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이동통신단말기 유통구조개선에 관한 법’(이하 단통법)을 폐지하는 법안이 국민의힘 중심으로 추진된다.
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소속 김영식 의원(국민의힘)은 단통법 폐지안을 대표 발의했다. 국민의힘 의원 28인이 함께한다.
김영식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2014년 시행된 단통법을 전격 폐지하되 단통법의 소비자 보호 조항과 경쟁 활성화 등 순기능은 전기통신사업법으로 이관하는 내용의 단통법 폐지안을 소개했다.
김 의원은 “지난 6년간 휴대폰 출고가가 오르는 동안 지원금은 감소해 국민 부담만 커지고, 차별적으로 지급되는 불법보조금은 잡지 못했다”며 “단통법 시행 직전 9조원에 육박하던 통신3사 마케팅비는 7조원 수준으로 감소하는 등 정부 개입이 더 큰 시장 실패를 낳아 사업자 배만 불렸다”고 주장했다.
이에 김영식 의원은 “잘못된 시장질서를 바로잡아 소비자가 최대의 수혜를 받을 수 있도록 자유시장 체제로 규제를 개혁하겠다”며 입법 취지를 밝혔다. 이날 김의원이 발의한 법안은 단통법을 폐지하고, 현행 전기통신사업법에서 통신사업자의 지원금 공시 의무를 대리·판매점으로 확대하는 것이 골자다.
김 의원은 “현재 지원금 공시를 통신사업자만 하고 있는데, 3사의 과점 시장으로 유통시장 경쟁이 거의 발생하지 않아 소비자 후생이 후퇴했다”며 “개정안을 통해 지원금 공시 의무를 모든 이동통신 대리점과 판매점으로 확대하면 경쟁사를 3개에서 약 2만개로 늘려 불완전 경쟁시장을 완전 경쟁체제로 전환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해당 법안에서는 이동통신사업자가 지원금 지급내용과 요건을 이용자가 알기 쉽게 공시하도록 하고, 공시일로부터 7일이 지난 후에는 지원금을 변경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이동통신사업자와 대리·판매점은 공시한 내용과 다르게 지원금을 지급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해, 대리·판매점 사업자에게도 공시 의무를 부여했다.
기존대로 추가지원금은 공시지원금의 100분의15 범위에서 이용자에게 지급할 수 있도록 명시했으며, 이 밖에 소비자 보호에 도움이 되는 선택약정제도와 부가서비스 강매금지 등의 제도도 그대로 유지했다.
제조사와 통신사 지원금을 구분하는 ‘분리공시제’는 이번 개정안에 포함되지 않았다. 김영식 의원은 “정부와 여당에서 분리공시제를 통해 오히려 규제를 강화하려 한다”면서 “장려금 규제를 통해 차별적으로 지원되는 보조금을 잡을 수는 있겠지만 경쟁 유인을 줄여 휴대전화 구매비용은 더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영식 의원은 “국민의힘 전신인 새누리당이 만든 법을 왜 나서서 폐지하느냐고 묻는다면, 단통법 폐지는 국민이 원하는 길이고 자유로운 시장경쟁 체제를 도입하는 것이 국민에게 더 큰 혜택을 줄 수 있다고 답하겠다”며 “법안 심사 과정에서 정부와 여당의 반대가 있겠지만 국민 성원으로 자유시장경쟁 체제를 지키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