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구글의 얄팍한 꼼수가 대한민국 국회에서는 절대 통하지 않음을 보여달라.”
구글이 전 세계 개발사 대상 일부 수수료 인하 정책을 발표한 가운데, 국내 정보기술(IT)·콘텐츠 업계가 ‘구글갑질금지법’(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통과를 촉구했다.
17일 한국인터넷기업협회(인기협) 등 단체 10곳은 성명서를 내고 “구글의 수수료 인하안은 생색내기와 미봉책에 불과하다”며 “글로벌 앱마켓사업자들의 정책변화를 이끌어낸 국회가 전기통신사업법의 개정을 통해 그 마침표를 찍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앞서 구글은 오는 7월부터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개발사를 대상으로 자사 앱마켓 구글플레이의 인앱결제 수수료를 일부 인하하는 정책을 지난 16일 발표했다.
구글플레이를 통한 연매출 100만달러(약 11억3500만원)까지는 수수료율을 절반으로 인하한 15%를 부과하고, 그 이상 매출부터는 기존대로 30%를 부과하는 것이 골자다. 구글은 전 세계 개발사의 99%가 연매출 100만달러를 넘지 않는다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생색내기”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들 단체는 “우리가 우려하는 것은 단순히 결제수수료의 높고낮음이 아닌, 앱마켓을 지배하는 사업자가 자사의 결제수단만을 앱개발사에게 강제해 모바일 생태계의 공정한 경쟁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구글이 “매출액 상위 1%의 앱 개발사 매출 비중을 밝히지 않은 채 ‘반값’과 ‘99%’라는 수치로 피해를 축소하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실제 지난 2월 발표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실태조사에 따르면, 구글은 이번 수수료 인하안을 통해 406억원(실태조사 대상 246개 업체×100만불까지의 15% 할인금 1.65억원)을 인하하는 대신 5107억원(게임 외 디지털 콘테츠 앱에서 발생하는 인앱결제 수수료 증가분)을 얻게되는 셈이라고 단체들은 지적했다.
이들 단체는 “구글의 인앱결제 강제정책이 시행될 경우 앱개발사의 생존을 위한 몸부림은 소비자가격의 인상으로 이어질 것이고, 이는 영화, 음악, 웹툰 등 디지털 콘텐츠의 소비마저 위축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의 구글갑질방지법 통과 노력도 다시 한 번 촉구했다. 참여 단체들은 “본질에 대한 개선 없이 우선 소나기를 피하고 보는 방법으로 대응하는 것은 올바른 방향으로의 변화에 이를 수 없다”며 “구글의 얄팍한 꼼수가 대한민국 국회에서는 절대 통하지 않음을 국회가 전기통신사업법의 개정을 통해 다시 한 번 명확히 보여줄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날 입장문에는 인기협 외에 구본기생활경제연구소, 금융정의연대, 민생경제연구소, 벤처기업협회, 시민안전네트워크, 올바른통신복지연대, 한국여성벤처협회, 한국웹소설산업협회, 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가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