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윤상호 기자] 초광대역통신(UWB)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UWB는 근거리무선통신 일종이다. 최근 개발한 기술은 아니다. 수십년 전 기술이다. 출발은 데이터 전송용. 무선랜(WiFi, 와이파이)과 경쟁에서 패배했다. 다시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위치와 거리를 정밀하게 측정하려는 수요가 늘어나면서다. 사물인터넷(IoT)이 UWB를 재발견했다.
작년 ‘FiRa 컨소시엄’이 출범했다. 삼성전자 보쉬 NXP반도체 소니 샤오미 현대자동차 TTA 예일대학교 등 약 50개 업체 기관 학계가 참여했다. 국제 표준 제정과 생태계 조성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20울트라 ▲갤럭시Z폴드2에 UWB를 내장했다. 애플은 UWB 단말기 ‘에어태그’를 출시할 예정이다. 근거리 데이터 전송 및 위치 파악 등에 사용한다.
삼성리서치 차세대통신연구센터 한세희 연구원은 “자동차나 도어락 등 디지털 키 서비스를 시작으로 결제 서비스, 위치 기반 서비스, IoT 기기 제어 서비스 등으로 표준을 확장해 나갈 것”이라면서 “더 많은 기기에 적용되고 더 다양한 서비스에 활용되는 그 날을 위해, 생태계를 계속해서 넓혀 나가겠다”라고 전했다.
UWB는 500메가헤르쯔(MHz) 이상 광대역 주파수를 이용한다. 2나노초(10억분의 2초) 길이 펄스를 송수신해 센티미터(cm) 범위까지 거리를 측정할 수 있다. 주파수 대역이 넓어 다른 기술에 비해 간섭이 적다. ▲NFC(near field communication) ▲블루투스 ▲와이파이 등 다른 통신기술과 병행 가능하다.
그동안 위치 측정은 ▲위성항법장치(GPS) ▲와이파이 ▲블루투스 등을 통해 이뤄졌다. GPS는 실내에서 사용할 수 없다. 와이파이와 블루투스는 RSSI (Receiver Signal Strength Indication) 방식이다. 전파의 수신 세기 즉 감도로 거리를 파악한다. 다른 기기나 장애물 등 환경에 따라 오차가 발생한다. UWB는 ToF(Time of Flight) 계산을 사용한다. 정확도가 높다. 방향도 오류 없이 알 수 있다.
UWB는 와이파이와 블루투스에 비해 전송거리가 길다. 최대 100m까지 가능하다. 기술 방식 차이 탓에 거리를 계산하는데는 UWB가 전력 효율도 높다. 단 접속을 항상 유지해야 하는 쪽에 무게를 둔다면 블루투스가 유리하다. 근거리무선통신 중 반응 시간이 가장 빠른 것은 NFC다. 기술을 내장하는데 필요한 기술도 가장 저렴하다.
UWB의 약점은 인프라다. 와이파이 블루투스 NFC는 다방면에서 대중화 된 상태. UWB는 인프라 구축부터 해야 한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애플이 나선만큼 시간 문제라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UWB 상용화는 간단한 데이터 전송, 물건 분실 방지, 디지털 출입증 등에서 이뤄지고 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은 UWB로 파일 공유를 할 수 있다. 갤럭시 기기 위치 확인 서비스 ‘스마트싱스 파인드’를 선보였다. UWB 단말기는 증강현실(AR) 기반 분실 단말 위치를 컬러 그래픽으로 확인할 수 있다. 애플 에어태그는 위치 추적 단말기다. 부착한 기기 또는 소유한 사람이 어디 있는지 실시간으로 검색할 수 있다.
NXP NTT도코모 소니는 비접촉 보안 출입·결제 서비스 등을 준비하고 있다. 시스템이 사용자를 인식해 가까이 가면 문이 열리고 잠긴다. 자동차에 앉아 결제를 할 수 있다.
한편 UWB 대두가 와이파이 블루투스 NFC 쇠퇴로 이어지진 않을 전망이다. 각 기술별 특성과 인프라가 다르기 때문이다. 실내 측위, 단거리 데이터 전송 등은 UWB로 수렴할 것으로 여겨진다. 와이파이는 5세대(5G) 이동통신과 더불어 대용량 데이터 전송 수단으로 발전한다. 블루투스는 스마트폰과 스마트시계처럼 저전력 실시간 연동이 필요한 기기 수요가 있다. NFC는 접촉식 결제에서 강점이 있다.
삼성리서치 차세대통신연구센터 전해영 연구원은 “UWB의 정밀한 거리·위치 측정 기능은 물류센터, 공장자동화, 쇼핑센터, 공공시설 등 다양한 산업 영역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