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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클로즈업] 인텔, CPU도 파운드리 추진…파운드리 지각변동 예고

- 생산라인 꽉 찬 TSMC…경쟁사로 물량 이동 가능성 제기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전망이다. 인텔이 자체 생산을 고집해온 중앙처리장치(CPU)를 파운드리 업체에 맡길 가능성이 커진 영향이다.

앞서 밥 스완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내년 초 파운드리 관련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미 ▲그래픽처리장치(GPU) ▲프로그래머블반도체(FPGA) ▲ 모빌아이 칩 등은 위탁 중인 만큼 업계에서는 CPU 외주제작 내용으로 추정하고 있다.

인텔은 지난 7월 7나노미터(nm) 기반 CPU 출시가 6개월 늦춰진다고 밝혔다. 오는 2022년 말 또는 2023년 초로 제시했다. 당초 목표 대비 1년 이상 뒤처진 시점이다. 공정 수율이 예상보다 떨어지면서 연기가 불가피했다.

현재 10나노 미만 제품 생산이 가능한 곳은 TSMC와 삼성전자뿐이다. 당시 발표로 두 업체 대비 미세공정 기술력이 뒤처진다는 것을 드러낸 셈이다.

경쟁사 AMD는 지난 2018년 7나노 칩 개발을 마치고 관련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5나노 CPU 출시도 앞두고 있다. TSMC의 첨단공정을 활용한 덕분이다.

인텔 입장에서는 더 이상 손 놓고 있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 기존대로면 인텔이 7나노 CPU를 내놓을 때 AMD는 3나노 CPU를 출시할 수도 있다. 밥 스완 CEO가 지난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위탁생산, 혼용 등 7나노 공정 제품의 생산방식에 대해 유연하게 고려할 것”이라고 언급한 이유다.

인텔이 CPU 위탁생산을 결정할 경우 이미 GPU 등을 거래 중인 TSMC에 맡길 것으로 점쳐진다. 인텔 내부에서는 아직까진 삼성전자보다는 TSMC가 더 좋은 생산기술을 갖춘 것으로 판단한다는 후문이다. 일부 중화권 매체에서는 ‘인텔이 TSMC와 6나노 CPU 생산계약을 맺었다’고 보도했다.

다만 TSMC는 애플, AMD 등으로 인해 생산능력(CAPA, 캐파)이 빠듯하다. AMD의 경우 PC 수요가 급증하면서 CPU 공급 부족을 겪고 있지만 마음대로 주문량을 늘리지 못하고 있다. 이 상황에서 인텔까지 합류하면 TSMC가 감당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른다.

글로벌 기업 물량은 삼성전자로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 엔비디아는 삼성 8나노 라인에서 최신 GPU를 생산하고 있다. 퀄컴도 이달 초 공개한 신형 AP ‘스냅드래곤888’ 제조를 삼성에 맡기기로 했다. IBM, 구글 등도 삼성과 손을 잡았다. 현시점에서 TSMC의 유일한 대안은 삼성이다.

이는 또 다른 낙수효과를 유발할 수 있다. 파운드리 업계 전반이 초과 수요다. 삼성 파운드리 캐파도 여유롭지 않다는 의미다. 중국 최대 파운드리 SMIC마저 미국 제재로 사업 차질이 불가피하다. 대만 UMC, 미국 글로벌파운드리, DB하이텍 등으로 두 업체 주문이 넘어갈 수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최근 ‘탈(脫)인텔’ 현상이 인텔의 공정 개선 지연과 무관하지 않다. 인텔 CPU보다 저전력 고성능 제품을 만들기 위해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등 클라우드 공룡들이 자체 칩 개발에 나선 것”이라면서 “인텔은 선택의 기로에 섰다. 변화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김도현 기자>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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