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보안기업 파수는 13일 분기보고서를 통해 2020년 3분기 실적을 공시했다. ‘코로나19 특수’는 없었다. 매출액 60억3000만원, 영업손실 18억원, 당기순손실 20억3500만원으로 적자를 지속했다.
코로나19로 비대면(언택트) 문화가 확산됨에 따라 관련 기술 기업이 주목받았다. 문서보안, 화면보안, 협업 등의 솔루션을 보유한 파수 역시 언택트 수혜주로 꼽혔다. 파수 역시 제품 문의가 늘었다고 알려왔다. 때문에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모였으나 되려 적자가 이어졌다.
통상 4분기에 영업이익이 집중되는 보안 특성상 1~3분기 실적만으로 한해 사업을 전망하긴 어렵다. 하지만 매출액은 줄고 영업손실은 증가하면서 불안감이 커졌다. 3분기 기준 파수의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11% 상승했으나 1~3분기 누적 매출액은 8.9% 감소했고 누적 영업손실도 45억2000만원에서 70억5000만원으로 늘었다.
파수는 지난해 영업손실 29억7000만원을 기록했다. 4분기에 15억4000만원가량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적자폭을 줄인 것. 올해도 유사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부피를 키운 영업손실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수치상 다소 위태로워보이는 실적과 달리 큰 위기감은 없다. 영업 악화로 인해 기업 사정이 어려워졌다기 보다는 적극적으로 투자한 데 따른 리스크이기 때문이다.
파수 관계자는 “회계 정책 변경에 따른 일부 상각비를 제외하면 3분기 누적 판관비는 전년과 유사한 수준”이라며 “손익 감소는 현금 유입이 없는 평가 및 상가 인식의 문제이므로 현금 흐름에는 영향이 없다. 4분기 매출 증가에 따라 전년대비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지난 8월 개정된 데이터3법(개인정보보호법·신용정보법·정보통신망법)으로 본격화될 데이터 경제 시대도 파수에게는 기회다.
파수는 국내에 얼마 안 되는 가명처리 기술을 가진 기업이다. 파수의 비식별 조치 솔루션 ‘애널리틱디아이디’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이하 개인정보위)와 금융보안원 등 데이터결합전문기관에 도입됐다. 13일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 장관과 윤종인 개인정보위 위원장이 파수에서 개인정보 활용 업무협약식을 가지기도 했다.
데이터결합전문기관에 파수의 솔루션이 적용됨으로써 기술에 대한 신뢰성이 확보됐다. 향후 데이터 활용 기업이 늘수록 파수의 전망은 밝아진다. 파수는 여세를 몰아 솔루션 판매 외에도 솔루션 운용과 가명처리 등에 대한 컨설팅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적자가 지속할수록 파수를 보는 투자자들의 눈초리가 따갑다. 파수와 같이 ‘언택트 수혜주’임을 강조했던 기업 중 2, 3분기 실적 개선을 보인 기업이 다수 있기 때문이다. 파수가 말하는 기회, 호재가 ‘공수표’로 치부되지 않기 위해서는 극적인 실적 개선까지는 아니더라도 계기가 될 유의미한 변화가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