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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선인싸] '철권'의 신이 된 사나이, '무릎' 배재민


[디지털데일리 정도영기자] "'리그 오브 레전드(LoL)'는 '페이커', '스타크래프트'는 '이영호', '철권'은 '무릎'"

최근 대전 액션 게임 '철권'의 프로게이머이자 인플루언서로 활동 중인 '무릎(Knee)' 배재민<사진>의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한 영상에 달린 댓글이다. 거론된 인물 모두 자타공인 '게임 강국' 한국을 빛내는 실력자다.

특히 '무릎'은 가히 철권의 신으로 불리운다. 철권은 남자들의 로망이 깃들어져 있다. 1990년대 중후반부터 동네 오락실에서 누구나 한 번쯤은 혼자 또는 친구들과 함께 즐겼던 추억이 담긴 게임이다. 전국 각지에는 철권 성지라고 불리는 게임장이 있었고, 실력자를 가리는 이른바 '도장 깨기'가 열릴 정도였다.

무릎 역시 이 시대를 거치며 철권을 가장 사랑하고 즐기는 프로게이머가 됐다. 하루 10시간씩 오락실에서 살다시피 할 정도로 철권을 좋아했다는 그는 국내외 대회 최상위권을 휩쓸며 e스포츠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인물이다. 그가 가진 열정과 승부욕은 프로게이머 외에도 유튜버와 BJ 활동에서 엿볼 수 있다.

무릎은 최근 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했다. 실시간 검색어에 '철권', '무릎' 등이 순위에 오를 정도로 파급력이 대단했다. 무릎이 방송 이후 본인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남긴 후기 영상에는 철권에 대한 애정을 느낄 수 있다.

그는 "철권을 하면서 그런 곳까지 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며 "요즘 철권이 그래도 체계적으로 커지려고 한다. e스포츠가 굉장히 많은 종목이 있지만, 철권이라는 게임을 더 나아가서 격투 게임이라는 것을 그런 곳에 나가서 이야기해볼 수 있었다는 게 다행이었다. 조금이라도 알려서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다음은 무릎과의 서면 인터뷰 내용.

Q. 자기소개(본명)와 채널 설명을 부탁합니다.

A. 배재민입니다. 현재 아프리카TV 'holyknee'라는 닉네임으로 BJ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유튜브 채널 '무릎의 철권TV TekkenKnee'도 운영 중입니다. '무릎' 닉네임은 오래전부터 철권 캐릭터들의 주력 기술 중 무릎으로 타격하는 기술이 좋은 것들이 많아서 무릎으로 정하게 됐습니다.

Q. 아프리카TV와 유튜브를 시작한 계기가 궁금합니다.

A. 아프리카TV의 경우 시작하는 것에 대한 부담과 자신이 조금 없었는데, 주위 동료 중 강성호(락스 게이밍 동료, '샤넬') 선수가 적극 추천해서 시작했습니다. 하길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번 고맙다고 하고 싶네요. 유튜브도 마찬가지로 처음 시작할 때는 '잘 될까?'하는 의구심이 있었는데, 막상 영상을 올리고 봐주시는 분들이 생기다 보니 점점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요즘에는 편집을 해주시는 분들이 잘해주셔서 철권을 알리고, 저를 알리는데 많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Q. 주로 어떤 콘텐츠들을 제공하고 있나요?

A. 거의 대부분은 철권 플레이 영상입니다. 많은 분들께서 요청하시는 것이기도 하고요. 다른 게임이나, 다른 콘텐츠는 그다지 호응이 크지 않아서 가능한 철권 플레이를 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가끔 먹방이나 일상 vlog 같은 것은 틈틈이 올리고 있습니다.

Q. 왜 '철권'을 선택했나요?

A. 어렸을 때부터 여러 격투 게임들을 섭렵했는데 그중에 철권도 있었습니다. 그러다 90년도 후반에 철권이 굉장히 큰 인기를 얻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거기에 열중을 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다른 격투 게임들보다 대전하는 방식이나 타격감, 콤보 연출 등이 훨씬 재미가 있더라고요.

Q. 국내·외 대회 최상위권, e스포츠 명예의 전당 헌액 등 실력자까지 오르게 된 과정이 궁금합니다. 평소 연습 시간과 방송 시간도 궁금합니다.

A. 예전엔 항상 오락실에서 살았다시피 할 정도로 하루 종일 철권을 했었습니다. 24시간 동안 한 적도 있었고요. 거의 10시간 이상은 했었습니다. 그러다 방송을 시작하고 나서는 방송을 시작하는 저녁시간에 하면서 4~6시간씩 하곤 합니다. 아무래도 제가 철권을 좋아하며 상대를 피하지 않고 붙었었고 대전하고 싶은 상대가 있다면 다른 나라까지 날아가서 붙고 했던 열정이나 승부욕 덕분에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Q. 철권이 주류 장르인 게임들보다는 관심이 적은 것 같습니다. 철권에 대한 미래와 격투 게임에 대한 발전 가능성에 대한 생각이 궁금합니다.

A. 지금까지도 철권은 메이저 게임에 들어가 본 적은 없는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방송 노출이 어렵기도 하고, 고정팬을 제외하면 신규 유저와 팬들의 유입이 쉽지 않기 때문이겠지요. 그럼에도 한일전을 하게 되면 2만명 가까이 봐주시는 것으로 보입니다. 결코 적지는 않다고 생각되고요 더 늘려나가기 위해서 제가 할 수 있는 것들부터 최선을 다해 볼 생각입니다. 격투 게임이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철권8'이 나오면 또 한 번 붐이 일어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가지고 있습니다.


Q. 유튜브와 아프리카TV 등에서 철권이 돋보이기 위한 방법과 시도가 있을까요?

A. 소위 낚시라고는 하지만, 저도 그렇고 대외 활동을 통해 이곳저곳에 '철권하는 사람들이 있고, 심지어 한국 선수들이 정말 잘 하더라~’ 하는 얘기가 조금씩 퍼지게 되면 '한 번 봐볼까?'로 발전할 것이고요. 한 번 보시면 짧은 시간에 이뤄지는 긴장감과 타격감에 빠져들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많은 대회가 노출이 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게임단, 아프리카TV 측과 계속 얘기 중이기도 하고요.

Q. 콘텐츠를 기획하고 제작할 때 가장 신경 쓰는 점이 있을까요? 구독자들이 원하는 콘텐츠도 궁금합니다.

A. 사실상 거창하게 기획하고 제작하는 것이 너무 부담스러워서 가능한 간편한 방향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요즘은 소속사(락스 게이밍)와 이것저것 기획과 제작에 대해서 얘기하고 있어서 조금 편해진 듯합니다. 그럼에도 가장 신경 쓰는 것은 '재미'와 '새로움'이겠지요. 가장 많은 요청은 50캐릭터에 대한 제 기준에 의한 평가를 원하시는 듯합니다. 제가 그 모든 캐릭터를 다루다 보니 그런 듯하고요. 아직 공식적으로 영상제작하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시간이 되면 꼭 한 번 하도록 하겠습니다.

Q. 조심스럽지만, 선수로서와 유튜버로서 소득이 궁금합니다.

A. 소속사와의 계약관계로 인해서 밝히기는 어렵겠네요. 다만 상금은 거의 공개가 돼 있어서, 크지 않다 정도로 말씀드리겠습니다. BJ와 유튜버로서의 소득은 웹사이트에서 추정한 것이 돌아다니고 있더라고요. 정확하지는 않지만, 참고 정도는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자세하게 말씀드리기 어려운 점 양해 바라겠습니다.

Q. 주 콘텐츠가 철권이지만, 다양한 시도를 하고 계시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유가 있을까요? 향후 계획도 궁금합니다.

A. 철권이 지금의 제가 있게 한 게임인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팩트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철권을 잘할 수 있는 시기가 얼마 남지 않은 것 같기도 하고요. 철권을 통해서 팬들을 얻었지만, 팬들과 호흡할 수 있다면 다양하게 콘텐츠로 '질문'을 던져봐야 하지 않을까 했습니다. '이런 것은 어떻게들 보실까?' 뭐 이렇게요. 가끔은 직접적으로 게시판에 글을 써서 조언을 구하기도 하고요. 제가 하는 시도들은 모두 그런 의미로 생각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Q. 본인이 그리는 인플루언서로서의 미래가 있다면? 앞으로의 계획과 목표를 알려주세요.

A. 먼 미래까지는 아직 생각도 못 해 보고 있습니다. 당장 앞둔 대회부터 신경이 쓰이기도 하고, 기대도 되고 하네요. 시간 날 때마다 생각을 해보려고는 하는데, 내일이 대회라고 생각하면 잡생각은 다 사라져버리거든요. 그래서 시간을 가지고 정리 좀 해보고 싶기는 합니다. 막연하게나마 격투 게임 시장이 지금보다 더 커진다면 할 수 있는 것들이 훨씬 많아질 듯 하긴 합니다. 그렇게 되게 하는 게 목표입니다. 계획은 지금까지 해왔던 것보다 더 힘을 내야 하지 않을까요?

<정도영 기자>jd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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