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유튜브 등 글로벌CP에게도 인터넷 서비스 안정성에 대한 의무를 지우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10일 시행됐다. 글로벌CP들은 국내 인터넷 트래픽의 상당 부분을 점유하고 있지만 네트워크 안정성을 비롯해 이용자 보호에는 소홀했다. <디지털데일리>는 이번 시행령 개정의 의미와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를 짚어본다. <편집자 주>
- ‘과도한 집중’ ‘최적화’ 등 불명확한 용어 기반으로 법 집행 우려
- 부가통신사업자에 과도한 부담…구체적 서비스 적용 방법 필요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부)가 입법 예고한 이른바 ‘넷플릭스법(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 개정안)’이 10일 시행된다. 부가통신사업자에게 서비스 안정수단의 확보, 이용자 요구사항 처리 등 조치 의무를 부과하는 법이다. 시행령 기준 대상은 넷플릭스, 구글, 페이스북, 네이버, 카카오가 거론된다.
네이버와 카카오 등이 포함된 한국인터넷기업협회(인기협)은 모호한 기준과 표현 등을 문제삼으며 재검토를 요청했으나 이렇다 할 의견 반영이 없이 시행일까지 왔다.
우선 법률상 ‘서비스 안정성’이라는 모호한 표현에 이어 시행령에도 ‘과도한 집중’, ‘최적화’, ‘다중화’, ‘연결의 원활성’ 등의 불명확한 용어가 들어갔다는 게 인기협 입장이다. “불명확한 용어를 일률적으로 적용하면서 집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는지 의문”이라고 문제 제기했다.
인기협은 정부가 어떤 서비스에 안정성을 원하는지도 의문을 표했다. 일상생활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고 장애가 발생했을 때 생명과 재산 등 가치가 침해받을 수 있는 서비스라면 충분히 안정성을 강조할 필요가 있으나, 모호한 표현을 앞세워 전체 서비스에 적용됐다는 것이다. 쉽게 말해 블로그, 카페 서비스에 오류가 발생한다고 국민 일상생활에 문제가 생기냐는 것이다.
10일 인기협이 재차 목소리를 냈다. 인기협은 입장문을 통해 “기본적으로 서비스 안정성을 지향하고 시장에서 서비스 품질에 따른 이용자의 냉혹한 평가를 받는 부가통신사업자에 대한 불필요한 의무부과의 문제를 떠나, 법률의 적용이 명확하기 위해서는 수범자 선정을 위한 기준의 명확성이 우선되어야 할 것인데, 이에 대한 업계의 의구심과 불안감은 여전한 상태”라며 지적했다.
“공정한 트래픽 발생량 측정을 위한 투명성 확보 방안을 밝혀달라”는 입장도 재차 밝혔다. 시행령엔 ‘일일평균 이용자가 100만명 이상이면서 일일평균 트래픽 양이 국내 총량의 1% 이상인 사업자’라고 규정돼 있다. 1%라는 트래픽이 고정적인지, 가변적인지, 국내 총량 기준인지 어떻게 판단할지 모호하다는 것이다. 이용자 보호를 앞세워 부가통신사업자에게만 의무 전가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했다.
인기협은 ‘인터넷 서비스 품질 유지’와 ‘망 품질 유지’ 의무는 별개로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부가통신사업자에게 망 품질 유지 의무까지 포괄해서 보는 것은 잘못된 프레임이라는 것이다. 기간통신사업자들의 시각이 반영된 주장으로 봤다.
인기협은 “시행령은 단말기 사업자 또는 기간통신사업자에 의해 발생할 수 있는 차이를 간과하는 문제도 있다”며 “단말기 자체의 노후와, 기간통신사업자의 유선 및 무선인터넷 특성과 요금제 등 특성에 따른 차이 발생에도 불구하고 모든 책임을 부가통신사업자에게 부여하는 것은 자기책임의 원칙에도 반한다”고 밝혔다.
넷플릭스법 시행일에 낸 인기협 입장문엔 “투명성 확보 방안에는 부가통신사업자를 대표하는 기업 또는 단체 등의 참여도 보장되어야 할 것”. “시행령이 정하고 있으나 불명확한 내용들, 예컨대 이용자 요구 사항 처리 중 '데이터 전송권'과 같은 광범위한 의무 부과 등에 대한 업계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구체적인 서비스 적용 방법도 함께 제시해야 할 것” 등의 주장이 담겼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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