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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판 ‘비트코인 ETF’ 나올까?…가상자산 업계 촉각


[디지털데일리 박현영기자] 미국 국채 금리 상승으로 비트코인(BTC) 가격이 하락한 가운데, 비트코인 수요를 뒷받침할 요인으로 ETF(상장지수펀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상장 2주째인 캐나다 비트코인 ETF의 파급력이 커지면서 미국판 비트코인 ETF가 등장할지도 관심이 모인다.

◆비트코인 펀드→ETF 자금 이동…커지는 파급력

신영증권이 지난 4일 발표한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달 18일 캐나다에서 비트코인 ETF가 상장된 이후 기존 비트코인 펀드의 프리미엄이 크게 축소됐다. 환매 구조가 제한적인 비트코인 펀드 대신 대안상품인 ETF가 등장하면서 기관투자자의 자금이 ETF로 이동했다는 분석이다. 캐나다 비트코인 ETF인 ‘Purpose Bitcoin ETF(BTCC)’는 출시 일주일 만에 6억달러(약 6700억원)의 자금을 끌어모았다.

신영증권 측은 “비트코인 펀드 중 가장 큰 운용 규모를 나타내는 미국 그레이스케일의 비트코인 트러스트도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디지털자산 운용사 그레이스케일의 비트코인 신탁(트러스트) ‘GBTC’는 이를 매입한 기관투자자에 의무 보유기간 6개월을 부여한다. 6개월이 지나면 장외거래를 통해 보유분을 판매할 수 있으며, 장외거래 시장에서 GBTC를 사는 투자자는 보유기간 없이 GBTC를 살 수 있으므로 프리미엄을 지불한다. 훗날 비트코인 가격이 오를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에 현재의 프리미엄을 감수하는 구조다.

최근 이 프리미엄은 오히려 0 이하로 떨어졌다. 신영증권은 “비트코인 펀드들은 ETF라는 대안 상품의 출현과 함께 수요가 이동, 시장 가격이 펀드의 NAV(순자산가치) 대비 낮은 가격에 거래되는 디스카운트로 전환됐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GBTC 프리미엄이 디스카운트로 전환됐다./출처-신영증권
지난달 GBTC 프리미엄이 디스카운트로 전환됐다./출처-신영증권
기존에 출시한 비트코인 신탁 상품을 비트코인 ETF로 변경하겠다는 기업도 등장했다. 캐나다 투자 기업 나인포인트 파트너스(Ninepoint Partners)는 두 달 전 출시했던 비트코인 신탁을 토론토 증권거래소의 비트코인 ETF로 전환하는 방안에 대해 신탁 보유자들의 투표를 받겠다고 공지했다. 더 나은 거래가를 제공하면서 유동성도 늘리겠다는 취지다.

◆“비트코인 ETF 나오면 파급력 더 클 것”…업계 관심 집중

이처럼 캐나다 비트코인 ETF의 파급력이 생각 이상으로 커지면서 미국판 비트코인 ETF가 등장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업계는 미국 시장에서 ETF가 등장할 경우 파급력이 더욱 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신영증권은 선례인 마리화나 ETF의 사례를 들며 미국 비트코인 ETF의 영향력이 훨씬 클 것으로 봤다. 마리화나 ETF 역시 캐나다에서 먼저 등장했지만 이후 미국의 시장 규모가 훨씬 커졌다.

박수민 신영증권 연구원은 “캐나다는 ETF 역사에 있어 항상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는 선구자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미국이라는 큰 시장의 영향력에는 미치지 못했던 게 사실”이라며 “미국 내 새로운 상품의 출현은 글로벌 자금 움직임에 분명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시장에선 ETF 운용사인 반에크(VanEck)가 지난해 12월 비트코인 ETF 상장을 목표로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승인신청서를 제출했다. 이후 지난 1일 CBOE(시카고 옵션 거래소)가 SEC에 반에크 ETF 상장신청서를 제출하며 다시 시장의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 CBOE는 반에크 비트코인 ETF 상장이 예정되어있는 거래소다.

SEC는 그동안 CBOE를 비롯한 비트코인 ETF 상장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SEC의 새 수장으로 지명된 개리 겐슬러(Gary Gensler)가 블록체인 전문가인 만큼, 이번엔 다른 판단을 내릴 수 있다는 기대감도 여전하다.

박수민 연구원은 “(개리 겐슬러 지명으로) 규제의 방향 및 상품 구체화에 속도가 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어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SEC는 원칙적으로 45일 내에 승인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박현영기자> hyun@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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