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윤상호 기자] LG가 2021년 정기 임원인사를 실시했다. 구본준 고문 계열 분리를 완료했다. ‘안정 속 혁신’에 초점을 맞췄다는 평가다. 구광모 회장이 LG 대표로 취임한지 3년 만에 조직 재정비를 끝냈다.
26일 LG는 계열사별로 이사회를 열고 2021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2020년 정기 임원인사가 ‘쇄신’과 ‘세대교체’에 방점을 찍었다면 올해 정기 임원인사는 신구 조화에 중점을 뒀다.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교체는 최소화했다. 내부 승진으로 사업 영속성을 확보했다.
하현회 부회장이 LG유플러스 CEO에서 물러났다. LG유플러스 컨슈머사업총괄 황현식 사장을 CEO로 임명했다. LG화학에서 분사하는 LG에너지솔루션은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 김종현 사장에게 맡겼다. LG전자 홈어플라이언스&에어솔루션(H&A)사업본부장 송대현 사장이 용퇴했다. 리빙어플라이언스사업부장 류재철 부사장을 H&A사업본부장으로 선임했다.
대신 차기 경영자를 젊은층으로 꾸렸다. 177명의 승진 인사 중 124명의 상무를 신규 선임했다. 상무 인원은 전년대비 18명 증가했다. 35세 이하 신규 임원은 24명이다. 최연소 임원은 LG생활건강 중국디지털사업부문장 지혜경 상무다. 1987년생이다. 1980년대생 신임 임원은 3명을 배출했다.
여성 임원도 확충했다. 역대 최다인 15명이 승진했다. 전무 4명 상무 11명이다. LG디스플레이와 LG유플러스는 첫 여성 전무를 배출했다. LG 여성 임원 규모는 총 51명으로 늘어났다. 전체 임원 중 5.5%다. 외국인 승진자도 3명이 나왔다. LG에너지솔루션 폴란드 자동차전지 생산법인 개발담당 데니 티미크 상무 등이다.
외부 수혈을 지속했다. ▲LG CNS 최고전략책임자(CSO, 부사장)로 윤형봉 티맥스소프트 글로벌사업부문 사장 ▲LG화학 석유화학사업본부 글로벌사업추진담당(부사장)으로 허성우 롯데BP화학 대표 겸 BP(British Petrol)코리아 대표 등 총 23명이 LG에 합류했다.
구광모 대표 ‘실용주의’를 반영했다는 평가다. 불확실성 증가에 대비했다. 경륜 있는 임원을 중용하면서 세대교체를 준비했다. 신구 조화를 통한 경영 안정성을 도모했다. 구 대표는 최근까지 계열사 CEO들과 진행한 사업보고회 등을 통해 “고객이 실제로 체감할 수 있는 질적인 변화와 질적 성장이 중요하다”며 “미래성장과 변화를 이끌 실행력과 전문성을 갖춘 인재를 발탁 육성할 것”을 주문한 바 있다.
LG는 고 구본무 회장 별세 후 제기된 계열 분리를 완료했다. LG는 그동안 회장이 바뀌면 회장의 형제는 경영에서 물러났다. 차기 회장 취임과 함께 선대 회장 형제는 그룹 비주력 계열사를 묶어 독립했다. 구본무 회장은 지난 2018년 별세했다. 구본무 회장의 장남인 구광모 회장이 LG 회장을 계승했다. 구본무 회장 동생인 구본준 당시 부회장은 고문으로 물러났다.
이날 LG는 13개 자회사 중 4개 자회사 출자부문을 분할 신규 지주회사 ‘LG신설지주(가칭)’를 설립키로 이사회에서 결의했다.
LG신설지주는 ▲LG상사 ▲실리콘웍스 ▲LG하우시스 ▲LG MMA를 자회사로 LG상사 자회사 판토스를 손자회사로 두게 된다. 사내이사는 ▲구본준 LG 고문 ▲송치호 LG상사 고문 ▲박장수 LG 재경팀 전무를 내정했다. 사외이사는 ▲김경석 전 유리자산운용 대표이사 ▲이지순 서울대 경제학과 명예교수 ▲정순원 전 금융통화위원회 위원 ▲강대형 연세대 경제대학원 겸임교수를 후보로 정했다. 감사위원은 ▲김경석 ▲이지순 ▲정순원 사외이사 내정자를 선임할 예정이다.
회사분할 승인은 2021년 3월26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다룬다. 통과하면 2021년 5월1일자로 LG와 LG신설지주 2개 지주사 체제를 출범한다. LG는 ▲전자 ▲화학 ▲통신서비스에 역량과 자원을 집중한다. ▲배터리 ▲대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자동차 전장 등 성장동력을 강화했다. LG신설지주는 사업 포트폴리오와 사업모델을 전환할 계획이다.
LG는 “국내 대기업 최초로 선진형 지배구조인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LG는 지속적으로 사업 영역과 경영관리 역량을 전문화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해 왔다”며 “향후 계열분리 추진 시 그룹의 지배구조를 보다 단순하게 하면서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대기업의 경제력 집중 완화 방향에도 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