조는 열린 마음으로 젊은 조합원들과 합리적 성과 배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