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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소비생활] 에너지효율 ‘1등급’ 전기요금, 2등급과 얼마나 차이날까

- 한국소비자원, 가전제품 효율등급에 따른 에너지비용 비교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가전제품을 구매할 때 가격·디자인·성능 외 고려해야 할 것이 또 있다. 바로 ‘에너지소비효율 등급’이다.

소비자들이 주요 제품 구매 시 에너지소비효율 등급을 중시하게 된 영향 중 하나는 지난 3월 산업통상자원부가 시행했던 ‘으뜸효율 가전제품 구매비용 환급사업’ 때문이다. 고효율 제품을 구매하면 최대 30만원을 환급해줘 소비자들 사이에서 1등급 제품 구매 흐름이 급물살을 탔다.

현재 관련 사업이 종료돼 환급 받지 못하지만 여전히 고효율 제품을 구매하면 가정 내 ‘이득’인 것으로 나타났다.

◆ ‘2등급→1등급’으로만 바꿔도 약 21% 에너지 절감=한국소비자원이 가정 내 주요 가전제품 에너지사용량을 조사한 결과 등급별 전력소모량 차이가 크게 나타났다. 조사 품목은 에너지 소비효율등급대상 제품 11종이다. 냉장고·김치냉장고·세탁·에어컨·제습기·정수기·공기청정기·전기밥솥·진공청소기(유선)·TV·의류건조기다.

조사 결과 한 가구가 차상위등급에서 최고등급으로 한 등급만 높은 제품으로 교체해도 약 21% 에너지가 절감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가구당 연간 약 700킬로와트시(kWh),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연간 약 298킬로그램(kg) 감축하는 수준이다. 에너지 비용 측면에선 평균 월 300~400kWh를 사용하는 가구 기준으로 연간 약 14만9000원을 절약할 수 있다.

단 품목별로 최상위-차상위 등급 숫자가 다르기 때문에 이를 확인해야 한다. 가령 에어컨은 등급 기준이 강화되면서 최고등급 3등급, 차상위등급 4등급을 기준으로 한다.

◆ 교체하려면 에어컨·건조기 먼저?...등급 차이 가장 커=가전제품 품목별로 효율 등급에 따른 에너지 절감 효과에 차이가 있었다. 조사 품목 11종 중 등급별 연간소비전력량 차이가 가장 큰 제품은 에어컨이었다. 최고-차상위 등급 간 소비전력량 차이가 227kWh였다.

다음 의류건조기(108.9kWh), 제습기(44.8kWh), 냉장고(43.8kWh) 등도 상대적으로 등급별 차이가 컸다. 냉온수기 정수기의 경우 연간소비전력량 차이가 163.7kWh였는데 직수형(1등급) 제품이 저수조형 제품(2등급 이상)보다 전력소모량이 낮았다.

◆ 누진제 고려했을 때 사용 전력대별 에너지비용은?=실제 주택용 전기요금은 누진제가 적용되어 같은 양(kWh)의 전기를 사용해도 평소 사용량에 따라 절약할 수 있는 금액은 차이가 있다. 소비자원은 차상위등급 11종 가전제품을 최고등급 제품으로 모두 교체할 경우 월간 평균 58kWh 전력을 절감할 수 있다고 전했다.

월 전력사용량이 누진요금 2단계 구간인 평균 335kWh 수준인 가구라면 한 등급 높은 제품으로 교체할 경우 연간 14만9000원 에너지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월간 전기요금으로 따져도 5만1860원에서 3만9480원으로 하락한다.

월 전력사용량이 500kWh 정도로 많아 누진요금 3단계 구간에 속하는 가구라면 감소 폭이 더 크다. 연간 22만2000원의 에너지비용을 절약 할 수 있다. 월 전기요금은 10만4140원에서 8만5630원으로 줄어들 수 있다.

◆ 에너지 절감, 탄소배출량도 줄여…MZ세대 응답할까=소비자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2000만 가구가 보유하고 있는 가전제품 11종을 한 등급 높은 제품으로 교체할 경우 연간 에너지 절감 규모는 약 8320기가와트시(GWh)에 달한다. 이는 197만 가구(4인가구, 약351.4kWh/월)가 1년간 사용 가능한 전력량이다. 이 규모의 에너지가 절감되면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3536킬로톤(kt)을 감축할 수 있다.

고효율 제품은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소비 트렌드와도 연관 된다. 친환경 제품에 관심을 갖는 등 가치 소비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제조사들 역시 기술개발 초점을 고효율화에 두면서 자연스럽게 고효율제품 위주 시장이 형성될 전망이다.

<이안나 기자>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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