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윤상호 기자] SK이노베이션이 LG에너지솔루션의 미국 투자 결정에 대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양사 1차 소송(337-TA-1159) 미국 대통령 거부권 행사를 막기 위한 언론 플레이라고 단언했다. 실체가 없는 발표로 미국 사회 거부감만 조장한다고 분개했다.
16일 SK이노베이션(대표 김준)은 ‘LG의 무책임하고 도를 넘어선 ‘미 대통령 거부권 행사 저지 활동’은 미국 사회의 거부감만 불러 일으킬 뿐‘이라는 입장을 발표했다.
SK이노베이션은 LG에너지솔루션과 배터리 관련 소송전을 진행 중이다. 지난 2월 LG에너지솔루션이 SK이노베이션을 영업비밀침해로 ITC 제소한 1차 소송 최종판결이 나왔다. SK이노베이션 배터리 등을 10년 동안 미국에 수입하지 못하도록 했다. ITC 최종판결 효력 발생은 미국 대통령이 확정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재가‘를 SK이노베이션은 ’거부‘를 원하고 있다. 마감은 4월11일(미국시각)이다.
SK이노베이션은 “최근 LG에너지솔루션이 투자 결정 공시도 없이 5조원 규모를 신규로 투자한다는 발표에 이어 조지아주 출신 상원의원에게 서한을 보내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공장 인수 가능성을 내비쳤다는 언론보도에 대해 이는 언론이 분석하는 바와 같이 ’미국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에 영향을 주기 위해 만들어진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며 “LG에너지솔루션의 이 같은 발표는 오히려 그간 시장에서 분석된 바와 같이 결국 이번 소송의 목적이 SK이노베이션을 미국 시장에서 축출하고 자신들의 독점적 지위를 구축하는 데 있다는 것을 공공연하게 드러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LG가 미국이든 어디든 더 많은 투자를 하려고 하는 것은 그 회사의 결정인 바 SK가 관여할 바가 아니다”라며 “실체도 제시하지 못한 투자를 발표하는 실제 목적이 경쟁 기업의 사업을 방해하기 위해 미국 정부의 거부권 행사를 저지하는데 있다는 것은 미국 사회도 이미 잘 알고 있으므로 이는 오히려 미국 사회의 거부감만 증폭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12일 미국 5조원 투자를 공개했다. 2025년까지 배터리 생산능력(캐파)를 5기가와트시(GWh)에서 75GWh로 확대한다. GM과 합작법인도 35GWh 규모를 2배로 늘릴 방침이다.
SK이노베이션은 “독자적으로 5조원을 투자한다면서, 가장 중요한 공장건설 후보지도 발표하지 않았다”라며 “구체성도, 구속력도 없는 발표만 하는 것은 한미경제협력 특히 미국의 친환경 정책의 파트너가 되어야 할 K-배터리의 신뢰성을 무너뜨리는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LG가 조지아주 출신의 상원의원에게 사실관계를 왜곡한 서한을 보내 SK를 비난한 것은 조지아 주와 SK간의 진실한 협력 관계를 이간질하는 행위”라며 “SK와의 상생을 원한다는 LG의 주장이 얼마나 진정성 없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비난했다.
SK이노베이션은 협상이 지지부진한 것도 LG에너지솔루션 탓으로 돌렸다.
SK이노베이션은 “LG에너지솔루션이 'SK측이 협상에 미온적이고, 협상장에 나오지 않는다’는 거짓말까지 하면서 미국 내 이해관계자들에게 SK이노베이션을 매도하는 행위에 대해 매우 실망스럽다”라며 “이달 초에도 양측 고위층이 만난 적이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이 동의한다면 LG에너지솔루션과의 협상 경과 모두를 공개할 용의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영업비밀 침해로 인해 LG에너지솔루션에게 피해가 있다면 델라웨어 연방법원 등 향후 진행될 법적 절차에서 충분히 구제될 수 있다”며 “미국 특히 조지아 경제와 일자리를 위험에 빠뜨리는 극단적인 결정을 하기 보다는 미 대통령이 미국 경제에 부담을 주지 않고 분쟁의 당사자만이 법정에서 법률적 이해관계를 정리하는 합리적인 길을 갈 수 있도록 현명한 결정을 내려주기 바란다”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