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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급 논란 확산…SKT에도 불똥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최근 대기업 성과급을 둘러싼 노사 갈등이 수면 위로 올라온 가운데, SK텔레콤도 내홍을 겪고 있다. SK하이닉스에서 시작된 성과급 불만이 SK텔레콤으로 번졌다. SK텔레콤 노조는 전년보다 줄어든 성과급 규모를 높이고, 지급기준 투명화를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성과급 논란에 평가도 나뉘고 있다. 실적 호조에 따라 임직원에 합당한 대가를 투명한 기준으로 지급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억대연봉에도 배부른 성과급 투쟁을 벌이는 ‘그들만의 리그’로 평가 절하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코로나19 이후 양극화를 보여주는 대기업 성과급 논란에 허탈함을 느끼는 곳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같은 대기업이더라도 코로나19 직격타를 맞은 항공, 여행, 정유업계는 성과급을 기대하기 힘들고, 상당수 소상공인은 폐업 위기까지 몰려 정부에서 자금 수혈까지 나선 상태다.

논란은 SK하이닉스로부터 시작됐다. SK하이닉스가 성과급으로 연봉의 최대 20%를 지급하겠다고 공지한 후 노조는 반발했다. 전년대비 80% 이상 증가한 5조원대 영업이입에 비해 지급규모가 적다는 지적이다. 이에 최태원 회장은 연봉 반납 카드까지 꺼냈다. 그럼에도 사태가 진정되지 않자, SK하이닉스는 지난 4일 노사협의회를 통해 산정기준을 명확히 하고 기본급 200%에 해당하는 혜택과 복지포인드 300만포인트를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노조는 이를 수용했다.

SK하이닉스 갈등은 봉합됐으나, 성과급 논란은 SK텔레콤으로 이어졌다. SK텔레콤 노조는 전년대비 20% 줄어든 성과급에 불만을 표하고 농성을 벌였다. 지난 5일 SK텔레콤 노조는 T타워 사옥에서 피켓 시위를 펼치기도 했다. SK텔레콤은 11번가, 온라인몰, SK페이 가맹점 등에서 현금처럼 사용 가능한 300만 포인트를 설 명절을 맞아 전 직원에 지급하기로 했으나, 노조 반발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SK텔레콤 노조는 ▲성과급 지급 규모 전면 재검토 ▲성과급 산정기준 경제적 부가가치(EVA) 전면 폐기 및 노조와 별도 기준 설계 ▲성과급 지급방식 전면 개편을 요구하고 있다. SK텔레콤 지난해 영업이익은 1조3493억원으로 전년대비 21.8% 증가했지만, 오히려 줄어든 성과급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SK텔레콤이 성과급 규모를 줄인 이유는 핵심성과지표(KPI) 평가등급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전사평가는 EVA와 KPI 달성을 중심으로 이뤄지는데, SK텔레콤은 S등급에서 A등급으로 낮아져 성과급 감소가 불가피해졌다는 설명이다. SK텔레콤 주가도 영향을 미쳤다. SK그룹은 주력계열사 최고경영자(CEO) 평가에 주가를 반영하고 있다. 현재 SK텔레콤은 24만~25만원대 주가에 머물고 있다. SK텔레콤 주가는 전년대비 상승했으나, 코스피(KOSPI) 주가수익률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12개월간 주가 상승률을 보면 SK텔레콤은 8.2% 올랐으나, 코스피와 상대적으로 비교하면 오히려 26.8% 줄었다.

SK텔레콤은 성과급 산정기준 및 지급방식 개편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성과급 지급 규모에 대해서는 노조와 합의가 필요한 부분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SK텔레콤은 성과급 논란에서 일부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다. SK하이닉스의 경우 동종업계 삼성전자와 성과급을 비교하며 해외로의 인력 유출 우려로 이어졌다. 반면, SK텔레콤은 이미 통신사 중 압도적으로 많은 연봉과 성과급을 지급하고 있다. SK텔레콤은 통신3사 중 유일한 억대연봉 기업이다. 2019년 임직원 평균 급여액은 1억1600만원으로 집계된다. KT는 8500만원, LG유플러스는 8000만원이다. KT는 성과급을 매월 급여와 함께 지급하고, 이와 별도로 1인당 100만원 수준 자사주를 받았다. LG유플러스는 전년보다 2배 이상 성과급을 지급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럼에도 SK텔레콤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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