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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블록체인] 1800만원 찍은 비트코인, 2017년과는 다르다


[디지털데일리 박현영기자] 한 주간 블록체인‧가상자산 업계 소식을 소개하는 ‘주간 블록체인’입니다.

비트코인(BTC) 가격이 3년 전 ‘비트코인 붐’ 당시 가격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지난 13일 비트코인 국내 가격은 전날 대비 약 4.9% 오르며 1800만원을 돌파했습니다. 현재는 다시 1750만원 선으로 떨어졌지만, 업계는 비트코인이 또 연고점을 경신했다는 데 의의를 두고 있습니다.

가상자산 정보 사이트 쟁글(Xangle)은 비트코인의 상승의 여러 요인을 분석했는데요, 쟁글은 ▲바이든 정부 내 친(親) 가상자산 인사 ▲페이팔, JP모건 등 전통 대기업의 가상자산 사업 ▲디파이(De-fi, 탈중앙화 금융) 붐 이후 다시 ‘대장 코인’으로 쏠린 기대감 등을 요인으로 꼽았습니다.

상승 요인만 봐도 2017년 말과는 사뭇 다릅니다. 그 때는 개인 투자자 및 ICO(가상자산공개) 참여자들이 상승을 이끌었는데요, 지금은 기관 투자자들도 서서히 들어오는 추세입니다. 비트코인 붐 때와 어떻게 다른지도 이번주 [주간 블록체인]에서 살펴보겠습니다.

◆트럼프는 '비트코인 안티'였는데…바이든 정부, '친 가상자산' 되나


우선 이번 상승의 주요 요인 중 하나는 바이든의 당선입니다. 가상자산에 우호적인 인사가 바이든 정부 안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습니다. 트럼프 정부에 비해 바이든 정부가 ‘친 가상자산’일 것이란 기대감에 비트코인 가격도 올랐다는 것이죠.

현재 라엘 브레이너드(Lael Brainard) 연방준비제도 이사가 바이든 정부의 재무장관직 후보로 꼽히는데요, 브레이너드 이사는 연준에서 디지털 달러 연구를 감독해왔습니다. 디지털 자산‧가상자산을 잘 아는 인사가 주요직을 맡을 가능성이 있는 것입니다. 물론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닙니다. 브레이너드 이사 외에도 재닛 옐런 전 연준 의장, 로저 퍼거슨 전 연준 부의장 등도 후보로 거론되는 중입니다.

바이든 당선인의 경제 정책팀에도 친 가상자산 인사들이 포함됐는데요, 게리 겐슬러(Gary Gensler) 전 미국 상품거래위원회(CFTC) 위원장은 바이든 당선인의 금융정책 인수팀을 이끌게 됐습니다.

겐슬러 전 위원장은 가상자산과 블록체인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인물입니다. 지난해 페이스북의 가상자산 ‘리브라’가 미 증권법 상 증권에 해당한다고 지적한 후, 최근에는 증권법 상 요건을 충족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또 코인데스크에 쓴 칼럼에서는 블록체인 기술을 ‘금융 변화를 일으킬 촉매’라고 높이 평가하기도 했죠.

이외에도 블록체인 관련 논문을 쓴 사이먼 존슨(Simon Johnson) 메사추세츠공대 경영대학원 교수, 미 의회의 리브라 청문회에서 증언한 크리스 브룸머(Chris Brummer) 조지타운대 법학부 교수 등이 바이든 당선인과 함께 합니다.

◆미국서 가상자산 서비스 시작한 페이팔, 여전한 '페이팔 효과'

페이팔 내 가상자산 서비스 이용화면./출처=페이팔
페이팔 내 가상자산 서비스 이용화면./출처=페이팔
‘바이든 효과’뿐 아니라 ‘페이팔 효과’도 여전한 것으로 보입니다. 페이팔은 지난달 비트코인의 가격 상승을 견인한 주인공이기도 하죠. 드디어 페이팔이 미국 내에서 가상자산 결제 및 거래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지난 12일(현지시간) 페이팔은 미국 사용자들이 페이팔을 통해 가상자산의 구입, 보관, 판매를 할 수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일단은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비트코인캐시(BCH), 라이트코인(LTC)을 지원하며 지원 자산은 더 확대될 예정입니다. 거래 한도도 기존에 안내됐던 한 주 당 1만달러에서 2만달러로 늘렸습니다.

페이팔은 미래에 화폐가 디지털화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가상자산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밝혔습니다. 지금까지는 가상자산이 전통 산업으로 들어오지 못했지만, 미래엔 주류화될 것이란 주장도 공지에 담았습니다.

댄 슐먼(Dan Schulman) 페이팔 CEO는 “화폐가 디지털 형태로 전환되는 것은 불가피한 일”이라며 “(디지털 화폐가) 금융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고 결제 시스템의 효율성 및 속도도 높일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지금은 2017년 아냐"…심상치 않은 기관투자자 움직임

사실 페이팔 소식이 처음 전해진 지도 3주밖에 흐르지 않았습니다. 그동안 비트코인 가격은 400만원 가량 올랐는데요, 이번 상승 랠리가 2017년 때를 연상케 하지만, 그 때와 지금은 사뭇 다릅니다.

지난 2017년 말 상승 랠리를 이끈 건 주로 개인 투자자들입니다. 그걸 잘 보여주는 게 ‘구글 트렌드 지수’입니다. 구글에 비트코인 검색량이 급증한 기간 동안 비트코인 가격도 급상승했죠.

반면 지금은 비트코인 가격이 올랐다고 해서 예전만큼 트렌드 지수가 급상승하진 않습니다. 가격은 3년 전에 가까워지고 있지만 트렌드 지수, 즉 검색량이 급증하지는 않았습니다. 비트코인에 대해 잘 모르던 사람들이 검색하면서 투자하는 게 아니라, 이미 충분히 아는 사람들이 신중하게 투자하기 시작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2015년 11월부터 현재까지 5년 간 비트코인의 구글 트렌드 지수 변화. 비트코인 검색량이 많았던 2017년 말엔 실제 비트코인 가격도 급증했지만, 현재는 가격이 급증해도 트렌드 지수(검색량)에 큰 변화가 없다./출처=구글
2015년 11월부터 현재까지 5년 간 비트코인의 구글 트렌드 지수 변화. 비트코인 검색량이 많았던 2017년 말엔 실제 비트코인 가격도 급증했지만, 현재는 가격이 급증해도 트렌드 지수(검색량)에 큰 변화가 없다./출처=구글
쟁글도 미국의 기관 투자자들이 상승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쟁글 측은 “르네상스테크놀로지, 드러켄밀러 등 몇몇 헤지펀드에서 투자 자산으로 비트코인에 투자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일례로 억만장자 헤지펀드 매니저인 폴 튜더 존스(Paul Tudor Jones)도 지난달 CNBC에 출연해 “비트코인을 보유하는 것은 애플 주식을 일찍 산 것과 같다”고 말했습니다.

기관 투자자 중 그레이스케일은 상승을 견인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베리 실버트(Barry Silbert) 그레이스케일 CEO는 얼마 전 미 대선 당시 “트럼프가 이기든 바이든이 이기든 승자는 비트코인”이라는 말을 남겨 화제가 됐었죠.

알코인(Alcoin)에 따르면 지난달 14일부터 이달 11일까지 약 한달 동안 그레이스케일의 BTC 신탁으로 9000억원 규모 비트코인이 유입됐습니다. 기존 보유량 대비 5만 755BTC가 늘어 이달 11일 기준 49만 9205BTC를 보유 중인 것으로 파악됩니다.

쟁글 측은 “전통 금융시장이라면 이 정도의 자금 유입이 결정적이지 않겠지만, 가상자산 시장에서는 가격 상승 요인으로 충분하다”고 분석했습니다. 실버트 CEO가 왜 “승자는 비트코인”이라고 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가상자산 전문매체 코인텔레그래프도 “대중이 잘 모르고 있지만, 뉴욕과 실리콘밸리의 대형 투자자들이 비트코인을 새로운 투자 자산으로 주목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어 폴 튜더 존스, 스탠리 드러켄밀러 등 헤지펀드의 전설들이 비트코인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박현영기자> hyun@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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