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11월 7일(미국 현지시간)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트럼프 후보를 제치고 대선 승리를 사실상 확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여전히 선거부정을 주장하면서 이번 대선 결과에 대한 불복 의사를 밝히고 소송전에 돌입할 태세라고 현지 언론은 전하고 있어 순조로운 정권 이양이 가능할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다만 큰 대세를 뒤짚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는 전제 아래 조 바이든 후보의 당선으로 지난 4년간의 트럼프 정부에서의 정책이 스톱되거나 축소, 지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트럼프 정부가 극단적인 정책 구사를 통해 미국은 물론 국제사회 질서가 순식간에 재편된 것과 마찬가지로 바이든 정부는 과거 오바마 정부로의 일부 정책 회귀는 물론 미국에서의 트럼프 색채 지우기에 적극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그린뉴딜과 연계 방안 모색 나서야=조 바이든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하면서 통상, 산업적 측면에서 우리나라의 운신의 폭은 상대적으로 넓어졌다. 자국우선주위와 통상 등에 소극적이었던 트럼프 정부와 달리 동맹국가와의 관계 재설정, 다자무역 등에 대한 재개 등 다시 새로운 변화요인이 생긴 셈이다.
미 대선은 우리나라에도 많은 영향을 미친다. 산업적 측면에서도 마찬가지다. 바이든 후보는 태양광 등 청정에너지 부문에 집중 투자 계획을 밝히고 있으며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헬스케어 투자 등을 예고하고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 따르면 바이든 후보가 당선될 경우, 우리나라의 그린뉴딜 정책과 바이든의 기후변화 정책공약인 ‘청정에너지·인프라 계획’의 연계를 통한 전략적 협력방안을 마련하는 한편,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양국 간 협력방안에 대해 지속적으로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바이든 후보 당선으로 미국의 이탈로 동력을 일부 상실한 기업의 친환경 기반 비즈니스 전개가 다시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상대적으로 기후변화 등 움직임에 소극적이었던 우리나라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국제 통상에 있어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더불어 친환경 정책과 에너지 관련 규제와 제한이 강화되면 기업의 경우 탄소중립 등 시스템 구축과 증빙을 위한 시스템 개선 등이 필요해진다.
이미 문재인 대통령 지난 3일 "기후위기 대응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인류의 생존을 위해서도,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서도 반드시 가야만 하는 길"이라며 2050년 탄소중립 목표를 내세우기도 했다.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해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전방위적 노력과 함께 이를 계기로 우리 사회 전 영역의 혁신을 추동하면서 저탄소 사회로의 이행에 속도를 높여야 하는 상황으로 탄소중립에 있어 다소 늦은 행보를 보였던 우리나라와 트럼프 정부에서 외면 받았던 환경문제가 바이든 정부에서 활성화될 것으로 보여 일종의 접점을 찾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권 등 탄소중립 전환 본격화=탄소중립 등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선 기업의 PLM 고도화는 물론 SCM, ERP 등에 있어 탄소중립, 탄소발자국에 대한 증명 및 증빙이 필요하다. 추가 시스템 구축 수요가 생기는 셈이다. 또, 금융권에서도 탄소중립 및 친환경 구매 기업에 대한 거래 및 제한을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
이미 신한은행(은행장 진옥동)은 국내 시중은행 최초로 금융기관의 환경사회적 책임 이행을 위한 ‘적도원칙’(Equator Principles)에 가입하기도 했다.
‘적도원칙’이란 대규모 개발사업이 환경 훼손이나 해당 지역 인권 침해와 같은 환경 및 사회문제를 야기할 수 있는 경우 해당 프로젝트에 자금지원을 하지 않겠다는 금융회사의 자발적인 행동협약이다.
‘적도원칙’에 가입하기 위해선 ▲적도원칙 가입 요건 분석 ▲선진은행 벤치마크 ▲세부 개선과제 도출 ▲솔루션 수립 및 이행 ▲전산시스템 개발 등의 과정이 필요한 만큼 바이든이 당선될 경우 국내 금융권의 사업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후보의 주요 공약 중 IT업계에서 주목하고 있는 분야는 크게 2가지다. 바이든 후보는 우선 헬스케어 분야에서 코로나19 대응 재정지원 확대와 오바마케어의 확대 및 개선을 공약으로 내걸고 있다.
기후변화 분야에서는 약 2조 달러 규모의 ‘청정에너지·인프라 계획’을 내세우고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바이든은 전기자동차, 경량 소재, 5G, 인공지능(AI) 등 혁신기술 연구개발을 위해 3000억 달러를 투자하고, 이를 통해 고부가가치 제조업 및 기술 분야에서 300만 개 이상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도 공약으로 세우고 있는 상황이다.
이민 분야에서는 트럼프 행정부와 달리 다양한 이민자 보호정책을 공약으로 제시하고 있으며, 디지털정책과 관련해서는 거대 IT 기업에 대한 규제 강화를 주요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k방역 연계한 해외 진출 노려야=특히 우리나라가 강점을 가진 디지털 기반 ICT 기술을 활용한 인프라 구축 등에서 미국과의 전략적 협력방안을 마련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바이든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우리나라의 대응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의료장비 지원 등을 요청한 것과 같이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양국 간 협력을 통해 새로운 시장 기회가 있다는 지적이다.
코로나19와 관련한 협력은 단순히 의료장비 지원 등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의료장비 등을 매개로 다양한 IT시스템과 자원이 오고갈 수 있는 통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IT서비스업체 관계자는 “방역물품을 기업이나 도시에 제공하고 여기에 솔루션과 애플리케이션을 묶음으로 제공할 수 있는 방법도 모색하고 있다”며 “미국 등에 약한 판매 네트워크를 K방역을 브랜드화해 현지를 공략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바이오, 헬스케어 등 IT서비스 및 대기업 그룹사 내에 관련 사업이 있는 기업들은 이러한 기업 간 공조 노력을 타진하고 있기도 하다. 국내 IT서비스 D사의 경우 자사가 총판을 맡고 있는 방역 제품을 바탕으로 현지 네트워크를 확보하는 것을 타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2020년 미 대선에서 조 바이든 후보가 당선될 경우 동맹국과의 연대를 통한 대중 압박전략을 실시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에 비해 미·중 간 선택을 더욱 강요받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점에서, 우리나라는 중국에 대한 무역의존도 감소 및 첨단기술 경쟁력 강화를 통해 리스크를 최소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