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EBS가 인기 캐릭터 ‘펭수’ 라이선스 사업을 회수한 것으로 드러났다. 일각에서는 펭수 인기가 늘어나자, EBS가 자회사를 상대로 갑질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15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가 EBS 국정감사를 실시한 가운데, 한준호 의원(더불어민주당)은 펭수 라이선스 사업 문제를 조명했다.
한준호 의원이 EBS로부터 받은 ‘EBS미디어 캐릭터 사업 본사 이관계획’에 따르면 EBS 본사는 펭수 영상이 화제가 되기 시작한 지난해 11월 펭수를 비롯해 보니하니, 번개맨, 방귀대장 뿡뿡이 등 7개 캐릭터 라이선스 사업을 자회사로부터 가져왔다.
EBS 본사는 펭수 라이선스 사업을 회수해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9월까지 광고모델 및 협찬, 이미지 라이선스, 라이선스 상품 사업 등을 통해 105억원 매출을 올렸다. EBS미디어 지난해 전체 매출인 117억원과 맞먹는 수준이다.
이 외에도 테마파크, 키즈카페, 공연사업 등을 진행하는 공간공연 사업과 단행본, FM어학 등 출판사업 등도 이관됐다. 이는 지난해 기준 EBS미디어 사업의 27%, 약 20억원 기대매출에 해당된다.
자회사 EBS미디어는 2012년부터 해오던 캐릭터 라이선스 사업 대신 사옥경비, 청소, 시설관리, 고객센터 등 아웃소싱 사업을 제안받았다.
한 의원은 “이관 협의 과정에서 EBS 본사는 EBS미디어 신규사업권 등 요구사항을 무시하고, 수익분배율 하향 제안이라도 받지 않으면, 조건을 더 낮추겠다며 사업 회수를 강행했다”며 “EBS의 무리한 사업 회수로 기존 EBS미디어에서 관련 업무를 담당했던 직원들이 마구잡이식 업무에 배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EBS가 펭수를 빼앗고, 공영방송사로서 책무를 져버렸다”며 “자회사를 상대로 한 갑질에 대해 명확한 책임과 향후 대책에 대해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김명중 EBS 사장은 한 의원 지적에 대해 “갑질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EBS미디어 수익을 빼앗아갔다는 표현은 과하다”고 반박했다.
EBS미디어가 8년간 수익모델을 찾지 못해 적자를 겪어온 만큼, 전문적인 사업 운영을 위해 펭수뿐 아니라 캐릭터사업 전체를 이관했다는 설명이다.
김 사장은 “캐릭터사업은 법률적 전문성이 필요한데 미디어 쪽에는 아무도 없고 EBS는 변호사만 셋”이라며 “(펭수) 캐릭터사업을 가져올 당시에는 매출이 안 올랐었다. 본사로 가져온 후 기관 간 콜라보를 통해 수익을 냈고, EBS 35명 팀원들이 펭수를 키워내고 수익을 창출했다”고 답했다.